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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탈북자 30% ‘의사 간호사 설명 어려워’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은 병원 이용시 10명 중 3명 꼴로 의료진의 설명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병원을 이용하는 탈북자들 중 상당수는 두통과 불면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VOA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사단법인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은 2일 한국 내 탈북자 2천8백53 명을 대상으로 한 ‘탈북자 병원 이용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 병원을 이용하는 탈북자들은 10 명 3명 꼴로 의료진의 설명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답했으며, 병원을 이용하는 이들 중 상당수가 두통과 불면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설문에 응답한 탈북자 가운데 81%는 한국 내 병원들을 신뢰하지만 16%는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병원을 믿지 않는 이유로 응답자의 약 40%는 ‘의료급여 1종 수급자’에 해당하는 탈북자여서 무시받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지난 해 7월 바뀐 의료급여제도에 따르면 탈북자들의 경우, 최저 임금생활자가 속하는 의료급여 1종 수급자에 해당됩니다.

병원에 입원할 경우, 병원 식대의 20%만 부담하고 나머지 진료비는 전액 국고에서 지원받습니다. 또 매월 의원급 의료기관과 종합병원을 약 40회 가량 이용할 수 있는 건강생활 유지비도 받습니다.

탈북자들은 이밖에 병원을 불신하는 이유로 ‘병의 차도가 없어서’, ‘질병에 대한 상세한 설명 부족’ 등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의 신미녀 상임부회장은 “상이한 남북 의료제도와 남한 사회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탈북자들은 남한사회의 의료체계에 거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이로써 자신이 받는 의료급여 혜택에 대해 불신감과 피해의식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병원 이용의 어려운 점으로는 ‘의사와 간호사의 설명을 이해하기 힘들어서’라는 답변이 30%에 달했습니다. 이밖에 ‘의료진에게 의사전달이 어렵다’는 경우가 24%였고, ‘진료 절차가 까다롭다는 경우’도 23%로 조사됐습니다.

국립의료원의 김종흥 과장은 “한국에서 자란 사람들도 병원에서 사용하는 용어에 어려움을 느끼는 상황에서 탈북자들은 더 큰 언어적 심리적 장벽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탈북자 1만 명 시대를 맞아 이들을 배려하는 의료진료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종흥 과장이 센터장으로 있는 국립의료원 내 북한이탈주민진료센터는 단순진료를 넘어 '탈북민 상담실'을 별도 설치해 운영하는 등 탈북자들을 위한 맞춤진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탈북자 출신 의료원 직원으로 구성된 '탈북민 지원 학습동아리'를 결성해 의욕적인 활동을 실시함으로써 탈북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아왔습니다.
실제 국립의료원 북한이탈주민진료센터에 대한 탈북자의 만족도는 87.5%로 국내 병원 전체에 대한 만족도보다 조금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탈북자들이 북한이탈주민진료센터에서 주로 진료받은 임상과목으로는 내과, 정형외과, 산부인과 진료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주요 질환은 근골격계, 여성생식기계, 소화기계 질환 등이었습니다. 이밖에도 두통, 어지러움증, 불면, 요통 등 모호한 신체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사회의 낙후된 보건의료 서비스와 식량 부족 현상이 북한주민들의 건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데다, 최근 들어 제3국에서 불법체류자로 머무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건강이 더 악화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김종흥 과장은 “진찰을 해보면 특별한 이상은 없는데도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며 “특히 북한에 가족을 남겨둔 탈북자의 경우 가족에 대한 걱정이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이 같은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개는 두통 근 골격계통의 통증을 호소하세요. 저희들이 추정하건대 일차적으로 탈북과정에서 많이 고생하셔서, 그리고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과적인 문제가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신미녀 상임부회장은 “탈북자들이 대부분 질병에 대한 검사를 받기를 원하지만, 정신과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건강악화가 장기적으로 탈북자들의 취업 등, 남한 사회 정착을 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의 신미녀 상임부회장: "제3국을 통해 한국으로오면서 탈북자들의 유병률이 90% 정도됩니다. 한국에 입국한 뒤 하나원을 졸업하고 취업을 해야하는데 몸이 많이 아프다보니 생계에도 지장을 받게 됩니다. 국립의료원에 들어온 환자를 보면 10명 3명은 입원할 정도로 악화된 상태입니다.”

탈북 과정에서의 심리적 외상장애나 체제에 대한 혼란이 자칫 정착과정에서의 커다른 위험요소가 될 수 있는만큼 보다 체계적인 진료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울사이버대학교 조영아 교수는 “상담을 해보면 탈북자들은 신상이 노출될 경우 북한에 남은 가족이 처벌을 받게 된다는 우려와 함께 경제적 막막함과 적응 곤란 등 여러 어려움을 겪는다”며, “탈북자들이 보다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제3국에서의 체류환경을 파악하고, 연령과 성별, 건강상태에 따라 다각적인 의료지원 체계가 도입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사이버대학교 조영아 교수: “정책 지원의 경우 계층과 연령, 성별에 따라 의료지원 시스템이 다양화돼야 합니다. 일괄적인 체계가 아니라 보다 세분화돼서 각각 탈북자의 상황에 맞는 지원체계가 필요합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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