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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경제, 90년대  중후반 이후 최대 폭 마이너스 성장


북한의 지난 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 시절 이후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큰물 피해로 타격을 입은 농업 부문의 생산량 감소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는데요, 자세한 소식 서울 VOA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18일 발표한 ‘2007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이 전년보다 2.3%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수치는 마이너스 1.1%에서 마이너스 6.3%의 성장률을 보였던 1995년에서 1998년까지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절 이후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률입니다.

1999년부터 7년 연속 플러스 성장을 보이던 북한경제는 이로써 2006년 마이너스 1.1%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국내총생산 규모가 오히려 줄어들며 경제난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북한경제의 이같은 마이너스 성장은 지난 해 큰물 피해가 농업 부문에 입힌 타격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전체 산업에서 2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농림어업 부문의 지난 해 생산량이 전년보다 9.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업연구원 김석진 박사] “북한에서 농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내지 25% 정도 거든요, 그러니까 농업이 10% 마이너스가 되면 그것의 4분의 1내지 5분의 1정도만큼 성장률을 깎아 먹는 부분이 되는 것이죠”

한마디로 농업 부문의 생산 감소만 없었다면 지난 해 북한의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얘깁니다.

농산물만 따로 떼어 놓고 보면 감소 폭은 더욱 커 전년보다 12.1% 준 4백만5천t을 생산한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작목별로 보면 북한주민들의 주식인 옥수수와 벼가 각각 9.3%, 19.4% 줄어 든 반면 감자 고구마 등의 서류와 보리 밀 등 맥류는 각각 4.4%와 17.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입니다.

“작년에 수해를 받았던 주요 작목이 벼하고 옥수수이기 때문에 그 두 가지 작목의 감소가 농업 총생산에 거의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봅니다. 맥류는 여름에 수확하고요, 서류도 여름에 수확하는 게 있고 가을에 수확하는 게 있는데 서류 같은 경우 작년에 큰 피해가 없었거든요.”

다른 산업 부문도 마이너스를 기록하진 않았지만 대체로 미미한 성장에 그쳤습니다. 제조업은 전년보다 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광업도 0.4% 성장에 머물렀습니다.

한국은행 신창식 조사역은 “큰물 피해의 직접적인 타격은 농업이 입었지만 도로, 철도 등의 유실로 유통체계가 일부 망가지면서 광업과 제조업에도 적지 않은 피해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경제 규모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면서 남북한 간 격차는 더욱 벌어졌습니다.

북한의 지난 해 명목 국민총소득 (GNI)은 24조8천억원으로 한국의 9백2조 5천4백13억원과 비교했을 때 36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35분의 1 수준을 기록했던 2006년 당시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입니다.

또 1인당 국민총소득도 1백7만원으로 한국의 1천8백62만원의 17분의 1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북한의 지난 해 대외교역량을 살펴보면 수출은 9억2천만 달러였으며 수입은 20억2천만 달러로 추산됐습니다.

지난 해 남북한 교역 규모는 전년보다 33% 늘어난 18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개성공단 제품 생산을 위해 한국으로부터 들여오는 원부자재와 기계장비류가 늘고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으로의 반입 또한 증가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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