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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기관, 북한 인권실태 자료수집 나서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정부가 '인권 외교'를 국정과제로 삼고 북한에 '할 말은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그동안 민간 주도로 운영돼오던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조사와 자료수집 작업에 정부 기관들이 나서고 있습니다. 북한 인권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공개적인 북한 인권 관련 정보수집이 북한 당국에 인권개선을 촉구하는 간접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서울의 VOA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이명박 정부가 북한 인권 개선을 대북정책의 핵심 중 하나로 꼽으면서, 통일부와 국가인권위원회, 국책연구기관 등이 북한의 인권실태와 관련한 정보수집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통일부는 22일 "열흘 간의 일정으로 북한 전문가 30명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북한 인권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손현진 사무관은 "회의에서 통일부가 북한 인권 정보 구축에 직접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현재 추진 여부를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손현진 사무관은 "간담회에서 나온 결론이나 의견 등을 정책에 적극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해, 이 방안이 정책으로 채택될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손 사무관은 "그동안 통일부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해 북한 인권 문제에 다소 소극적으로 대처했지만, 인권 문제가 보편적 가치임을 강조하는 정부의 방침상, 앞으로 적극적으로 인권 문제에 대처할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도 올해 1억 원을 배정해 1996년부터 발간해온 북한인권백서의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이른바 '데이터 베이스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북한 인권 데이터베이스화'란 북한 내 인권유린 관련 정보를 지역과 성, 연령 등 여러 항목별로 전산자료화하는 작업입니다.

총괄책임을 맡은 통일연구원의 김수암 연구위원은 "탈북자 면접 인원을 1백여 명으로 늘려 북한인권백서의 내용을 보강하고, 국제사회의 기준에 부합하는 정보수집을 위해 북한 인권백서를 전산자료화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통일연구원 김수암 연구위원] "국제사회에서 인권 개선을 위한 중요한 기초자료로 북한 인권백서가 많이 인용되고 있으므로, 기존의 조사자료를 보다 체계화하고 우리 목표는 좀더 다양한 직업, 지역 경력을 가진 탈북자들을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북한 인권백서의 객관적인 신뢰성을 제고한다는 차원에서 이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도 탈북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여 북한 내 정치적 자유 문제 등 북한 인권 전반에 대한 연구를 시작할 방침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영국 사무관은 "북한의 인권실태 조사를 전문 연구기관에 의뢰해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며 "2003년부터 북한 인권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실태조사와 해외 현지조사를 벌였으며, 올해부터는 기존 자료를 분석해 심층적인 정책권고 방안을 찾을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영국 사무관] "이같은 연구활동은 인권의 보편성의 관점과, 개별국가의 특수성을 동시에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즉, 국가인권위원회에선 북한 인권을 국제규범의 보편성을 갖고 접근하고, 남북관계 면에선 '한반도 평화'라는 대전제 하에서 북한 인권을 보므로, 이 연장선상에서 지속적인 연구활동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북한 인권 문제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이 한국 사회 내부와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 문제를 공론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 인권문제 전문가는 "현 정부 들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논의들이 활발히 전개되면서, 과거 서독이 동독의 인권유린 실태를 기록한 사례처럼 '북한 인권기록보존소 설치'같은 논의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의 케이석 연구원은 "한국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그러나 정치범수용소 등 굵직한 현안 외에 북한주민의 기본권 등에 보다 세밀한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휴먼라이츠 워치 케이석 연구원] "이제까지 (한국 정부는) 북한 인권이라고 하면 정치범수용소, 공개처형, 탈북자 북송 문제 등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문제에만 집중해 왔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늦은 감은 없지 않지만 한국이 정책적으로 북한 인권에 대해 정책을 수립하고 자료를 축적한 것은 좋은 일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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