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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세계 최대의 언론 박물관 ‘뉴지엄’ 개관


안녕하세요?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 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지난 주말 워싱톤 디씨에 새로 문을 연 언론 박물관 ‘뉴지엄’에 관해 전해 드립니다. 이어서 로스 앤젤레스를 배경으로 경찰 내부의 비리를 그린 새 영화 ‘Street Kings (거리의 제왕들)’의 줄거리를 살펴보고, 감독과 출연 배우들의 얘기도 들어 보겠습니다.

[주간 문화계 단신]

  • 노르웨이 최초의 오페라관이 수도 오슬로의 피오르 해안가에 문을 열었습니다. 처음 오페라관 건립계획이 나온 지 1백20년 만에 완공된 노르웨이 국립 오페라관은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에 비견될 만큼 건축사에 남을 뛰어난 작품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전 세계 문학인들의 모임인 국제 펜클럽은 수감중인 중국 작가 양통얀을 올해 글쓰기의 자유상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양통얀은 지난 2005년 중국정부에 반대하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로 체포된 뒤 12년형을 선고받고 수감중입니다.
  • 지난 9일 홍콩의 소더비 경매가 실시한 중국 현대미술 경매의 낙찰 총액이 5천2백만 달러에 달하는 등 세계 미술품 시장에서 중국 현대미술의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이 날 인기 작가 장샤오강의 1995년 작품 ‘혈통: 대가족 3번’은 6백만 달러 이상에 팔리면서, 중국 현대작가 작품으로는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 워싱톤 스미소니안 재단 산하 국립 미국 역사 박물관이 오는 11월에 다시 문을 엽니다. 지난 2006년 보수를 위해 휴관한 미국 역사 박물관은 원래 올 여름부터 다시 관람객들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공사가 지연돼 재개관 날짜를 늦췄습니다.
  • 체크 공화국 출신의 소설가 아르노슈트 루스티그가 올해 프란츠 카프카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카프카 문학상은 20세기 주요 독일어 작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변신’ 등의 작품을 남긴 프란츠 카프카를 기리기 위해 지난 2001년에 제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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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언론 박물관인 뉴지엄 (Newseum)이 지난 11일 새로 워싱턴 디씨에 문을 열였습니다. 뉴지엄은 언론의 보도를 뜻하는 뉴스와 박물관을 의미하는 뮤지엄을 합친 말인데요. 원래는 워싱턴 인근 알링턴에 있었는데, 지난 2002년 알링턴 시대를 마감한 지 거의 6년 만에 새로 워싱턴 시내에 문을 열었습니다.

새 뉴지엄은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을 잇는 펜실베니아가 선상에 위치해 있는데요. 이 건물 외벽에는 언론과 종교 등 인간의 다섯 가지 기본적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 전문이 흰 대리석 벽에 크게 새겨져 있습니다.

피터 프리처드 뉴지엄 회장은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는 종교, 언론, 출판, 집회, 청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며, 이는 모든 미국인들의 자유에 있어서 토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이란 나라는 이같은 기본적인 자유에 기초해 세워졌다는 건데요. 이같은 자유는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여러 나라 국민에게 똑같이 중요한 것이라고 프리처드 회장은 강조했습니다.

새 뉴지엄은 지하 1층, 지상 6층 건물에 14개 전시실과 15개 극장을 갖추고 있는데요. 4억5천만 달러에 달하는 건설비용은 대부분 개인과 기업의 기부금으로 충당됐습니다. 민간 단체 ‘프리덤 포럼’이 운영하는 뉴지엄은 언론인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사람들에게 정보와 즐거움을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세워졌는데요. 하지만 무엇보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자유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세워졌다고 프리처드 뉴지엄 회장은 말합니다.

프리처드 뉴지엄 회장은 사람들에게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는데요. 미국 사람들 중에는 수정헌법 제1조에 나와있는 다섯가지 기본적인 자유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프리처드 회장은 사람들에게 자유의 중요성과 그 역사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뉴지엄은 초기 점토판에서부터 6백년전에 발명된 세계최초의 인쇄기, 그리고 오늘날 디지탈 인쇄기술에 이르기까지 언론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뉴지엄을 찾는 관람객들은 여러 전시회장을 둘러보면서 세계 각국 기자들의 야심 찬 보도 내용을 엿볼 수 있는데요. 뉴지엄 전시실을 설계한 랠프 애플범씨는 뉴지엄은 보통 실내가 조용한 다른 박물관과는 달리 시끄러운 곳이라고 말합니다.

