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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북 식량지원, 6월 내 도착 어려울 듯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50만t의 식량 지원을 공식 발표함에 따라, 이들 식량이 북한주민들에게 언제 어떤 방법으로 지원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미국 정부의 내부절차와 전세계 식량상황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이 약속한 식량이 북한에 도착하기까지는 적어도 몇 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이에 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근삼 기자, (답: 네). 미국이 3년만에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을 재개하기로 공식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아무래도 이 방송을 듣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들은 언제 어떤 방법으로 식량을 받게될지 가장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답: 네. 미국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 USAID의 발표에 따르면, 일단 지원은 6월부터 시작되구요, 앞으로 1년 간 50만t의 식량이 유엔 산하 세계식량기구 WFP와 미국의 비정부단체들을 통해 북한에 제공됩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곡물이 언제부터 북한에 전달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6월까지 관련 기관들이 합동회의를 통해 지원과 관련한 좀더 구체적인 내용들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문: 미국 정부의 발표는 아직 안나왔지만, 그래도 과거의 관행에 비춰볼 때 식량 지원 시기와 관련해 어떤 예상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답: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이 지원을 시작한 후에도, 북한 주민들이 이를 받기까지는 적어도 2~3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 그렇다면 식량 사정이 가장 힘든 5, 6월에는 미국의 지원 식량이 북한에 도착하기 어렵다는 말인데, 왜 그런 분석이 나오는 건가요?

답: 미국의 국내법과 세계적인 식량 사정 등을 고려한 예상인데요. 미국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워싱턴 소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마커스 놀랜드 선임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놀랜드 연구원은 미국법은 해외에 식량을 지원할 때 미국 농부가 생산한 식량을 미국 화물선으로 운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현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에 식량이 도달하기 까지는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 세계식량계획, WFP 관계자도 미국이 WFP를 통해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 경우 적어도 2~3개월, 길게는 여섯 달 정도 있어야 식량이 도착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문: 그렇군요.

답: 미국에서 식량을 가져가지 않고 아시아 지역에서 식량을 구입한다고 해도 어려움은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식량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면서 식량 가격도 오르고 구입에도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데요.

지난 주 상원 청문회에서 증언한 조셋 시란 WFP사무총장에 따르면, WFP는 지난 가을 북한 수재민들에게 밀로 만든 비스켓을 긴급 지원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열흘이 넘도록 아시아 지역에서 밀을 구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런 일은 WFP가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을 시작한 이래 처음이고, 그만큼 아시아 지역에서도 식량 구입에 어려움이 커졌다는 것이 시란 총장의 말입니다.

문: 만약 북한에 식량 지원이 재개되면 어떤 곡물이 주를 이루게 될까요?

답: 앞서 말씀드린대로 미국 정부는 지원 식량의 종류도 앞으로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는 입장인데요.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과거의 지원 사례, 또 미국의 현 상황 등을 볼 때 북한에서는 강냉이라고 부르는 옥수수나 밀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놀랜드 연구원의 말을 한 번 더 들어보시죠.

놀랜드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식량을 지원할 때는 미국의 농업상황이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면서, 미국에서는 옥수수와 밀이 주로 생산되는 곡물이기 때문에 그 중에서도 옥수수가 주로 지원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또, 쌀의 경우 권력계층이 먼저 소비하고 남은 것이 일반주민에게 전달되는 경향이 있지만, 옥수수는 식량을 가장 필요로 하는 빈곤층 주민들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놀랜드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과거 WFP를 통한 미국의 식량 지원은 밀이 주를 이뤘었습니다.

문: 미국이 식량 지원을 재개하기로 결정했지만 앞으로 식량이 북한에 도달하기까지는 몇 달이 걸린다니까, 북한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좀 실망스러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답: 희망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한국의 대북 지원단체 ‘좋은 벗들’의 김순영 미주 사무국장은 미국에서 식량이 들어온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식량을 매점매석했던 사람들이 장마당에 식량을 풀고, 그래서 미국산 식량이 도착하기 전에도 실질적인 사정이 나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시간이 걸리더라도 미국에서 식량을 지원하기로 확정했기 때문에, 식량난을 겪고 있는 주민들에게 안도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무쪼록 미국의 식량 지원이 조속히 이뤄지고, 또 가장 필요한 분들에게 전달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지금까지 김근삼 기자와 함께 미국이 북한에 지원하게 될 식량의 전달 시기 등에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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