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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맥케인 후보 대북관 대비


오는 11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는 공화당의 맥케인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 간의 역사상 흑백대결로 사실상 확정됐습니다. 후보는 앞으로 5개월 남짓 남은 기간 동안 백악관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선거운동을 펼치게 되는데요, 오늘은 김근삼, 손지흔 기자와 함께 후보의 성장 배경과 주요 공약, 특히 한반도 정책에 대한 견해 등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민주당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

오바마는 “희망과 변화, 젊음을 상징하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다” 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바락 후세인 오바마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은 1961년에 하와이에서 아프리카 케냐 출신 흑인 아버지와 미국인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는 오바마가 어렸을 때 이혼했고 오바마 의원은 6살이 되던 해에 어머니와 재혼한 인도네시아인 의붓아버지를 따라 인도네시아에 가서 살았습니다. 10살 때는 다시 하와이로 돌아가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외갓집에서 지냈습니다. 이후 오바마 의원은 미국 명문 컬럼비아대학과 하버드대학 법대를 졸업했습니다. 일리노이 주 상원에 진출하기 전까지는 지역 사회운동가, 법대 교수, 정치운동가, 인권변호사 등으로 활동하면서 이름을 알렸습니다. 현재 부인 미셸과 어린 두 딸을 두고 있습니다.

46살인 오바마 의원은 젊음과 신선함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워싱턴의 정치에 변화와 새로운 혈기, 참신한 아이디어, 희망 그리고 화합을 가져올 것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의원은 미국 정계에 입문한지 10년 밖에 안돼서 공화당 원로인 존 맥케인 후보에 비하면 정치 신인인데요. 오바마 의원은 경험만 많다고 해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니라며 경험으로부터 무엇을 배웠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해왔습니다. 오바마 의원은 맥케인 후보가 당선되면 이라크 전쟁 등, 현 부시 행정부 정책들의 재판을 보게 될 것이라고 공격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위험한 불량국가이며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문제 있는 사람 (troubled person)’이지만 그래도 대화의 상대다”라는 게 오바마 의원의 시각입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김정일 위원장은 동포들에게 엄청난 고통과 기근을 가져온 문제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의원은 북한을 포함한 적성국 지도자들과 조건없이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맥케인 의원은 순진한 발상이라고 공격하고 있으나 오바마 의원은 실용적 접근법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의원의 말입니다.

오바마 의원은 “김정일 위원장이 좋은 사람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우리가 그와 대화하는 것은 전세계를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 실용적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또 리처드 닉슨과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도 과거 적성국이었던 중국과 소련과 각각 대화했다는 것입니다. 오바마 의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게 된 이유도 어떤 면에서 부시 대통령이 집권1기 때 미-북 직접대화를 전면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바마 의원은 또 북 핵 6자회담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의원은 지난 달 북한 자유를 위한 미주한인교회연합 KCC에 보낸 성명에서 고통받는 탈북 난민들을 위한 KCC의 운동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탈북 난민들은 국제법에 따라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의원은 탈북 난민들의 상황은 불의한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 국가들과 대화할 때 탈북자 문제를 의제로 다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자신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안보 증진을 위해 계속 미주 한인들과 탈북 난민들에게 관심을 촉구하는 선한 사람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과 한국 간 동맹관계에 대해 오바마 의원은 양자관계에 무게를 두는 것 보다는 아시아에서 다자구도의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오바마 의원은 북 핵 6자회담처럼 양자관계와 정상회담을 능가하는 효과적인 외교의 틀을 형성하겠다고 말한바있습니다.

미-한 자유무역협정FTA에 관해서는 매우 부정적입니다. 오바마 의원은 지난 달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한 FTA는 “아주 결함있는 FTA”라며 FTA비준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하지 말라고 촉구하면서 재협상도 요구했습니다. 오바마 의원은 특히 한국이 미국보다 자동차를 훨씬 더 많이 수출하고 있다며 FTA의 자동차 관련 조항이 “아주 불공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공화당 ‘존 맥케인’ 상원의원

월남전 참전용사 출신인 백전노장의 정치인.

맥케인 후보는 군인 가문에서 자란 군인 출신 정치인. 1936년 8월 생이니까 올해 8월이면 만 72살이 된다.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모두 4성 해군제독이었고, 본인도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해군 전투기 조종사가 됐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투사 기질이 있었고, 사관학교 시절에도 상급생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고, 명령에도 복종하지 않아서 징계를 받기도 했고 거의 꼴찌로 졸업했다고 합니다.

