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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시리아 핵 협력 정보공개…다양한 분석


부시 행정부가 이번에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에 관한 정보를 공개한 것은 의회의 압력에 따른 것이다, 또는 대북 압박용이다라는 등, 그 배경에 대해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의 반응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립니다. 손지흔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시리아간 핵 협력에 관한 정보를 공개한 데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소재 ‘헤리티지재단 (The Heritage Foundation)’의 브루스 클링너 (Bruce Klingner) 선임 연구원은 25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이번 정보 공개로 “명성이 손상됐다고 보고 강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단기적으로 북 핵 6자회담의 진전을 가로 막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반면,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아시아재단 (The Asia Foundation)’의 스콧 스나이더 (Scott Snyder) 선임 연구원은 북 핵 협상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이 정보 공개에 대해 기뻐하지는 않겠지만 미국과 북한이 이미 합의를 이룬 것으로 보이는 분야에 직접적인 영향이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지난 24일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을 뒷받침하는 사진과 분석자료를 의회와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자료는 시리아의 원자로가 북한의 지원을 받아 건설됐다는 정황을 보여줍니다.

북한과 시리아의 핵 협력설은 지난 해 9월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한 시설을 폭격하면서 처음 제기됐습니다. 미국은 이에 대한 확인을 줄곧 거부해오다 8개월만에 침묵을 깨고 “북한이 시리아의 비밀스런 핵 활동에 협력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 그러나 북한과 시리아는 핵 협력 관계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번 정보 공개는 미국과 북한이 북한의 핵 신고 문제와 신고서 내용의 검증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 민감한 시점에 나온 것입니다. 양측은 미-북 싱가포르 양자회동에서 이에 대한 잠정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부시 행정부가 정보를 공개한 배경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시아재단’의 스나이더 연구원은 미-북 양측이 핵 신고 내용 중 북한의 핵 확산 활동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을 수 있다며 정보 공개는 대북 압박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정보 공개는 실제로 북한에 더욱 압력을 가하고 북한이 완전하고 정확한 핵 신고의 정신에 부합되게 핵 확산 활동을 인정하도록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부시 행정부는 핵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정보 공개를 지금까지 미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헤리티지재단’ 클링너 연구원은 부시 행정부의 정보 공개는 미 연방 의회 지도부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미 의회는 부시 행정부가 정보설명회를 열 때까지 북한 영변 핵 시설의 불능화 작업에 대한 예산 지원을 하지 않고 미국의 대북 지원을 금지한 ‘글렌 수정안’을 철회하지 않고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 조치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플라우셰어스 기금 (Ploughshares Fund)’의 비확산 전문가인 조셉 시린시오니 (Joseph Cirincione) 대표도 부시 행정부가 의회의 압력 속에서 더 이상 정보 공개를 거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린시오니 대표는 조지 부시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 북 핵 합의 지지파는 “앞으로 몇 주나 몇 개월 뒤 예산 지원 등에 대한 의회의 승인이 꼭 필요한 중대한 시점 보다는 지금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린시오니 대표는 또 부시 행정부 안팎에서 북한과의 합의를 원치 않는 대북 강경파가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한편, 시린시오니 대표는 이번에 공개된 자료들의 진위 여부는 반드시 확인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공개된 사진들을 보면 시리아의 원자로 노심과 건물설계가 북한 영변의 핵 시설과 유사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린시오니 대표는 북한이 당초 영국의 기밀해제된 설계도를 입수했듯이 시리아도 북한에서 설계도를 받았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시리아에 대한 북한의 핵 관련 지원 수준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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