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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대북 식량지원, 여전히 모니터링이 문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재개하는 데 있어, 여전히 모니터링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16일 국무부가 밝혔습니다.

한편 세계식량계획 WFP는 북한이 극심한 식량 부족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심각하고 비극적인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원 등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WFP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흉작과 함께 국제 식량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1990년대 중반 대량 아사 이후 최악의 식량 부족 사태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션 맥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식량 지원을 결정할 때는 식량이 필요한 사람에게 돌아가는지 확인하는 모니터링 체계를 고려한다고 말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재개를 주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세계식량계획 WFP는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날 수록 모니터링 체계가 개선된다고 말하지만 북한의 경우 여전히 모니터링에 결함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북한의 모니터링에 대해서는 미국 뿐만 아니라 WFP 등 국제사회에서도 오랫동안 의문을 가져왔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수해 직후 북한에 대한 대규모 식량 지원을 고려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까지 지원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그러나 북한의 모니터링 체계가 개선되지 않더라도 인도적 차원의 지원 필요 정도에 따라 식량지원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도 덧붙였습니다.

한편 유엔 산하 국제식량계획, WFP는 북한의 심각한 식량 상황에 대해 경고하고, 국제 사회의 신속한 지원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장 피에르 드 마저리 WFP 평양사무소장은 16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도주의적 식량 위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드 마저리 소장은 “북한에서는 대규모 식량 사태 조짐이 있다”면서 “식량 사태로 이어질 모든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식량 위기의 주요 원인은 국제 식량가격 급등과 지난해 홍수로 인한 흉작입니다. 드 마저리 소장은 옥수수와 곡물 등 기본 식량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최소한 두 배 이상 뛰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의 대북지원단체 ‘좋은 벗들’도 16일 발간한 소식지에서 “남포의 쌀값이 지난달 말 2천원선을 넘어선지 채 2주도 되지 않아서 2천5백원을 넘었고, 이제는 3천원대를 향해 맹렬히 치솟고 있다”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쌀값이 미쳤다’는 말이 나오고, 시장에 가도 쌀과 옥수수를 구경하기 조차 힘들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에 심각한 식량 부족 사태를 겪었으며, 최소한 수십만명의 아사자가 발생했습니다. WFP는 북한이 지난해 주민의 생존에 필요한 기본 식량 요구량의 80%를 확보했지만, 올해는 60%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장 피에르 드 마저리 WFP 평양사무소장은 북한의 식량 배급 체계에도 과도한 부담에 따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드 마저리 소장은 “북한의 지역 정부 관계자들이 주민에 대한 식량 배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앞으로 배급이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정부 관계자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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