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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과 중국, 대북 에너지 지원 협의


북한의 핵 신고 문제를 논의한 미국과 북한 간 싱가포르 양자회동에서 일정 정도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남북한과 중국 세 나라가 오늘 중국 베이징에서 6자회담 차원의 대북 에너지 지원을 위한 실무협의를 시작했습니다. 중국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오늘 베이징에서 북한에 대한 경제, 에너지 지원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한국-북한-중국 간 3자 실무협의가 열렸지요, 자세한 소식 전해주시죠?

답) 한국과 북한, 중국은 오늘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 베이징에서 10·3 합의에 따른 6자회담 차원의 대북한 경제, 에너지 지원과 관련한 3자 협의 2단계 회의를 가졌습니다. 한국-북한-중국 3자간 에너지 지원협의는 지난해 11월과 12월, 올해 2월에 이어 이번이 세 네 번째인데요, 3자 협의가 열린 것은 40일 만입니다.

3자 간 대북한 에너지지원 실무협의는 오늘 이곳 시간으로 오전 10시 30분부터 베이징 시내에 있는 중국주재 한국대사관내 회의실에서 열렸는데요, 오늘 협의에서 남북한과 중국은 지난 2월 21일부터 이틀 동안 베이징에서 개최된 3자협의 1단계 회의와 지난달 3월 27일부터 이틀 동안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한 실무접촉 협의결과를 바탕으로, 6개국 차원의 대북한 에너지 관련 설비와 자재 3차분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특히 오늘 세 나라는 핵 프로그램 신고와 핵시설 불능화의 대가로 북한에 우선적으로 지원할 에너지 설비 및 자재의 품목과 단가 등 기술적이고 세부적인 방안에 대해 협의한 것으 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일본을 제외한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6자회담 4개 당사국들은 6자회담 2.13 및 10.3 합의와 부속 합의에 따라, 북한의 핵 신고 및 불능화 이행의 대가로 북한에 중유 45만t과 중유 50만t 상당의 에너지 관련 설비, 자재를 제공키로 결정했는데요, 설비와 자재지원의 경우 1차 지원분을 한국과 중국이 맡기로 하고, 한국은 지난 해 12월과 올해 2월 철강재 등을 북한에 보냈습니다.

문) 오늘 실무협의에는 남북한과 중국 측에서 누가 수석대표로 나왔나요?

답) 오늘 열린 협의에 한국측에서는 지난 2월까지 수석대표를 맡아온 임성남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의 후임인 황준국 신임 북핵외교기획단장이 참석했고, 북한측에서는 현학봉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 중국측에서는 천나이칭 외교부 한반도 담당대사가 각각 수석대표로 나왔는데요, 3개국 가운데 이번에 한국만 수석대표가 바뀌었습니다.

또한 한국 측에서는 황준국 단장을 비롯해 외교부와 통일부 등 관련 부처 실무자들이 참석했고,오늘 회의 참가자는 북한과 중국을 합쳐 모두 20여명에 달했습니다.

문) 실무회의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답) 오늘 열린 대북한 에너지지원 실무협의는 최근 남북한 관계가 경색되기는 했지만 북한 핵 신고 문제가 한 고비를 넘긴 상태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남북한 관계의 화해 가능성 등과 맞물려 관심을 끌었는데요, 참가국 대표단은 오늘 오전 10시30분 주중대사관 회의실에서 회의를 시작하기 앞서, 기자들을 위해 포토 세션을 마련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해 회담 전망을 밝게 했습니다.

한국 측 대표인 황준국 북핵외교기획단장과 북한측 대표인 현학봉 외무성 미국국 국장은 밝은 표정으로 악수하는 모습을 모여줘서, 한국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경색된 남북한 관계가 이번 실무회의에는 영향이 없음을 짐작하게 했습니다.

이어 황준국 한국 단장과 현학봉 북한 국장은 중국 측 대표인 천나이칭 중국 외교부 한반도 담당대사와도 함께 사진을 찍고 각각 악수를 나눴습니다.

황준국 한국측 단장은 회의를 시작하기 앞서 인사말에서 "대북한 에너지실무 협의 과정에서 보여준 지원과 지지에 감사를 표시한다"면서 "이번 회의를 통해서도 실질적인 결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앞서 지난달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한간 실무접촉 협의에서 남북한은 개성공단에서 한국 정부 인원이 철수하고 서해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태가 있었음에도 정상적으로 회의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문) 다음 소식으로 가보죠. 어제 있었던 한국의 총선 결과에 대해, 한국의 대북정책의 향방을 주시하고 있는 중국 측으로서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을 것 같은데, 중국 측은 총선 결과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답) 중국 정부는, 어제 한국에서 집권당의 과반의석 확보로 나타난 총선 결과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이나 태도를 내놓지는 않고 있는데요, 다만 중국 정부 관영 언론 매체들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중국 정부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 중국 언론들은 한나라당이 4.9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것은 이명박 한국 대통령의 대북한 및 경제 정책이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기 때문으로 평가했습니다.

중국의 반관영 뉴스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한국의 4.9 총선 결과를 보도하면서 집권당이 과반수 의석을 얻은 것은 신임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한 및 경제 정책을 지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신문사는 또 홍콩의 친중국계 신문인 대공보를 인용해,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함으로써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진흥 정책과 기업 규제완화, 한반도 대운하 등의 추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문) 중국의 관영 언론과 전문가들은 최근 남북관계 경색 원인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요?

답) 중국 정부 관영 뉴스통신사인 신화통신은 지난 4일 ‘남북한 관계가 냉기류를 맞았다’는 지난 4일자 기사에서 2월말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이후 상호주의에 입각한 대북한 정책으로의 전환을 비롯한 일련의 변화 그 자체에 북한이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중국 신화통신은 한국 이명박 정부가 미국과 일본을 중시해 북한을 압박하고 상호주의에 입각해 '선 핵포기 후 경제협력'이란 태도를 보이는데다,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임기연장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졌고, 6자회담 과정에서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태도로 북한을 압박하는 등의 태도를 보인 것에 북한이 크게 반발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또한, 중국 내 북한 문제 전문가인 장롄구이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지난 4일 국제분야 전문 신문인 국제선구도보 기고문에서 "북한 역시 핵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국의 노력이 필수적이고, 경제발전 측면에서도 한국의 원조와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에 한국과의 장기적인 교착 상태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남북한 관계는 장기적으로 통제불능인 상태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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