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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과학기술대학 올 9월 개교


지난 1998년부터 설립이 추진됐던 평양과학기술대학이 오는 9월 초 개교를 앞두고 있습니다. 평양과기대는 북한의 정보과학기술 분야 발전을 위해 한국의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이 통일부의 승인을 받아 설립한 남북 최초 합작대학으로,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통일의 여건을 마련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에 한발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서울 VOA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남북한 첫 합작대학이자 북한 최초의 국제대학인 ‘평양과학기술대(PUST)’가 오는 9월 첫 학기를 시작합니다.

당초 지난 해 4월에 개교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의 내부사정과 남북관계 경색 등의 이유로 다소 늦춰졌습니다.

평양과기대 건립사업을 추진 중인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의 최청평 사무총장은 12일 “강의를 맡을 교수진 확보 등 개교시까지 필요한 모든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첫해 교수진은 50~70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 최청평 사무총장: “16개동 건물들이 다 완공됐구요. 지금 남은 작업은 광케이블과 조경작업 등이 앞으로 2,3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늦어도 6월 말 정도되면 개교하는 데 작업이 완료될 것 같습니다”

평양과기대는 남북한의 협력을 도모하고, 북한 경제 개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과학기술인을 양성한다는 목적으로, 2001 년 남측 통일부와 북한 교육성이 설립을 허가한 남북 최초 합작대학입니다.

평양과기대는 우선 대학원 과정을 개설한 뒤, 이후 학부 과정도 개설할 예정입니다. 신입생은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대, 평양이과대학 등 북한의 이공대 인재 1백50 명을 선발할 계획입니다.

이들 학생들은 정보통신공학부를 중심으로 농식품공학부와 산업경영학부(MBA)등 3개 학부에서 대학원 과정을 밟게 됩니다.

최 사무총장은 “평양과기대의 경우, 국제적인 과학기술 인재를 중점육성하는 산학 협동대학으로, 이를 통해 북한 경제의 자립을 돕고, 국제사회 진출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 최청평 사무총장: “남한의 기술과 자본이 참여하는 북한의 좋은 인력이 참여하는 과학기술을 통해 경제협력도 가능할 뿐 아니라, 사회 문화 등도 폭넓게 교류가 될 것이고 나아가 전 국제사회가 북한의 변화와 시도에 관심을 갖고 협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교수진 구성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 사무총장은 “연변 과기대에 참여한 교수진을 비롯해 한국과 미국, 유럽 각국에서 교수를 초빙할 예정”이라며 “특히 최근 북측과 교과목 협의에 참여했던 국내 대학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평양과기대와 교류협력 합의를 한 남측 대학은 포항공대과 카이스트, 한국정보통신대, 고려대 등 8곳으로, 남측 대학교수가 평양과기대 초빙교수로 갈 경우 이들 대학 소속 교수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측 대학 교수들의 명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들 교수진은 학기 중에는 평양에 상주해 학생들을 지도하게 됩니다.

남한의 교수진이 북한 대학에서 강의하는 것은 남한의 법률상으론 문제가 없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평양과기대 건립은 한국 정부 입장에서도 상당히 의미있는 사업”이라며 “방북 및 사업 승인을 받을 경우 남측 교수진이 강의를 위해 체류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측의 허용 여부가 관건”이라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최청평 사무총장은 “북한 당국도 교수진들의 북한 상주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대학 설립을 추진하기 힘들다는 데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남측 교수진이 평양에 상주하는 데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교육과 연구에 필요한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첨단 실험기자재의 반입은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습니다.

적성국가와 테러지원국으로 규정돼 있는 북한에 기술과, 부품, 상품의 수출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미국의 ‘수출관리규정(EAR)’ 때문입니다.

따라서 586 펜티엄급 이상의 컴퓨터와 첨단 실험기자재 등을 학교로 보내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재단측은 북한이 핵 폐기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는 가운데 미북 관계정상화 논의도 탄력을 받고 있어 어렵지 않게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의 정보통신 현황을 연구해온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최현규 팀장은 “평양과기대가 정보통신과 생명과학 특화 대학인만큼, 북한의 자생력을 강화시켜, 궁극적으론 통일의 기반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최현규 팀장: “남한의 입장에선 북한의 인력을 양성한다는 것은 가용할 수 있는 과학기술 인력을 확보한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뒤떨어진 북한이 교육을 통한 기술 자생력 강화라는 측면에서도 과기대 건립은 의미가 있구요. 남한을 포함한 해외 과학기술 인력들이 북한으로 가서 교육함에 있어서 단절로 인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역시 긍정적입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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