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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긴장상태로 민간교류 차질


북한이 최근 대남 공세를 강화하면서 남북한 간에 예정됐던 각종 교류행사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식목일을 맞아 경기도가 북한 측과 추진 중이던 나무심기 행사가 취소된 데 이어, 남북 민간단체들 사이의 행사도 잠정 보류된 상태입니다. 서울 VOA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는 10일 김문수 경기도 지사 등 2백 명이 방북해 개성 인근에서 식목 행사를 가지려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경기도와 함께 나무심기 행사를 추진하던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본부 관계자는 “3일 북측 실무자로부터 ‘최근의 정세가 좋지 않다’며 ‘행사를 연기하자’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도는 당초 오는 10일 북한 개풍지역에서 식목 행사를 열기로 하고, 지난 달 초에 김 지사를 포함한 2백 명의 방북자 명단을 북측에 보냈었습니다.

경기도 김기영 대변인은 “행사를 수일 남겨두고 있는 시점에서 아직 북측으로부터 통지를 받지 못해, 사실상 추진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라며 남북간 냉각기류가 민간 교류까지 미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김기영 대변인] “민간과 함께 추진하고 있고, 특히 북한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는 우리입장에선, 한쪽에선 경색됐다 하더라도, (북한이) 더 높은 수준의 경색을 원할지, 민간영역 내지 준 민간영역은 향후 어떻게 될는지, 아직 단정적으로 보기보단 며칠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천글로벌코퍼레이션과 온누리교회가 오는 5일 추진키로 한 나무심기 행사도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장로로 있는 온누리교회가 북측과 합의해 5백 명이 북한을 방문하기로 했지만 북측이 갑자기 취소한 것입니다.

아천글로벌코퍼레이션 허윤회 차장은 “지난 1일 북측에서 우리 측에 무기한 연기 통보를 해왔다”면서 “취소 배경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지난 해부터 동해안에서 벌여온 모래채취 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되는 만큼, 일시적인 방북 제한 조치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허윤회 차장] “5일 행사는 북측 사정에 의해 연기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연락은 우리 쪽으로 왔구요. 온누리교회는 사업 참여자구요. 다른 사업들은 차질없이 정상적으로 다 진행되고 있습니다. “

2003년부터 매년 금강산에서 ‘남북 청소년 나무심기’ 행사를 벌여온 대한적십자사도 올해는 남북 당국 간 정세를 감안해 행사를 전면 보류했습니다.

매년 식목일마다 나무심기 행사를 추진해온 민간 단체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이 같은 조치는 남북관계가 냉각되면서 자연스레 예상됐던 일”이라며 “민간단체는 물론이고, 정부의 눈치를 봐야 하는 지자체 역시, 올 상반기 중으로 대북 사업을 추진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 2일 금강산을 방문해 북측 인사들을 만나고 온 6.15 공동 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의 이재규 부대변인은 “북한이 최근 정세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고, 지난 해 정상회담 이행 사항을 차질없이 이행하길 바란다”며 북측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 6.15 남측위원회 이재규 부대변인] "남북 위원장들이 만나서 남북 관계가 긴장국면으로 가고 있는데 깊은 우려를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민간에서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남북 ...."

6·15 기념 공동행사와 관련해 이 부대변인은 “당국 차원의 합의였던 만큼, 공동 행사 개최는 남북관계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는 입장을 북측이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평화의 숲’을 비롯한 일부 민간단체들은 방북이 허용돼, 북한이 현 정세를 감안해, 선별적으로 방북을 허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지난 2일부터 사흘 간 금강산에서 식수행사를 가졌던 평화의 숲 이정민 사무국장은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북한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관계자들과 함께 했지만, 특별히 불쾌한 기색을 보이진 않았다”며 “다만 개성 개풍 지역 등 일부 지역별로 민간 단체들의 방북을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와 관련 “순수 민간단체보다는 준당국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는 민간교류를 일부 차단함으로써, 북한 당국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한 압박 수순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북한이 남한을 배제한 채 미국과만 대화를 지속하는, 통미봉남 전술이 재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지금의 구도가 계속될 경우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에만 몰두하고 한국 정부와의 대화는 계속 외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경북대 정외과 허만호 교수도 “남북 긴장이 고조될 경우, 북측이 ‘남측 길들이기’ 전략의 하나로, 민간 부문의 방북마저 통제할 가능성이 예상된다”며 “앞으로 상당기간 남북관계가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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