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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월드] 미 프로골프 '매스터스 대회' 이변 - 무명의 아프리카 선수 챔피언 차지


한 주 간의 미국 내 주요경기 소식과 각종 스포츠 화제들을 전해 드리는 '스포츠 월드' 시간입니다. 오늘도 이연철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문) 미국프로골프 PGA 투어의 올해 첫 메이저대회인 '매스터스 대회'가 지난 13일 막을 내렸습니다. 골프 실력에서 매스터, 이른바 명인으로 인정된 93명의 선수들만 초청을 받은 이 대회에서는 신 만이 매스터스 우승자를 점지한다는 말이 다시 한 번 입증됐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미국 남부 조지아 주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린 제 72회 매스터스 대회에서, 팬들에게도 이름이 낯선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트레버 이멜만이 우승하는 깜짝 이변이 연출됐습니다. 세계랭킹 29위로, PGA 투어 우승이라고는 지난 2006년 웨스턴 오픈 우승 한 번 뿐이던 이멜만은 마지막날 경기에서 다소 부진했지만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우승하면서, 매스터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그린자켓의 주인이 됐습니다.

이멜만은 마음을 강하게 먹자고 스스로 다짐하면서 경기를 치뤘으며 매 순간 마다 최선을 다하고자 했다면서 자신이 우승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멜만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매스터스 챔피언이라는 명예가 평생동안 따라 붙게 된 것 이외에도, 우승상금 1백35만 달러를 받아 상금랭킹 10위로 올랐고, 세계랭킹도 10위권으로 뛰어 오르게 됐습니다.

문) 그런데, 올해 매스터스 우승자인 이멜만은 병마를 극복하고 이번에 우승을 일궈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면서요?

답) 네, 이멜만은 4개월 전에 횡격막에서 종양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건강을 회복했고 다른 사람들보다 6주일이나 늦게 다시 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했지만, 결과는 부진했습니다. 8개 대회에서 네 차례나 예선탈락했고, 단 한 번도 10위 안에 들지 못했지만, 정작 올해 첫 메이저대회인 매스터스에서 정상에 오르는 극적인 반전을 보였습니다.

이멜만은 그동안 자신에게 벌어진 일들을 급경사를 빠른 속도로 오르고 내리는 놀이 기구인 롤러코스터에 비유했습니다. 이멜만은 대회에서 계속 예선탈락하는 등 부진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앞선 대회에서 예선 탈락했는데 이번에는 매스터스 우승을 차지한 것은 평생 일어난 일 중에 가장 극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그런가 하면, 골프 황제로 불리는 미국의 타이거 우즈는 지난 해 9월부터 PGA 투어 대회 5연승을 포함해 7개 대회 연승을 벌이는 등 최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며 매스터스 우승 1순위로 꼽혔는데요, 결국 신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인가요?

답) 네, 우즈는 최종합계에서 이멜만에 3타 뒤진 5언더파 283타로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또 다시 준우승에 그쳤습니다. 남들은 평생 단 한 번 하기도 어렵다는 메이저대회 우승을 이미 13차례나 차지한 우즈는 올해 첫 메이저대회인 매스터스를 시작으로 올해 벌어지는 모든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을 사상 최초로 달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지만, 일단 그같은 꿈은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습니다.

우즈는 퍼팅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준우승에 그친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우즈는 이멜만은 매스터스에서 우승할 만한 충분한 실력을 갖춘 선수라고 격찬했습니다.

우즈는 뛰어난 재능을 지닌 이멜만이 지난 몇 년동안 불운을 겪었지만 모든 것을 이겨냈다면서, 그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멜만은 세계 최고인 우즈를 물리친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말했습니다.

이멜만은 메이저대회에서 기량이 절정에 달한 우즈를 물리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면서 다시 또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PGA 무대에서 활약중인 한국의 최경주도 기회 있을 때마다 매스터스 우승이 꿈이라고 말해 왔는데요, 어떻게 됐습니까?

답) 네, 가까스로 예선을 통과한 45명 안에 들었던 최경주는 최종합계 10오버파 298타로 41위에 그치면서 메이저대회의 높은 벽을 다시 한 번 실감했습니다. 최경주는 생각이 너무 많으면 골프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을 새삼느꼈다고 말했는데요, 아무래도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에 대한 부담 때문에 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알기쉬운 스포츠용어]

버저비터 (Buzzer Beater)

야구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은 아마도 '끝내기 안타'나 '끝내기 홈런'이 터지는 순간일 것입니다. 홈 팀이 동점이나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9회말이나 연장전 마지막 공격에서, 안타 한 방이나 홈런 한 발로 순식간에 승부를 마무리하는 극적인 장면인데요, 야구에 끝내기 안타나 끝내기 홈런이 있다면, 농구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극적인 명장면 중에는 '버저비터'라는 것이 있습니다.

버저비터는 말 그대로 경기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버저가 울리기 직전에 던진 슛 가운데 골로 연결된 슛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아마추어 농구에서는 전반전과 후반전에 각각 1번씩, 그리고 프로농구의 경우에는 1쿼터부터 4쿼터 까지 4번의 기회가 있습니다. 농구 규칙상 버저가 울린 후에 선수의 손을 떠난 공은 골로 연결되더라도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버저비터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버저가 울리기 전에 슛을 던져야 합니다.

하지만 영 점 몇 초 사이에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심판도 제대로 판정하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요, 그래서 미국대학농구 NCAA나 미국프로농구NBA 등에서는 비디오 판정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버저비터 중에서도 아마추어 농구에서는 후반전에, 그리고 프로농구에서는 4쿼터에 경기에서 지고 있던 팀이 버저비터 한 방으로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거나 승부를 뒤집는 상황을 가리켜 진정한 버저비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1989년 5월7일 시카고 불스의 마이클 조던이 클리브랜드 캐벌리어스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기록한 버저비터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당시 경기종료 3초를 남기고 99-100으로 한 점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패스를 넘겨 받은 마이클 조던은 버저 소리와 거의 동시에 슛을 성공시키면서 101-100 한 점 차이의 짜릿한 승리를 이끌어 냈는데요, 마이클 조던의 이 버저비터는 '더 샷(The Shot)' 이라는 이름과 함께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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