맥케인 후보는 베트남전쟁에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습니다. 그런데 1967년 A-4 공격기를 타고 임무를 수행하다가 북베트남군의 지대공 무기에 맞았고,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탈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포로로 붙잡혔습니다. 이후 5년 반만에 풀려나서 귀환했는데, 포로로 붙잡히고 또 풀려나는 과정들이 미국 주요 언론에 크게 보도되는 등 영웅 대접을 받았구요, 이것이 미국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맥케인 후보는 이후 상원에서 해군 연락장교로 일하다가 정치권과 인연을 맺었고, 1982년에 공화당 후보로 애리조나 주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1986년에는 다시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고, 이후 2004년 선거까지 4선에 성공했습니다. 대통령 선거에 도전한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2000년에 현 조지 부시 대통령과 함께 공화당 후보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리고 8년만에 공화당 대선 후보 당선에 성공했습니다.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로서 서로 다른 지지 기반을 같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미국 각 주에서 벌어진 예비선거 출구조사와 지지율 조사 등을 종합해보면 오바마 후보는 젊은 층, 또 고학력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인종과 지역에 상관없이 고른 지지를 받았구요, 긴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하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왜냐하면 클린턴 후보가 승리한 주에서도 젊은 고학력 층이 많은 대도시 주변에서는 많은 표를 확보하면서, 꾸준히 대의원 수를 늘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맥케인 후보는 일찌감치 후보로 확정되면서 선거운동을 통한 지지층 확보 측면에서는 오바마 후보에 크게 뒤져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분발해야 하는 상황이구요.

맥케인 후보는 공화당 후보로서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유권자의 지지를 받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이면서도 중도적인 성향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부동층이나 오바마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민주당 유권자들을 흡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맥케인 후보는 오바마 후보와 비교했을 때 아무래도 정치적 연륜과 경험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1982년부터 연방 하원의원 2선, 또 상원의원 4선을 거치면서 26년 간 여러 분야에서 국정 운영 경험을 쌓았습니다. 초선의 연방 상원의원 출신인 오바마 후보에 비하면 정치적인 면에서는 훨씬 화려한 경력이죠. 그래서 오바마 후보에 대해서도 정치적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공격 포인트로 삼고 있습니다.

맥케인 후보의 또 다른 장점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공화당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중도적인 정치 행보와 이미지. 물론 이런 점은 2000년 공화당 대선 예비선거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패하고, 또 올해 예비선거에서도 초반 선거자금 모금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에 대한 지지도가 저조한 올해 대선 경선에서는 오히려 이런 점이 중도적인 성향이나 일부 보수적인 민주당 유권자들의 표를 흡수할 수 있는 장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맥케인 후보는 지난 달 말에 대북정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는데요. 부시 정부의 현 대북정책에 대해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유엔 안보리 등 북한에 대한 제재를 지렛대로 활용하고,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할 것도 주문했구요.

물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도 조건 없이 만날 수 있다는 오바마 후보와는 차이가 있지만, 맥케인 후보도 대화는 여전히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무조건적인 대화나 군사적 대응 같은 양극단의 방법보다는 각 당의 견해차를 초월한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 최근 여러 미국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는데요,오바마 후보는 미국이 주도하는 외교, 맥케인 후보는 보다 강경한 대응을 강조하고 있기는 하지만 내년에 정권이 바뀐 뒤에도 6자회담을 통한 북 핵 문제 해결이라는 현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예측들을 하고 있습니다.

맥케인 후보는 과거 2005년 북한자유주간 행사 때 의회에서 열린 ‘북한 대학살 전시회’를 직접 참관해 북한 인권과 탈북자 문제에 대한 관심과 우려를 표명한 적이 있습니다. 올해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지난 2월 말에는 한 인터뷰에서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질타하면서 집권하면 북한의 인권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구요.

최근에는 지난달 초 북한 내 종교 탄압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맥케인 후보는 자유사회에서 종교의 자유는 매우 중대한 기본권이라면서, 대통령이 된다면 종교의 자유를 외교의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버마, 수단 등과 함께 북한을 대표적인 종교탄압국가로 꼽았구요.

모든 대선 후보들이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하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고, 맥케인 후보도 예외는 아닙니다.

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와 관련해서는 오바마 후보와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요. 맥케인 후보는 “한·미 FTA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양국에 이익을 줄 것”이라며 “FTA를 거부하는 것은 미국과 한국을 어렵게 만들 뿐”이라면서 분명한 지지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맥케인 후보는 또한 오바마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한·미 FTA를 반대하는 것에 대해 “미국의 기업가 정신과 경쟁력을 장려하기보다 아시아의 경제 활력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심을 이용해 50년 동안 미국을 이끌어온 무역 자유화를 후퇴시켰다”고 강하게 비난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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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4일) 나온 미국 CBS 뉴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 의원의 지지율은 48%, 맥케인 의원은 42%로 오바마 의원이 6% 앞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맥케인 후보는 무소속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오바마 의원을 8%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민주당 응답자들 가운데 12%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맥케인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민주당 경선에서 사실상 떨어진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지지자들의 거의 4분의 1이 오바마 의원 대신 맥케인 의원을 뽑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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