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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 납치문제 재조사, 대북제재 일부해제 합의

  • 윤국한

북한이 지난 1970년대와 '80년대에 발생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재조사하고, 일본항공 요도호 여객기 납치범 인도를 위해 일본 정부에 협조하기로 했습니다. 또 일본은 이에 따른 상응 조치로 만경봉 호의 입항을 허용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제재 일부를 해제하기로 했습니다. 북-일 양측은 지난 11일과 12일 이틀 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던 국교정상화 실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윤국한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가해 온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 중 일부를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고무라 마사히코 일본 외상은 13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11일과 12일 이틀 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던 북한 측과의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고무라 외상은 북한 측이 회담에서 "납치 문제가 해결됐다고는 하지 않을 것이며,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측은 또 지난 1970년 발생한 일본항공 요도호 여객기 납치 문제와 관련해서도 "납치범들을 인도하는 데 협력하겠다"고 말했다고 고무라 외상은 전했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치무라 노부다카 관방장관도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고무라 외상의 발표를 확인하면서, 이번 합의는 주요 현안에 대한 북한 측의 입장 변화를 뜻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마치무라 장관은 북-일 간 합의는 납치 문제에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따라 현재 북한에 대해 취하고 있는 경제제재 가운데 인도적 물자 수송에 한해 북한 선박의 입항을 허용하고, 북-일 간 인적 왕래 금지 조치를 해제할 방침이라고 고무라 외상은 밝혔습니다.

일본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만경봉 호 등 모든 북한 선박에 대해 입항을 금지하고, 북한산 물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한편 사치성 물품의 대북 수출도 금지해 왔습니다.

특히 일본인 납치 문제와 요도호 여객기 납치 사건은 그동안 북-일 관계 정상화에 최대 걸림돌이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납치 문제를 이유로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를 위한 논의는 물론 북 핵 6자회담에서 합의한 북한에 대한 중유 등 에너지 지원에도 지금까지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납치 문제는 또 미국과 북한 간 핵 협상 진전에 따라 미국 정부가 취하기로 한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관련해서도 주요 걸림돌 가운데 하나로 작용해 왔습니다.

일본과 북한 간 이번 합의는 북 핵 6자회담에 탄력을 제공하면서, 비핵화 2단계의 남은 최대 현안인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일본 정부는 그러나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 신고의 대가로 요구하고 있는 중유 제공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고무라 외상은 밝혔습니다.

북한도 13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문을 통해 일본 정부의 발표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북한은 일본 측과의 베이징 실무회담에서 "현안 문제 해결과 관련해 진지한 협의를 진행했다"면서, 양측의 합의에 따라 `납치 문제의 재조사를 실시하고 요도호 관계자 문제의 해결을 위해 협력할 용의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또 일본 정부가 대북 제재 조치 가운데 `인적왕래 규제와 전세 비행기 편 규제를 해제하고, 인도주의적 지원 관련 물자의 수송을 목적으로 하는 북한 국적 선박의 입항을 허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편 마치무라 노부다카 관방장관은 북한과 일본은 납치 문제 재조사와 관련해 "앞으로 구체적인 조정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마치무라 장관은 또 요도호 납치범에 대해서도 조기 송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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