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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협상, 신뢰 단계 아닌 검증 과정’ - 미 국무부


북 핵 협상은 신뢰 단계가 아닌 검증 과정에 있다고 미국 국무부가 밝혔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북한 정부가 시리아의 비밀 핵개발에 협력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힌 백악관 성명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부와 협상을 지속할 뜻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북한 정부는 그러나 백악관 성명에 대해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우리는 북핵 협상과 관련해 아직 신뢰 단계에 있지 않습니다. 여전히 검증 과정에 있습니다.”

국무부의 션 맥코맥 대변인은 25일 기자 간담회에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냉전시절 구소련에 사용했던 “신뢰하라 그러나 검증하라”는 명언을 인용해 북 핵 협상의 현주소를 설명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백악관이 24일 북한 정부가 시리아의 비밀 핵개발에 협력한 것으로 확신한다는 내용의 성명이 발표된 뒤 미국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앞서 미국중앙정보국(CIA)은 시리아의 원자로가 북한의 영변 원자로와 매우 흡사한 점 등 각종 증거들이 담긴 사진과 분석자료를 미국 의회와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간담회에서 북한과 시리아간 핵 협력 정보를 지난해 북한을 포함한6자회담 참가국들에게 브리핑 했다며, 이는 놀랄만한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그러나, 미국의 브리핑에 대한 당시 북한 정부의 반응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정부 역시 백악관의 성명이 발표된지 이틀이 지났지만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시리아는 그러나 미국의 주장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바샤르 자파리 유엔주재 시리아 대사는 25일 시리아는 아무것도 숨길 것이 없다며 앞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모든 조사에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IAEA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앞서 미국이 뒤늦게 정보를 보고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며, 그러나 미국 정부가 공개한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 정보에 대해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는 북한과 시리아간 핵협력 논란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협상을 지속할 뜻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백악관의 다나 페리노 대변인은 25일 최근 부시 행정부의 정보 공개와 미국 지도부의 발언이 북한 정부가 완전한 핵 신고를 하는데 힘을 실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페리노 대변인은 다음 단계를 위한 공은 북한에 있다며, 풀루토늄 총량과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그리고 시리아와의 핵 협력을 포함한 핵 확산 등 세 가지 분야에 대해 북한의 완전한 핵 신고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연일 미국 정부가 북한과 시리아간 핵협력 정보를 전격 공개한 배경과 이 논란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전망하는 내용의 보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26일자 사설에서 시리아에 핵기술을 판매한 북한 정부의 행동은 극도로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북한의 모든 핵활동에 대해 철저한 감시와 검증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25일 논평에서 북한 정부의 행동은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북한의 핵 활동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매우 힘들고 때론 굴욕감까지 느끼는 협상을 계속하는 길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두 전직 외교 관리가26일 ‘워싱턴포스트’ 공동 기고문에서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질타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레이건과 클린턴 전 행정부에서 외교 관리를 지낸 윈스톤 로드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카터 행정부에서 국무부 정치군사담당 차관보를 지낸 레슬리 겔브 현 미국외교협회 선임 연구원은 기고문에서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자주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두 전직 관리는 북한 정부가 9.19 공동성명의 합의 내용 중 많은 것들을 보류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대북 제재들을 해제하는 양상이라며, 이는 북한과 나쁜 핵 협상으로 갈 수 있다는 여러 이유들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들은 협상을 할 때 때로 전진을 멈추고 양보하며, 모호한 상황에 대해 인내할 필요가 있지만 지금은 그런 때가 아니라며 상대가 합의를 어기는 것에 대해 보다 단호하고 세련된 외교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두 전문가는 북한 정부가 우라늄 농축과 북한과의 핵 협력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내 놓지 않은 채 미국의 주장에 인지(acknowledge) 한다는 표현으로 협상이 전개되고 있다며,

‘인지’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의미의 ‘Accept’ 가 아니라 “상대의 말을 들었다” (we hear what you say) 는 의미라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두 전문가는 미국과 북한 모두가 9.19 공동성명의 합의를 포기해서도, 주요 골자를 뺀 채 지나쳐서도 안된다며 부시 대통령은 임기 중 성과를 남기기 위해 그릇된 전례를 차기 대통령에게 남겨서는 안된다고 권고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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