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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 둘러싸고 낙관과 의구심 교차하는 워싱턴

  • 최원기

워싱턴에서는 최근 북한의 핵 신고 문제를 둘러싸고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조기 핵 신고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보는 워싱턴 조야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워싱턴에서는 최근 북한 핵 신고 문제를 놓고 두 가지 상반된 기류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우선 부시 행정부 내 대북 협상파를 이끌고 있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 달 30일 모스크바에서 북한 핵 문제가 ‘중대 고비’에 이르렀다며, 북한은 핵 신고서를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마디로 힐 차관보는 북한으로부터 핵 신고를 빨리 받고 비핵화 2단계를 마무리 지으려는 것입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소인 미국평화연구소 (USIP)의 존 박 연구원은 부시 행정부는 핵 신고를 최대한 서두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미국은 북한과의 핵 협상을 신속히 마무리 하자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워싱턴에서는 힐 차관보가 추진 중인 북한 핵 문제 해법에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워싱턴의 민간연구소인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부시 행정부가 추진하는 핵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해 의회와 민간 전문가들 사이에 회의적인 여론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워싱턴에서는 부시 행정부의 북한 핵 문제 해결 방안에 회의감과 함께 체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관측통들은 힐 차관보의 대북 접근 방식에 부정적 여론이 이는 배경으로 두 가지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북한의 농축 우라늄과 북한-시리아 핵 확산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는 것입니다.

부시 행정부는 당초 북한으로부터 플루토늄은 물론 농축 우라늄과 핵 확산 문제를 빠짐없이 신고 받아 검증 후 폐기 하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힐 차관보가 추진하는 신고는 플루토늄 문제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우라늄 농축과 핵 확산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주장입니다.

또 다른 것은 ‘북한의 의도’입니다. 북한이 지난 5개월 간 약속한 핵 신고를 하지 않고 시간을 끌자 워싱턴 일각에서는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의 냉각탑 폭파 같은 ‘쇼’는 하겠지만 끝내 핵무기는 폐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북한 핵 문제 해법을 둘러싼 부시 행정부와 민간 전문가 사이의 시각차는 최근 발생한 프리처드-국무부 갈등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 클린턴 행정부와 부시 행정부 집권 초기 국무부 대북 교섭 담당 대사를 지낸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 소장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비핵화 3단계는 오직 플루토늄 시설만 해체하는 것으로, 무기용 핵 물질과 핵무기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북한의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프리처드 소장의 이 발언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 왜냐면 이 것은 프리처드 소장의 개인 의견이 아니라, 그가 지난 달 평양에 가서 들은 얘기를 전달한 것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이 발언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미 국무부의 톰 케이시 부대변인은 지난 달 30일 정례브리핑에서 프리처드 소장을 비판하면서, “부시 대통령과 라이스 국무장관, 힐 차관보 등은 모두 북한이 6자회담 참가국들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핵 신고서를 제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워싱턴에는 전직 관료들이 참여하는 거대한 산업이 있으며, 이들은 자신들이 현 정부의 활동에 관여하고 있는 것처럼 행세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프리처드 소장에 대한 국무부의 이례적인 비판은 그의 발언이 북 핵 협상 비판론자들의 목소리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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