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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쌀·비료 가격 상승으로 대북 지원 축소 전망


쌀과 비료의 국제 가격이 최근들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한국의 대북 지원 물량도 크게 줄어들 전망입니다. 한국의 관계 당국과 전문가들은 남북관계 경색으로 북측이 한국 정부에 매년 해오던 지원 요청을 하지 않는 등 기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설사 대북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국제 시장 가격 급등이라는 악재 때문에 지원 규모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서울 VOA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해 한국 국회가 올해 대북 지원용 쌀과 비료를 구입하는 데 쓸 예산으로 책정한 남북협력기금 규모는 각각 약 2천억원과 1천5백억원에 달합니다. 이같은 액수는 지난 해 쌀 40만t과 비료 30만t을 지원하는 데 쓰인 예산 규모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국제 시장에서의 쌀과 비료 가격은 지난 해보다 수십에서 수백 퍼센트가 올랐고 지금도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실용주의 대북정책을 놓고 최근 남북관계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북한 당국은 한국 정부에 해마다 해오던 쌀과 비료 지원 요청을 하지 않아 그동안 부족분의 상당량을 충당하는 데 쓴 한국의 대북지원 물량이 끊긴 상태입니다.

한국의 관계 당국과 전문가들은 설사 대북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해당 물자의 국제 가격 급등으로 예년과 같은 규모의 지원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이 대북 지원을 위해 주로 수입하는 태국과 베트남 쌀이 지난 해보다 50% 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해의 경우 대북 지원 쌀 40만t 가운데 수입쌀이 차지한 비중은 25만t. 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선임 연구위원은 이런 사정 때문에 “올해 대북 쌀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현재 예산으론 30만t을 확보하기도 빠듯하다”고 말했습니다.

권 연구위원은 “대북 지원 쌀로 일부 쓰였던 한국 정부의 공공비축미도 시장개방 여파로 한국 내 쌀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감소 추세에 있다는 점 또한 우려할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내 쌀을 주던지 수입을 해서 주던지 둘 중 하나인데 국내 재고가 점점 준다는 것은 우리 비축미 재고가 준다는 얘기니까 우리 국내산을 차관 형태로 주기는 점점 어려워진다는 얘기죠. 그래서 앞으론 거의 수입에 의해서 차관을 제공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으로 점점 간다는 얘기죠.”

비료는 사정이 더 복잡합니다. 그동안 한국의 대북 비료 지원은 생산시설이 일부 과잉상태인 한국 내 비료생산업체에게 넘치는 물량을 해소해주는 효자 노릇을 해왔습니다. 지난 해 대북지원 물량 30만t으로, 업계 총 매출액 1조원의 10%에 해당하는 1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비료값 역시 국제시장에서 크게 오르면서 사정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한국비료공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농협이 국내 농가의 형편을 감안해 비료업계에 제시한 비료 가격인상분은 지난 해 대비 24% 정도. 대북 지원 비료 가격도 국내 농가 공급물량과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돼 온 관행 때문에 업체 측은 대북지원용으로 비료를 내놓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한국비료공업협회 조규용 기획조사부 과장입니다.

“원료 자체들이 1백~3백% 정도 다 올랐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다 감안했을 때는 저희가 전체적으로 인상요인이 50~60%까지 인상돼야지 어느 정도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단계가 되는데 농협에선 그런 부분을 선뜻 수용 못하고 어느 정도 고통을 업체 스스로도 했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그쪽에서 생각해 준 게 24% 정도였거든요.”

이런 사정으로 수출을 주로 해온 비료업체들은 물론이고 내수업체들까지 제값을 받을 수 있는 해외시장으로 물량을 돌리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는 게 조 과장의 설명입니다.

조 과장은 또 “북한이 비료를 뿌리는 시기가 한국보다 조금 이른 철에 하는 게 정상이지만 비료 지원이 늦어지면서 이 시기가 한국과 겹치게 되면 대북 비료 지원에 대한 한국 농민들의 여론이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경제안보팀장은 “하루빨리 남북한 당국이 대화를 갖고 시급한 쌀 비료 지원 문제는 물론 국제가격 상승에 대한 대비책도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정부가 아직 대북정책을 정비하고 나설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태였고, 북쪽이 오히려 남쪽에 대해서 대화를 요청하고 협력 지원을 요청하고 들어오는 게 부드럽게 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닌가 보여져요, 이런 것들이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개선을 시키면서 식량, 비료 값이 전반적으로 오른 것에 대해서도 어떻게 대응할지를 상호 논의하는 것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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