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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우수 의과대 졸업생들, 피부과·성형외과로 몰려


미국 내 시사 동향과 화제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의과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피부과나 성형외과 같은 분야에 몰리고 있습니다.

지난 10여 년 전 부터 시작된 이같은 추세는 장래가 촉망되는 의대 졸업생들의 대부분이 내과와 일반 외과 같이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는 것과 직결된 부문의 의사가 되기를 원했던 것과는 크게 대조되는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질병을 치료할 우수한 의사들이 부족한 상황이 빚어질 수도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엠씨 = 이연철 기자, 높은 경쟁율 때문에 피부과나 성형외과 전문의 수련 과정에 지원했다 떨어지는 사람들도 많다면서요?

이 = 그렇습니다. 하버드 의대에 따르면 지난 해 피부과 전공의 6명을 모집했는데, 무려 3백83명이 지원했습니다. 무려 64대1의 경쟁률입니다. 좋은 의과대학을 우등으로 졸업한다고 하더라도 피부과 의사 되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 의과대학협회와 국립 레지던트 배정프로그램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도 이같은 상황이 잘 나타나 있는데요, 지난 해의 경우, 피부과 전문의 과정을 1지망으로 선택한 미국 의대 졸업생 가운데 단지 61% 만이 합격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성형외과의 경우에는 합격율이 63%에 그쳤습니다. 반면에 내과와 가정의학과의 경우에는 합격율 98%와 99%로 지원이 곧 합격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더욱 주목되는 것은 피부과와 성형외과, 그리고 얼굴 성형수술도 함께 시행하는 이비인후과 등 전통적인 질병 치료보다는 삶의 질을 높이는 것과 관련이 있는 이들 3개 분야에 성적이 우수한 명문 의대 졸업생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평균 시험성적이나 우등생 비율 면에서 다른 분야를 압도하는데요, 이와 관련해 하버드 의대의 한 피부과 교수는 현재 하버드 대학 병원 피부과 의사들 가운데 일부는 지금 지원했더라면 합격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엠씨 = 25년 전만 해도 내과나 일반외과 전문의 수련 과정이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것과는 크게 대비되는 현실인데요,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네, 한 마디로 말하면, 피부과와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등 3개 분야의 의사들이 상대적으로 일을 덜 하면서도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해 피부과 의사의 연 평균 급여는 약 39만 달러, 성형외과 의사는 약 40만 8천 달러, 그리고 이비인후과 의사는 약 37만 달러 등을 기록했습니다. 반면에 내과의사는 19만 1천 달러, 가정의학 전문의는 17만 8천 달러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단적인 예로 내과의사가 한 시간 동안 당뇨병과 고혈압을 가진 환자를 치료하고 벌어 들이는 돈이 1백 달러라면, 피부과 의사는 같은 시간 동안 주름제거제인 보톡스 주사를 놓고 2천 달러를 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근무시간도 차이가 큰 납니다. 지난 2006년의 경우 내과 전문의는 평균 일주일에 50시간을 일했지만, 피부과 의사들의 근무시간은 평균 40시간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응급환자를 다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근무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엠씨 = 그런가 하면, 피부과나 성형외과 의사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있는 것도 우수한 의대 졸업생들이 몰리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죠?

이= 그렇습니다. 과거에는 흉부외과를 비롯한 외과의사들이 사회적으로 큰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외모가 중시되는 현대 사회에서, 외모를 더 아름답게 가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의사들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과학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치료법과 첨단 장비들이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피부과와 성형외과 의사들은 자신들이 치료하는 질환의 대부분은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자부심도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아래서 입술을 통통하게 만들기 위해서 보톡스를 주사하는 것에서 부터 레이저를 이용해 잔 털을 제거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미용적인 측면의 치료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에 미국의 성형외과 의사와 피부과 의사들이 행한 그같은 시술은 약 9백 6십만 건으로 10년 전에 비해 무려 9배나 늘어난 것입니다.

엠씨 = 자, 이처럼 피부과와 성형외과 등에 우수한 의대생들이 몰리는 반면, 내과나 가정의학과 같이 생명과 직결되는 분야에는 우수한 전문의 인력이 부족하다는 얘기군요?

이 = 네, 그렇습니다. 지난 10년 간의 통계를 보면 그같은 추세가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지난 1998년 이후 피부과와 성형외과 마취과 방사선과 등을 지원하는 의과대학 졸업생들은 꾸준히 증가한 반면, 가정의학과나 내과, 산부인과에 지원하는 사람들은 계속 줄고 있습니다.

미국 의료계에서는 이같은 추세 때문에 가정의학이나 심각한 질병을 다루는 분야에서 우수한 의사 부족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같은 분야의 전문의 수련 과정은 부분적으로 외국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한 외국인 학생들로 채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일부 병원에서는 우수한 의대 졸업생들이 피부과와 성형외과 등에만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가지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물론 피부과 의사도 필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질병을 직접 치료할 수 있는 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지금과 같은 추세를 막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시사 동향과 화제를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오늘은 이연철 기자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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