애플범 씨는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게 된다며, 뉴지엄은 시끄러운 박물관이라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뉴지엄의 전시물은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이란 건데요. 애플범 씨는 또 뉴지엄은 역사 박물관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뉴지엄은 세계 최고의 쌍방향 박물관이라고 스스로 자부하고 있는데요. 방송기자 체험장에서는 관람객들이 마이크를 들고 카메라 앞에 서서 보도를 하거나 뉴스 진행자 역할을 해볼 수 있습니다.

프리처드 뉴지엄 회장은 또한 관람객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나라가 전쟁을 치르는 동안에 정부를 비판해도 괜찮은 가를 묻는 곳이 있는데요. 방문객들은 그 곳에 자신의 생각을 남기고, 또 다른 사람의 견해도 들어볼 수 있다고 프리처드 회장은 말했습니다.

뉴지엄 전시실을 설계한 애플범 씨는 이 곳을 둘러보면 얼마나 사람들이 민주주의와 자유를 사랑하는 지 알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하지만 언론인 추모의 벽을 보면 자유란 결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2층 높이의 이 유리벽에는 진실보도를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취재 현장에서 숨진 세계 각국의 언론인 1천8백여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뉴지엄 3층에 마련된 세계뉴스 전시실에 들어가면 세계 주요 신문의 일면 기사를 볼 수 있는 ‘오늘의 일면’ 코너가 있는데요. 한국 신문들 가운데서는 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또 이 곳에는 세계 각국의 언론의 자유를 비교해볼 수 있는 대형 세계지도가 있는데요.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는 녹색, 중간인 나라는 노란색, 전혀 보장되지 않는 나라는 붉은 색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고 북한을 비롯해 중국 등 대부분의 지역이 붉게 칠해져 있구요. 다른 지역도 녹색 보다는 노란색이나 붉은 색으로 칠해진 곳이 많아서, 세계 언론의 자유를 성취하는데 있어서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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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설가 제임스 엘로이의 범죄소설에 기반을 둔 영화 ‘스트리트 킹즈 (Street Kings)’가 최근 전 세계 극장에서 개봉됐습니다. ‘거리의 제왕들’이란 제목의 이 영화는 캘리포니아주 로스 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하는데요. 한인타운에 잠입한 주인공 경관이 한인 폭력배들을 살해하고 실종상태에 있던 두 자매를 구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주인공 경찰인 탐 러드로우는 범인들을 다 없애버리겠다고 말하는데요. 악랄한 범죄를 저지르는 악당들과 맞서 싸우려면 인정사정 봐주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러드로우는 상관의 신임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아내를 잃은 슬픔과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달래기 위해 술병을 입에 달고 지냅니다. 그러던 중 부정혐의를 받던 동료 경찰관이 살해 당하자 용의자로 지목을 받게 됩니다.

러드로우는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경찰 내부의 부정부패를 밝히는 길 밖에는 없다는 걸 깨닫게 되는데요. 이는 오랜 세월 쌓아온 우정과 충성심을 버려야 한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주인공 경찰 탐 러드로우 역으로 키아누 리브스 씨가 출연했는데요. 리브스 씨는 연기를 하면서 자신의 역할은 명령을 받으면 그대로 따라야하는 군인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키아누 리브스 씨는 탐 러드로우는 일종의 외로운 늑대 같은 인물이라며, 다른 동료들로부터 질투와 시기의 대상이지만 상관에게는 특별한 존재이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때문에 영화 전반에 걸쳐 긴장이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아카데미상 수상자인 포레스트 위터커 씨가 러드로우를 감싸는 상관 잭 원더 역을 맡았는데요. 하지만 원더는 거리에서 범죄를 소탕하기 보다는 자신의 권력과 출세에 더 신경을 쓰는 듯 합니다.

원더는 부하 경관들을 가족처럼 여기고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애쓴다고 위터커 씨는 말하는데요. 도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원더의 도덕심은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도덕관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원더는 범죄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으면서 스스로 부정부패를 위해 싸운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스트리트 킹즈’를 연출한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은 덴젤 워싱턴 씨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줬던 영화 ‘트레이닝 데이’의 극본을 쓰기도 한 사람인데요. 에이어 감독은 ‘스트리트 킹즈’ 영화를 만들면서 원작자 제임스 엘로이 씨가 소설에서 보여준 경찰세계에 대한 통찰력을 살리려고 애를 많이 썼다고 말했습니다.

에이어 감독은 로스 앤젤레스 경찰국에 친구가 많다고 말하는데요. 영화 촬영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영화 ‘스트리트 킹즈’에는 키아누 리브스 씨와 포레스트 위터커 씨 외에도 경찰부패에 맞서도록 러드로우를 설득하는 정부 관리 역으로 휴 러리 씨 등이 출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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