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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한국 경기지사 전격 초청…대남정책 실리주의?


한국의 김문수 경기도 지사가 북한 당국의 초청으로 개성을 방문하고 어제(13일) 돌아왔습니다. 비록 지방자치단체장이긴 하지만 지난 3월 말 개성공단 내 통일부 직원 강제퇴출 조치 이후 북한 측이 당국 간 대화를 거부한 이후 한국 고위 당국자의 첫 방북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최근 유연해지는 조짐을 보이는 데 따른 북한 측의 반응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VOA 김환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김문수 경기도 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13일 북한 개성시 개풍을 방문해 북한측과 함께 묘목생산을 위한 양묘장 준공식을 가졌습니다.

김 지사의 이번 방북은 당초 지난 4월 10일 예정됐던 일이었지만 당시 남북관계가 험악해지면서 북측이 “정세가 좋지 않다”며 행사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3월 28일 개성공단에 상주해 있던 통일부 직원들을 강제 퇴출시킨 데 이어 다음날인 3월 29일엔 한국의 김태영 합참의장의 북한 핵공격 대책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향후 군 당국자를 포함한 남측 당국자의 군사분계선(MDL) 통과를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이어 4월 1일엔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의 논평원 글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처음 거론하며 ‘역도’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동원해 한국정부를 비난했습니다.

이후 남북관계는 당국 차원에선 사실상 전면 중단 상태에 놓였고 이번 김 지사의 방북이 이목을 끄는 것도 이런 사정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 방북은 북측이 스스로 취소했던 행사를 다시 하자며 김 지사를 전격 초청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기도의 대북사업을 위탁 받아 시행하고 있는 우리민족 서로돕기 운동본부 강영식 사무총장입니다.

“애초엔 식목일을 전후해 4월 10일에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는데 아시다시피 3월말부터 개성에 있는 우리 당국자 철수 문제, 남측 고위당국자 발언을 빌미로 북한이 현 정부에 대한 공격을 강화한 때였죠, 그런 정세와 맞물려 무제한 연기가 된 사안입니다. 최근 북한이 민간과 지자체에 대한 교류를 활성화 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먼저 5월중 행사 재개를 요청해 우리도 한편으론 반가우면서도 상당히 당황스러웠는데”

김 지사가 준공식에 참석한 개풍 양묘장은 북한의 산림자원을 복원하기 위해 경기도가 지난해 개성시 개풍동 일대 9헥트아르에 조성한 것입니다. 김 지사는 축사를 통해 “남북이 함께 조성한 개풍 양묘장은 북측의 산림을 아름답고 푸르게 녹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 경기도는 산림분야는 물론 말라리아 공동방역, 문화재 발굴, 농업협력, 의료지원 등 인도적 지원 사업도 폭넓게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측의 이번 김 지사 초청이 북한식 실리주의 대남정책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실리주의 차원에서 북측이 대화 거부를 분명히 하고 있는 당국자의 범위를 한국의 중앙정부로 최소화한 것이라는 풀이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당국자의 방북을 금지한 이후에도 영농협의를 위해 한국의 일부 지자체 관계자들의 육로 방북을 허용한 적이 있었습니다.

단순한 실리 차원을 넘어 북한도 남북 당국간 대화 단절이 장기화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신호로 보는 분석도 나옵니다. 특히 최근 한국 정부 당국자들이 10.4와 6.15 두 남북정상선언에 대해 존중의사를 보이는 등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북측도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 당국간 대화 재개 의지가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입니다.

“일단 북한 입장에선 최근 북핵 상황이랄지 우리 정부가 10.4와 6.15에 대해서 조금씩 전향적인 자세를 가져가는 이런 부분에 대한 북한 나름대로의 전술적 변화 조짐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김문수 지사 일행 방북이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도 북한이 남북관계를 얼어붙은 상태로 끌고 갈순 없다는 그런 점에서 북한도 조금씩 유연한 자세로의 전환과정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북한 측도 궁극적으론 한국정부와의 대화를 원하고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당국간 대화 단절이 북한에게도 큰 부담이 될 만큼 남북관계가 이미 얽히고 섥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북한은 지난 4월 29일 북핵 6자 회담 차원의 에너지 설비자재 배송 때 바닷길을 통해 방북한 통일부 등의 직원들을 받아들였었습니다. 또 대남 공세를 본격화한 3월말 이후에도 6자 회담 틀내에선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을 위한 한국 북한 중국 등 3자 협의에 성실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도 최근 북 핵 신고 문제의 진전과 함께 미국측의 대북 식량지원, 테러지원국 조기 해제설 등이 나오는 상황에서,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하고만 대화한다는 이른바 통미봉남의 대비 수단으로, 한국이 의장국인 북핵 6자회담 경제 에너지 협력 실무그룹 회의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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