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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한국 전역으로 확산 조짐


닭과 오리 등에 치명적인 조류독감이 한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전라북도 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이번 조류독감은 울산과 대구에 이어 최근에는 부산에도 의심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강원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한국 전역이 조류독감 영향권에 들어갔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한국에 조류독감 비상이 걸렸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달 초 전라북도 정읍에서 처음 발생한 조류독감이 충청남도 등으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자 이 지역 일대의 닭과 오리 수백마리를 살처분했습니다. 조류독감이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 당국의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조류독감은 계속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습니다. 서울의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조류독감은 경상북도 영천에 이어 울산과 대구, 그리고 부산으로 확산되는 조짐입니다.

특히 울산과 영천에서는 문제의 조류독감이 사람에도 감염될 수 있는 고병원성으로 확인됐습니다. 조류독감은 주로 닭과 오리에 감염되지만 고병원성의 경우 사람에 감염될 수도 있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조류독감에 감염된 오리들이 잠복기 중에 재래시장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퍼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농수산식품부의 김창섭 팀장입니다.

전라북도 지역에서 감염된 오리를 실었던 트럭이 방역이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영남 지역의 재래시장을 드나들면서 조류독감이 퍼졌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재래시장에 닭과 오리 판매를 당분간 금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 물건을 싣고 재래시장을 오가는 3백여 대의 트럭에 대해서도 일주일에 한번 이상 소독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퍼지고 있는 조류독감이 과거보다 강한 ‘변종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조류독감은 주로 닭을 통해 전염됐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오리를 통해 전염됐습니다. 이는 이번 조류독감이 잠복기가 긴 변종 바이러스일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조류독감이 확산되자 북한도 비상체제에 돌입했습니다. 조류독감이 육로와 철새 등을 통해 북한에 전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한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하자 지난 달 26일부터 개성공단에 한국산 닭과 계란 등의 반입을 금지했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그동안 개성공단에는 현지 근로자들의 식사를 위해 매달 닭 8만5천t과 계란 12만7천 개가 반입돼 왔습니다.

북한 당국은 또 조류독감을 막기 위해 ‘국가비상방역 위원회’를 조직했습니다. 북한의 관영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이 위원회는 내각 보건성 산하 중앙위생방역소와 별도의 기관으로 보입니다. 방송은 그러나 이 위원회의 설치 시기나 조직체계를 밝히지 않은 채 평양과 지방의 조류독감 예방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에서는 지난 2005년 2월 조류독감이 발생해 당국이 닭 21만여 마리를 살처분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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