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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핵무기 설계도 북한 등에 넘어갔을 가능성' - WP,NYT


북한과 이란 등에 첨단 핵무기 설계도가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파키스탄 핵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국제 핵 기술 밀매조직이 소형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핵무기 설계도를 북한과 이란 등 이른바 불량국가들과 공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찰단원으로 활동했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 소장이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북한과 이란, 리비아 등에 핵무기 관련 부품을 판매한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국제 핵 기술 밀매조직이 첨단 핵무기 설계도를 입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15일 보도했습니다.

포스트는 조직원이었던 스위스의 기업가 프리드리히 티너와 그의 두 아들의 컴퓨터에서 발견된 설계도에는 북한과 이란 등이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 핵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며, 스위스 정부는 설계도가 테러조직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최근 국제원자력기구의 감독 아래 설계도 컴퓨터 파일을 파기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올브라이트 소장은 유엔 당국자들은 설계도가 발견되기 이전에 이미 다른 나라들과 공유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자체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과 이란 두 나라에는 아주 이상적인 설계도라고 말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문제의 설계도는 소형 기폭장치 개발에 필요한 기법을 제공할 정도로 매우 위협적이라면서, 이런 핵무기는 파괴력이 향상되지 않더라도 크기가 작아 탄도미사일에 의해 운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소형 핵무기 설계도는 이론상으로 북한이 사거리가 1천3백 킬로미터로 입증된 노동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설계도가 북한 등에 전달됐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면서, 따라서 설계도 입수 과정과 누구에게로 설계도가 넘어갔는지 등 구체적인 사항에 관해 칸 박사와 밀매조직을 조사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15일과 16일 이틀 연속 이 문제를 집중 보도한 뉴욕타임스 신문은 스위스 정부가 칸 박사 조직 사건과 관련해 체포한 프레드리히 티너와 그의 두 아들의 컴퓨터에서 발견된 설계도를 비롯한 막대한 양의 문서들을 파기했다고 발표한 지 몇 주일 만에 소형 핵무기 설계도의 존재가 공개됐다고 소개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칸 박사 조직이 첨단 핵무기 설계도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진 것은 칸 박사가 누구에게 어떤 기술을 판매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칸 박사가 여전히 민감한 핵 물질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오스트리아 빈과 미국 워싱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당국자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문제의 설계도가 지난 2003년 리비아에서 발견됐던 설계도보다 훨씬 정밀한 것이라면서, 핵 전문가들은 새 설계도로 만들어진 핵탄두는 북한의 노동미사일 같은 미사일들에 장착할 수 있을만큼 충분히 작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당국자들과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원들은 설계도가 북한이나 이란 같은 나라들로 팔려 나갔는지는 판단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조지 부시 대통령을 수행해 유럽을 순방 중인 스티븐 해들리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5일, 올브라이트 소장의 보고서를 읽어보지 못했다면서도, 미국은 칸 박사 조직의 과거 행적은 물론 무기 관련 기술 이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주재 파키스탄대사관의 대변인은 올브라이트 소장의 보고서에 대해 별도로 반박하지 않은 채, 파키스탄 정부는 칸 박사의 핵 확산 의혹에 대해 적절하게 수사했고, 관련 정보를 국제원자력 기구와 공유했다면서, 파키스탄은 칸 박사 문제가 끝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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