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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우주인 탄생 성과와 과제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가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귀환함에 따라 앞으로 한국의 우주 과학기술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번 우주인 탄생이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국가적 자산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한국 첫 우주인 탄생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서울 VOA 김은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한국 최초 우주인인 이소연 씨가 19일 지구로 무사히 귀환하며, 한국은 세계 36번째 우주인 배출국이 됐습니다. 이소연 씨의 성공적인 우주비행으로, 한국의 우주 과학기술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계 7위권의 과학기술 수준에 비해 우주인 배출이 다소 늦었지만, 우주인 배출을 계기로 우주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것입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류정주 선임연구부장은 "특히 이소연 씨가 우주에서 보여준 무중력 실험들은 침체된 국내 기초과학 분야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류정주 부장]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화됐는데, 이소연 씨 같은 스타 탄생을 계기로 이공계 기피 현상을 조금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11,12위에 해당하는 한국의 경제규모론 이에 비해 좀 늦었는데 지금부터라도 본격적으로 개발한다면 우주강국으로 가는 기초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고, 국제적으론 한국의 위상을 높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항공대학교 조사에 따르면 첫 우주인 배출로 예상되는 경제적인 효과는 약 4천7백8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우주인 배출에 들어간 돈의 18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정부의 우주개발 계획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현재 전라남도 고흥에 건립하고 있는 '나로 우주센터'가 9월이면 완공되고, 12월에는 '한국형 우주발사체(KSLV-1)'가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싣고 한국 땅에서 최초로 발사될 예정입니다.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은 세계에서 9번째로 자체 위성발사 기술을 갖춘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하게 됩니다.

이어 2017년 3백t급 발사체 자력 개발, 2020년 달 탐사 궤도 위성 발사 등의 계획들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첫 우주인 배출을 계기로, 일제히 우주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정책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한나라당은 논평을 통해 "이번 우주인 탄생을 계기로 국가적 역량을 결집시켜 본격적인 우주개발 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밝히는가 하면, 통합민주당은 '우주항공 중심도시 특별법' 제정을 통해 항공우주 산업 육성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유선진당도 논평에서 첫 우주인 탄생이 우주 과학기술 분야의 미래를 여는 단초가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우주인 선발부터 발사와 귀환까지, 전 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끌면서 우주와 과학기술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것도 주요 성과로 꼽힙니다.

한국항공대학교 장영근 교수는 "항공우주학의 특성상 연구개발에 큰 비용이 투입되지만, 당장 1,2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따라서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는 게 우주항공 개발에 있어 급선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항공대학교 장영근 교수] "우주개발이라는 것이 자동차 산업처럼 10년만에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전혀 경험해 보지 못했던 기술개발이므로 시간이 많이 걸리고 연구도 혹독하고 진취적으로 해야합니다. '산업'이라기 보단 '개발'이라는 표현이 더 맞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꾸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급선무라고 봅니다."

실제 일본의 경우 1980년대부터 우주왕복선 20년 계획 (HOPE-X. HOPE-Experimental.우주왕환기술실험기)에 1조 7천 억원 상당의 예산을 투입해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지만, 최근 실험이 중단될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막대한 시간과 비용에 비해 성과가 부실하다며 열렬한 지지를 보냈던 국민들의 관심도 돌아섰고, 정부의 지원도 줄었기 때문입니다. 또 이소연 씨와 고산 씨가 정식 우주인 훈련을 받는 과정에서 러시아로부터 우주 비행에 대한 노하우를 어느 정도 전수받을 수 있었다는 것도 성과입니다.

그러나 한국 스스로 우주선 발사추진체를 만들지 못해, 러시아 기술에 의존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때문에 이소연 씨가 진정한 우주인이 아니라 우주관광객에 불과하다는 논란도 제기됐습니다.

러시아가 낸 공식자료에도 함께 우주로 올라간 러시아인들은 '우주인'으로, 이소연 씨는 '비행 참가자'로 표기됐습니다.

건국대 항공우주학과 이창진 교수는 "한국이 후발주자 부담을 떨쳐버리려면,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계획성 있고 체계적인 정부 지원과 항공우주 사업의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창진 교수] "이번 우주인 탄생은 우주기술 개발 재원을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부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우주인 배출을 통해 어떤 성과를 얻었는가, 후속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의 이런 인프라를 축적해 우주강국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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