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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핵 신고 문제 막판 조율 중


장기간 교착상태에 있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미국과 북한 간 협상이 막바지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을 방문했던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오늘 인도네시아로 떠났습니다. 한국의 외교 소식통들은 힐 차관보가 자카르타에서 북한 측 대화 상대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서울의 VOA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과 북한 양국이 핵 프로그램 신고와 관련해 막바지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결과에 따라 양측 6자 수석대표 간 회동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3일 정부 고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북 간 협의가 지난 달 제네바 회동 이후, 큰 진전을 이루긴 했지만 아직 본질적인 부분에서 조율 할 것이 남아 있다”며 “일부 항목에서 막판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그 동안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 시리아와의 핵 협력 의혹 문제를 신고서에 담는 데 반대해왔으나, 최근 미국의 입장을 감안해 신고서에 포함시키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미국 측은 이를 큰 진전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한국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아직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현재 미-북 간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막판 도출이 이뤄지기 전까지 기다려봐야 알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합의가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인정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과 북한이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까진 속단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힐 차관보의 이번 방한은 미-북 간 진전된 상황을 한국과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북 양국이 접점을 찾고 있는 핵 신고 방안은, 미국이 제기하고 있는 우라늄 농축과 시리아와의 핵 협력 의혹에 대해, 북한이 간접 시인하는 형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이 이같은 형태의 핵 신고서를 제출하면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절차에 착수하게 됩니다.

일부에선 발리를 거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향하는 힐 차관보와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이르면 이번 주말을 전후해 전격 회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힐 차관보 역시 지난 2일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시간 부족을 매우 우려하면서도 북한의 입장을 며칠 더 지켜봐야 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힐 차관보] “3월 말까지 핵 신고를 정리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 이미 3월 말이 지났다. 북한으로부터 새로운 소식이 있는지 며칠 더 봐야 한다.”

또 북한과의 협상이 쉽지 않음을 토로하면서 북 핵 신고범위를 둘러싼 양측의 견해차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말해, 미-북 간 막후 조율작업에 어느 정도 진척이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핵 신고에 담길 내용과 관련해 힐 차관보는 “정확하고 충분한 것이 돼야 한다”며 플루토늄 상황은 물론 어떤 형태로든 외국과의 핵 협력 내용 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힐 차관보] “신고 형식의 유연성은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가 돼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유연성을 가질 수 없다.”

힐 차관보는 그러나 2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자카르타에서 북한 외무성 김계관 부상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 국무부도 미-북 간 회동 가능성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이와 관련, 주한 미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부상과의 회담 일정은 현재로선 없지만 추후 변동사항이 생길 확률이 상당히 높다”고 말해, 인도네시아에 머무는 나흘 간, 미-북 회동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음을 내비쳤습니다.

그러나 자카르타 회동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핵 신고를 둘러싸고 미-북 간 협의가 중대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게 외교 소식통들의 관측입니다.

이로써 남북관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미-북 간 협상에는 상당한 진전이 있는 것으로 보여, 북한이 남한은 배제시킨 채 미국과 협상하는, 이른바 ‘통미봉남’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1일 아시아 소사이어티 코리아 센터 창립 행사 참석차 방한한 힐 차관보는 김하중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잇따라 회동을 갖고, 3일 오전 인도네시아로 떠났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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