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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 북한 식량사정 설전


북한의 식량 상황에 대한 각종 조사기관들의 분석결과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면서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오늘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북한의 식량난을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자리에서 북한 식량난에 대한 진단과 원인, 국제사회의 지원 방식 등에 관해 견해차를 보이면서 뜨거운 논쟁을 벌였습니다. 자세한 소식 서울 VOA 김환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농촌경제연구원은 5일 서울 농촌경제연구원 내 태동관에서 국내 북한농업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북한 식량상황 평가’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참석자들은 현재 북한의 식량 실태와 앞으로의 대규모 아사자 발생 가능성 등에 대해 서로 다른 분석 결과를 제시하며 설전을 벌였습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는 북한의 ‘8월 위기설’을 제기했습니다.

“앞으로 6월 말 7월 초면 이모작 작물이 수확됩니다. 대개 이 수확량을 알곡으로 환산하면 55만t 내외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 때까지는 식량난이 심화될 것이다, 만일 이모작 작물, 주로 감자나 보리 밀이 될텐데, 이렇게 수확하면 한달 내지 한달 반은 이 이모작 수확물로 버틸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할지라도 8월 중순이 되면 거의 외부 지원으로 식량 상황이 판가름 나기 때문에 가을 때까지는 아주 힘든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권 박사는 현재 북한 당국의 곡물 보유량에 대해 “지난 해 가을 이후 생산량과 최근 3년 간의 공급 초과분 등 55만t과 여기에 북한 당국이 유사시 쓰기 위해 별도로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일정량을 합친 정도로 추정된다”며 “이 추정치대로라면 북한 내 수급을 맞추기 위해선 이모작 생산량 이외에 약 1백5만t 정도의 식량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권 박사는 한국 정부가 현재 대북 식량 지원에 채택하고 있는 차관 방식이 분배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보다 투명한 검증이 가능한 무상지원 방식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반면 한국개발연구원 이석 박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북한의 식량 위기는 식량의 절대 부족 때문이 아니라 북한 당국의 정책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이 박사는 한국의 농촌진흥청,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등의 추정 통계를 인용해 “지난 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전년 대비 5-12% 정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2007년 11월부터 2008년 3월까지 북한의 식량수입량은 오히려 전년대비 10배인 23만t 정도로 조사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박사는 “이 통계들을 근거로 볼 때 장마당에서 형성된 북한 식량가격은 비정상적인 것”이라며 “이 같은 현상은 식량부족 때문이 아니라 북한 당국의 정책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첫째 시장 참여를 통제했습니다. 30, 40대 부녀자들을 시장에서 장사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또 개인 경작지를 통제합니다. 협동농장 생산물의 시장 유출을 통제합니다. 이것은 국내산 쌀이 시장으로 안간다는 얘깁니다. 문제는 마지막인데요, 중국이 지금 수출쿼터를 북한에 적용합니다, 그런데 아까도 말한 것처럼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오히려 늘었어요, 문제는 뭐냐 하면 북한 당국이 이런 수출쿼터의 대부분을 중앙 당국이 독점하고 있는 게 아니냐 하는 겁니다.”

이 박사는 “올해보다는, 비료 공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데다 굶주림으로 노동 의욕이 떨어진 올 농사의 여파로 내년에 대기근이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토론회에선 또 현행 방식의 대북 식량 지원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북한민주화위원회 강철환 부위원장은 북한주민을 당과 군 등에 종사하는 이른바 ‘배급제 계급’, 비공식적인 개인 텃밭인 ‘뙈기밭’에 생계를 의존하는 하층계급, 그리고 결손 가정 등이 포함된 최하층 계급 등으로 구분하고 “외부세계에서 식량을 지원하더라도 정작 식량이 필요한 최하층 계급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의 위기는 뭐냐 하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배급제 계급과 중산층의 위기입니다. 최하층은 아무 상관 도 없습니다 이 위기와는, 밑바닥 계층들은 준비가 이미 돼 있어요, 생존능력이, 다만 우리가 우려되는 것은 바로 최하층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은 지원이 되든 안되든 똑같기 때문에 이 사람들 도울 생각을 해야죠, 모니터링이라든지 여러 가지 조건 걸어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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