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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 협상 기로, 미국 측 반응 엇갈린 전망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달 28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핵 신고의 핵심쟁점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며 핵 시설 불능화 중단 가능성까지 내비친 것과 관련, 북 핵 협상이 매우 어려운 고비에 이른 것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과 북한이 핵 신고의 핵심쟁점을 둘러싸고 더 이상 타협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워싱턴 소재 보수성향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28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은 북한과 핵 신고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기 위해 여러 가지 창의적인 방법을 시도했지만 더 이상은 유연성을 발휘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과 시리아와의 핵 협력설 대두 이후 부시 대통령, 라이스 국무장관 그리고 힐 차관보는 플루토늄, 우라늄, 핵 물질 전파 등 핵 신고의 요구 수준을 낮출 수 없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며 “북한이 우라늄 농축과 핵 확산 활동을 전면 부인하는 발언을 계속하면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의 반발을 키우는 한편 궁지에 몰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해 어떤 압박책을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이미 시작하지 않았다면 조만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다가오는 미-한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에 대한 압박책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압박책으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1718호를 이행에 옮기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소재 정책연구소의 존 페퍼 외교정책 국장은 북한은 미국이 세 가지 핵심 핵 신고 문제와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교착상황이 오래 지속되자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지 않고 적성국 교역법 적용 대상에서 해제하지 않은 점에도 실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페퍼 국장은 “미국은 협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이 여러 가지인 반면 북한은 핵무기 이외에는 거래할 것이 없다”며 “북한은 어떤 협상에 임하던 최대한 상대방의 의지를 시험하고 자신이 핵무기를 포기해도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받고 싶어한다”고 말했습니다.

페퍼 국장은 “국무부가 여러 가지 타개책을 궁리하고 있지만, 북한에 대한 새로운 유인책 즉,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적성국 교역법 적용 해제를 활용하지 않으면 핵 신고를 둘러싼 현 교착상황을 돌파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페퍼 국장은 그럼에도 6자회담 체제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이나 미국이나 협상 이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고 또 과거에도 북한이 핵실험을 포함해 여러 번 미국의 인내심의 한계선을 넘었지만 6자회담 체제는 유지됐다는 것입니다.

한편, 워싱턴 소재 민간연구기관인 대서양위원회의 조셉 스나이더 아시아 담당 국장은 북한의 이번 외무성 대변인 담화 발표는 북 핵 협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현 교착상황은 과거에도 여러 번 그랬던 것처럼 북한 비핵화라는 긴 과정에서 돌출되는 한시적인 걸림돌”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북한은 이번 외무성 담화 외에도 미사일 발사, 개성공단의 한국 측 당국자 철수 요구 등 일련의 행동으로 미국과 한국의 어떤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을 표현하려는 것”이라며,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가 핵 협상 자체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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