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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탄두 설계도 의혹 불거진 북한 핵 문제


북한 핵 문제가 또 악재를 만났습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신문은 최근 파키스탄의 핵 과학자인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북한에 핵탄두 설계도를 넘겨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핵탄두 설계도는 무엇이며, 이 문제가 미-북 핵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 핵 문제에 ‘핵탄두 설계도’라는 새로운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의혹의 핵심은 과거 북한에 핵 기술을 전수했던 파키스탄의 핵 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핵탄두 설계도도 넘겨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의혹은 워싱턴에 소재한 민간 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의 보고서에서 비롯됐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보고서에서, 지난 1990년대 북한에 농축 우라늄 기술을 전수했던 파키스탄의 핵 과학자 칸 박사가 북한에 핵탄두 설계도를 넘겨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의 보고서는 스위스에서 발견된 핵밀매 조직의 컴퓨터 자료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칸 박사는 지난 1980년대 말부터 동남아시아와 스위스 등지의 밀매 조직을 통해 핵 기술을 북한, 이란, 리비아 등에 판매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2006년 스위스 경찰은 스위스 밀매 조직의 컴퓨터에서 핵탄두 설계도를 발견됐습니다. 스위스 경찰은 최근 국제원자력 기구 (IAEA) 감시 아래 문제의 핵탄두 설계도를 파괴했습니다. 그러나 칸 박사가 이 설계도를 이미 북한과 이란에 판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올브라이트 소장은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은 칸 박사가 핵탄두 설계도를 북한에 판매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에 2가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나는 북한이 이미 핵탄두 설계도를 확보했을 공산이 크다는 것입니다. 한 국가가 핵을 개발할 때는 반드시 핵 물질 추출과 핵실험, 그리고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를 만들어야 하는데, 북한도 이를 위해 설계도를 파키스탄에서 사들였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이와 관련 워싱턴의 민간 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칸 박사가 북한에 핵탄두 설계도를 넘겨줬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반대로 핵탄두 설계도 판매 의혹을 ‘강경파 음모론’ 시각에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 주장에 따르면 미국의 대북 강경파들이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추진하는 대북 협상 방식에 불만을 품고 이같은 정보를 언론에 흘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국제관계 센터의 존 페퍼 국장은 과거에도 미-북 관계가 좀 좋아지려 하면 북한의 위조 지폐나 마약 문제를 폭로하는 기사가 신문 지면에 등장했다며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존 페퍼 국장은 과거에도 미-북 관계가 좀 호전되려면 꼭 악재가 터지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최근 보도된 ‘핵탄두 설계도’ 의혹이 6자회담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과 파키스탄 간 핵 협력 의혹이 상당 부분 이미 알려진 내용인데다,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의지가 강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워싱턴의 민간 정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의 한반도 전문가인 오공단 박사는 6자회담은 부시 대통령하고 라이스 국무장관이 올해가 가기 전에 결과를 내려는 의지가 강해 이 보도가 약간의 영향은 있겠지만 6자회담은 예정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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