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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북 핵 문건 제출보다 검증이 중요'


미국 국무부의 성 김 한국과장이 8일 지난 달 방문에 이어 보름만에 다시 북한을 방문했고, 존 네그로폰테 국무부 부장관은 북 핵 6자회담의 핵심 당사국들인 한국과 일본, 중국 등을 순방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 신고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성 김 과장의 방북 배경과 전망을 최원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성 김 한국과장이 북한과 핵 신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8일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션 맥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성 김 과장의 북한 방문은 북한 측과 핵 신고 문제를 최종 조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션 맥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8일 평양에 도착하는 성 김 한국과장이 북한과 핵 신고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언론들은 성 김 과장의 이번 방북을 북한의 핵 신고가 임박했다는 신호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8일 “북한이 원자로 가동 일지를 넘겨주는 것은 부시 행정부의 온건 대북정책의 승리”라고 지적했습니다.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시리아 간의 핵 확산 문제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끝까지 협상을 시도한 끝에 이 같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지낸 조지타운대학의 빅터 차 교수는 중요한 것은 문서를 넘겨주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를 검증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빅터 차 교수는 핵 신고는 단순히 신고서를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여부를 검증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성 김 과장의 방북에 때맞춰 국무부의 2인자인 존 네그로폰테 부장관도 한국과 일본, 중국을 잇따라 방문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관측통들은 네그로폰테 부장관이 서울과 도쿄, 베이징에서 북한의 핵 신고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6자회담 재개 일정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피터 벡 씨는 네그로폰테 부장관이 일본 당국자들에게 핵 문제를 풀기 위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부득이 삭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려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동안 일본은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지 말 것을 미국에 요구해 왔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피터 벡 씨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삭제하려면 반드시 일본과 상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은 지난 5일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대표단을 평양에 파견했습니다. 백악관의 마이클 메이건 대통령의 특별보좌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 선임 국장을 비롯한 대표단은 북한 측 관계자들을 만나 북한에 대한 50만t 가량의 식량 지원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성 김 과장의 방북과 네그로폰테 부장관의 동북아 순방, 그리고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 등 일련의 움직임을 감안할 때 북한 핵 신고 문제는 긍정적인 기류를 타고 있습니다.

워싱턴과 서울의 관측통들은 이번 성 김 과장의 방북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북한이 이달 중순께 핵 신고서를 중국에 제출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 한국, 일본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1-2주 정도 핵 신고서 내용을 검토한 뒤 이달 말께 베이징에서 6자회담을 재개해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미국은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에 맞춰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고, 적성국 교역법 적용 중단을 의회에 통보할 계획입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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