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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국에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 중단 요청

  • 유미정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30개월 이상된 쇠고기 수출을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한국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반대하는 대규모 항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정운찬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3일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제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정운찬 장관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소비자가 가장 우려해온 "30개월 이상된 쇠고기의 수출을 중단해 줄 것을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정 장관은 이어 농림수산식품부는 “미국 측의 답신이 올 때까지 수입위생 조건 고시를 유보하고 검역을 중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운찬 장관의 긴급 기자회견은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촉발된 거리 시위와 성난 민심을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열린 것입니다. 이번 시위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도력에 대한 국민의 불만과 불신으로 확대돼 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03년 미국산 소에서 광우병으로 알려진 치명적인 뇌질환이 발견되면서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론적으로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으면 사람도 같은 병에 걸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2개월만인 지난 4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같은 합의는 이명박 대통령의 전임자인 노무현 대통령이 약속한 것보다 1년 이상 앞당겨진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발표하면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미국 측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유엔 관련 기구의 판정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결정이 너무 갑작스럽고 광범위하게 이뤄졌으며, 국민의 정서를 무시한 처사였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촛불시위로 조용히 시작된 거리 시위는 점차 폭력적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서울시내에는 6만여 명의 시위자들이 모여 반정부 집회를 갖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시위 과정에서 지금까지 수백 명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아직까지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린 사례는 한 건도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한국과의 쇠고기 재협상 거부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새로 발표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 역시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한국주재 미국대사는 3일 유명환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난 직후 기자들에게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재협상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며, "한국 정부의 고시 연기는 유감"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두 나라 간에 쇠고기 문제를 둘러싸고 계속되는 분규로 지난 해 체결된 미-한 자유무역협정, FTA의 양국 국회 비준이 어려워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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