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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초.중.고 교사용 통일교육 지침서 수정


한국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새 정부가 만들어 배포하고 있는 통일교육 교재의 내용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학이나 기관 등에서 통일교육 교재로 쓰이는 ‘북한 이해 2008년 판’이 최근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이번엔 정부가 초.중.고등학교에 배포하는 ‘통일교육 지침서 학교용 2008년판’이 논쟁의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서울 VOA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은 19일부터 전국 1만여 개 초.중.고등학교에 통일교육 지침서 2008년 판을 배포하기 시작했습니다.

통일교육원은 북한의 실상과 안보현실을 대폭 강화한 올해 통일교육 기본계획을 확정해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통일교육 지침서 2008년 판을 발간해 배포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통일교육원이 해마다 내용을 수정해 배포하는 이 책은 초.중.고교에서 국어, 도덕, 사회 등 통일 관련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교육지침서로 활용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처음 발간된 이번 2008년판은 노무현 정부 시절 발간된 2007년 판과 내용상 차이가 있는 것으로,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2008년 판은 북한의 선군정치를 부각시키는 등 안보 위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햇볕정책을 폈던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의 6.15와 10.4 남북정상 선언의 한계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지침서는 6.15 공동선언에 대해 “남북정상회담 추진과정이 투명하지 못했다는 점과 함께 선언문 속의 ‘우리민족끼리’의 협력과 ‘낮은 단계의 연방제’ 부분은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적고 있습니다.

또 10.4 선언문에 대해서도 “북 핵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북한의 변화가 미미한 가운데 합의, 추진된 남북 간 교류와 협력, 대북 지원 등은 국민적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크게 미흡했다”고 평가했습니다.

2007년 판에선 6.15 공동선언 등에 대한 비판적 평가없이 역대 정부의 대북정책과 참여정부의 평화번영정책에 대해 기술했습니다.

이와 함께 2007년 판에는 수록됐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남북 교류협력 현황이 2008년 판에선 빠지고 대신 ‘비핵.개방.3천’ 등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상세하게 소개됐습니다.

통일교육원 문대근 교수부장은 이와 관련해 1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2008년 판 지침서는 객관성과 중립성에 기초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평화교육이 어떤 분들은 이념지향적이라는 비판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래서 평화교육의 이름으로 하는 교육을 올해는 지양하도록, 그것이 또 하나의 다른 점입니다. 그러니까 객관성과 중립성을 유지하도록 통일환경과 안보현실, 북한 실상을 사실 그대로 교육시키게 하는 것, 그 다음에 공공 부문으로 통일역량을 강화하는 것 하나, 그 다음에 어떤 이념지향성이 약간 있는 오해 소지가 있는 것들은 다 배제한 것, 크게 세가지가 달라진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에 대해 진보성향의 교직원 단체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박태동 통일위원장은 “새 정부가 과거 정부의 긍정적 역할까지 이념적 잣대를 동원해 깎아내리려는 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통일교육 지침서 자체 내용은 이전 정부가 진행했던 내용들의 긍정적 측면을 받아들이는 게 좋지 않을까, 그리고 이념적인 측면을 강조해서 부정적인 측면으로 통일교육을 해 나간다면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그렇고 남쪽 학생들이나 국민들이 좀 혼선을 빚지 않을까 판단이 듭니다.”

반면 서울대 국민윤리교육학과 박효종 교수는 2008년판 지침서를 과거 정부의 북한에 대한 편향적 시각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의 산물로 평가하고, “오히려 과거 정부 시절의 지침서가 정권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새 정부의 통일교육 지침서 논란이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번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의 윤리교육학과 교수는 “이번 지침서 2008년 판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논란이 실제 책의 내용보다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 교수는 “통일 전 독일의 경우 통일교육지침서는 정파를 초월해 만들도록 돼 있었다”고 소개하고, “발간 당시 정부의 통일정책이나 업적을 넣도록 돼 있는 우리의 관행 자체가 교사들을 위한 교육지침서의 기본 성격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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