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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바니아 예비선거 - 끝내기냐 뒤집기냐 관심 집중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의 마지막 최대 승부처가 될 펜실바니아 주 예비선거가 오늘 (22일) 실시됩니다. 경선 결과에 따라, 대의원 확보 면에서 앞서고 있는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민주당 후보 자리를 굳히느냐, 아니면 후보 사퇴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느냐가 판가름날 전망입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 동북부 펜실바니아 주민들은 지난 해 예비선거 일정이 발표됐을 때만 해도, 다른 주들에 비해 한참 늦은 4월 말로 잡힌 펜실바니아 예비선거가 지금처럼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공화당은 이미 존 맥케인 상원의원을 사실상 대통령 후보로 확정한 반면, 민주당에서는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간의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면서, 이제 펜실바니아 예비선거 결과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의 승부를 판가름할 결정적인 행사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오바마 의원과 클린턴 의원은 이번 경선을 앞두고 펜실바니아 전역을 누비며 선거운동에 진력하는 한편, 선거광고에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습니다.

펜실바니아의 에드워드 렌델 주지사는 지금같이 치열한 광고전이 펼치지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특히 오바마 의원이 클린턴 의원보다 3배나 많은 광고비를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렌델 주지사는 그동안 오바마 의원은 2백90만 달러 이상을 투입했다면서, 펜실바니아 어디를 가도10분 안에 오바마 의원의 텔레비전 광고를 볼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의원은 한 때 펜실바니아에서 오바마 의원에 20% 이상 앞서기도 했지만, 최근에 실시된 여론조사들에 따르면,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5% 내지 10%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오바마 의원은 경선을 하루 앞둔 21일, 일단 열세를 인정했습니다.

오바마 의원은 승리를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다른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는 격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펜실바니아 주에 배정된 대의원 수는 모두 158명으로 지금까지 남은 경선 지역 가운데 가장 많은 대의원이 선출됩니다. 그러나, 득표율에 따라 대의원을 배분하는 방식 때문에 한 후보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지 않는 한 두 후보 간 대의원 수 차이는 10명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AP 통신'이 자체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까지 오바마 의원이 확보한 대의원 수는 1천6백45명, 클린턴 의원이 확보한 대의원 수는 1천5백 7명으로 오바마 의원이 1백 46명 많습니다. 오바마 의원은 일반 대의원 숫자와 함께 전체 득표수, 그리고 승리한 경선지역 숫자에서도 클린턴 의원에 앞서 있습니다. 반면, 클린턴 의원은 오바마 의원의 선거구인 일리노이를 제외한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다른 인구가 많은 주들에서 모두 승리했습니다.

이처럼 대의원 수에서 1백 명 이상 뒤지고 있는 클린턴 의원은 이번 펜실바니아 예비선거에서 10% 이상의 표차로 이기지 못하면 경선 완주를 장담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버지니아주립대학교 정치학과의 래리 사바토 교수의 말입니다.

사바토 교수는 클린턴 의원의 경선 완주 여부는 펜실바니아 예비선거 결과에 달렸다면서, 만일 클린턴 의원이 패하거나 근소한 차이로 이길 경우에는 경선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두 후보는 펜실베니아에서 지난 2004년 이후 2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진 점을 의식한 듯 선거운동에서 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아울러 최근 펜실바니아 주 근로계층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수세에 몰리기도 했던 오바마 의원은 변화의 메시지도 강조했습니다.

이번 펜실바니아 예비선거는 희망과 두려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선거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구 1천 2백만 명의 펜실바니아는 플로리다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노인층 인구가 많은 주로, 젊은층 유권자들은 그같은 메시지에 호응했지만 노인층은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반면, 클린턴 의원은 경험을 강조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세계에서 미국의 명성과 지도력을 회복할 지도자로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낼 지도자로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고 클리턴 의원은 반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두 후보는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면서 상호 비방전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클린턴 의원은 오바마 의원의 말과 선거운동본부의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비난했고, 오바마 의원은 클린턴 의원을 구시대의 정치인이라고 공격했습니다.

일부 민주당 관계자들은 이처럼 경선이 장기화되고

두 후보 간 비방전이 확대되면 결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맥케인 상원의원이 이득을 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AP 통신과 `야후'가 새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 의원은 경험이 없고, 비윤리적이며, 정직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클린턴 의원은 호감도와 정직성, 도덕성과 관련해 오바마 의원보다 더 나쁜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한 AP 통신의 최근 조사에서 공화당의 맥케인 의원은 민주당의 오바마 의원이나 클린턴 의원 누구와 맞대결을 펼쳐도 접전을 벌일 정도로, 한 때는 민주당이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제는 그 격차가 크게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공화당에서는 대선 후보가 사실상 확정됐기 때문에 이번 펜실바니아 예비선거는 요식행위에 그칠 전망입니다. 대신 맥케인 의원은 오는 11월의 대통령 선거 본선에 대비해 미 전국의 빈곤지역들을 돌며 지지층 확대를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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