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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탈북자들 ‘대북 식량 지원 시급’


한국 내 일부 탈북자들이 오늘 북한 식량난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정부가 북한에 식량 20만t을 조건 없이 긴급 지원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이들은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이 전하는 최근의 북한 식량난 실상을 전하면서 눈물로 호소했는데요, 하지만 또다른 탈북자들은 북한이 분배 투명성을 보장하지 않는 한 식량 지원은 일반주민들에겐 소용없는 일이라며 반대하고 있어 탈북자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서울 VOA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탈북자 20여 명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대북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이 주최한 기자회견에 나와 북한에 식량 20만t을 긴급 지원해 줄 것을 한국 정부에 호소했습니다.

지난 2004년 입국한 장미옥 씨는 북한에 두고 온 어머니가 얼마 전 보내 온 편지에서 “지금 식량사정이 고난의 행군 시절인 1998년 상황으로 돌아갔다”고 전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장 씨는 또 지난 해 중국에서 언니와 만나 조카딸 사진을 함께 보며 기막혀 하던 일도 소개했습니다.

“그 아이가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데 대학에서도 식량이 없어서 밥을 제대로 주지 못하니까 아이가 여자아이인데요, 저한테 사진을 보여주는데 아이가 정말 기가 막혀요, 오직 얼굴에 눈 밖에 없고 말이 안 나오더라구요, 그리고 그렇게 이쁘고 그렇게 좋아 보이던 언니도 식량난에 우리 아이 몸무게보다 더 안 나가 보이더라구요.”

한국으로 들어온 지 8년 된 이석철 씨는 “김정일이나 그 체제를 생각하면 쌀 한 톨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없지만 북한 동포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안 보낼 수도 없는 상황인 것 같다”며 식량 지원이 시급함을 강조했습니다.

이 씨는 그동안 북한에 지원된 식량들이 북한 군부만 이롭게 했다는 우려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반박하며 동포애 차원에서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일부 군 간부들이 먹는 것을 부정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북한에 살 때 대한민국에서 보내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쌀 배급을 타 봤구요, 또 시장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굶어 죽는 사람들에게 글쎄 얼마만큼 될지 모르겠지만 지원 20만t 다 못먹고 절반만 먹는다고 하더라도 백성들을 살린다는 가치관의 원리로 볼 때 저는 지원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에서 농업관련 기관에서 일한 이 씨는 이와 함께 “농토의 극심한 산성화, 비료 부족 등으로 북한의 생산효율이 크게 떨어졌다”며 “현재 한국 안팎의 기관들이 지난 해 북한 식량생산량 추정치로 내놓은 3백30만t에서 4백만t은 과대평가된 수치”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식량 가격의 폭등만을 놓고 보면 고난의 행군 시절보다 더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탈북자이면서 중국의 탈북 난민 등을 통해 북한 내부소식을 전하는 격월간지 ‘림진강’ 편집장인 최진이 씨는 “고난의 행군 시절보다 쌀값 상승률이 더 높은 상황”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최 씨는 대북 지원 식량이 군으로 흘러 들어가는 상황에 대해선 북한 군인들이 한국에 대한 적개심을 누그러뜨리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탈북자들 사이에선 북한 당국으로부터 분배 투명성을 보장받지 못한 대북 식량 지원은 헛된 노력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북한민주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철환 씨는 “탈북자들은 대부분 북한에 가족을 두고 왔기 때문에 심정적으로 식량 지원을 지지하는 분들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난 10년 간 지원의 혜택이 절대취약 계층에게 돌아가지 못한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다시 그런 대북 지원 식량이 아무런 원칙 없이, 북에 대한 아무런 요구 없이 이뤄진다면 우리가 돕고자 하는 주민이 아닌 군대나 권력기관을 강화시켜 시장경제를 통해 살아가고 있는 북한 동포들에게 어려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도와주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모니터링을 하자는 것을 북한이 받아들이는 것을 조건으로 도와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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