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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명박 대통령, 1991년 남북 기본합의서 비핵화 정신 강조


한국의 통일부가 오늘 새로 출범한 이명박 대통령 정부의 대북정책 설계도를 공식 발표하는 업무보고를 가졌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 1991년 남북한이 체결한 기본합의서의 비핵화 정신을 새삼 강조한 반면 과거 정부 시절 이뤄졌던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에서의 합의 내용과 성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는 앞으로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남북협력을 우선시 했던 과거 기조에서 북 핵 문제 진전과 연계한 실용주의 노선으로 크게 바뀔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 VOA 김환용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17년 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의 기본정신을 강조했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통일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남북한 정신은 1991년에 체결한 기본합의서로 그 정신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기본합의서에는 한반도의 핵에 관한 것이 들어가 있는데 북한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이미 비핵화 정신에 합의한 바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또 “핵을 포기할 때 북한 정권도 안정될 것이고 평화도 유지될 것”이라며 “북 핵 문제가 해결되면 북한과 협력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대통령이 남북기본합의서의 비핵화 정신을 들고 나온 배경을 어떻게 볼 수 있는지?

기자: 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을 과거 정부 시절의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에 얽매이지 않고 기본합의서 정신을 새로운 남북관계 정립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의 말입니다.

“한편으로는 양 정상회담의 성과를 좀 약화시키고 과거의 원칙적이고 기본적인 91년도 상황부터 만들어졌던 것에서 출발하자는 의미가 있고, 또 하나는 북 핵 문제가 지금 2단계 이행 조치와 상응 조치의 과정에서 지체되고 있는 국면에서 기본적인 기본합의서의 내용을 토대로 해서 핵 문제를 풀어가자고 하는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업무보고 자리에서는 지난 해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와 조선협력단지 조성, 철도.도로 개보수, 개성공단 2단계 개발 등에 대해선 일절 언급이 없었습니다.

진행자: 이 대통령은 또 통일부 간부들에게 대북 협상 자세를 바꾸라는 메시지도 전달했다고 하던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이번 업무보고 자리에선 과거 정부의 대북 협상 태도에 대한 비판은 물론 이를 주도했던 통일부가 스스로를 반성하는 발언들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뜻에 반하는 협상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며 “통일부의 모든 간부들은 이제까지 해 오던 방식의 협상 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투명하고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룰 위에서 대화할 준비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양호 통일부 차관은 업무보고가 끝난 뒤 이뤄진 브리핑에서 국민여론을 충실히 수렴해 실용적 관점에서 생산성 있는 남북대화를 추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홍양호 차관의 말입니다.

“그동안 통일정책 추진 과정에서 제기됐던 국민적 비판을 수용하여 그 추진방식을 창조적으로 변화시켜 나갈 것입니다. 남북대화가 열리게 되면 성과 있는 남북대화가 이뤄져야 되고 과거와 같이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입니다.”

진행자: 오늘 통일부 업무보고는 새 정부 대북정책의 전체 설계도를 공식적으로 내놓은 자리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주요 내용을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업무보고를 통해 “남북관계를 통한 북 핵 문제 해결을 촉진, 지원하기 위해 북 핵 문제 진전상황을 봐가며 남북관계 발전 속도와 폭, 추진방식을 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올해 남북관계 발전의 전략목표를 ‘상생과 공영의 남북관계’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3대 목표와 12대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3대 목표는 ‘비핵.개방.3000구상’ 이행 준비, ‘상생의 경제협력 확대’, ‘호혜적 인도협력 추진’으로 잡았습니다.

통일부는 12대 과제 중 특히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국가의 기본책무라는 관점에서 최우선 과제로 추진키로 하고 적십자 회담은 물론 당국 간 대화를 통해서도 북측과 직접 협의하겠다고 보고했습니다.

80살 이상 고령 이산가족 문제의 우선 해결을 추진하고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개소를 계기로 한 상시상봉 체계도 구축키로 했습니다.

대북 지원과 관련해 북한 내 상주 검증체계 도입도 추진키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분배 효과를 검증하는 자료를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외부전문가팀을 구성해 인도적 지원효과 측정을 위한 평가지표를 개발할 방침입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인류보편적 가치 차원에서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난 해 남북정상회담 등을 통해 남북 당국이 합의한 각종 경제협력 사안에 대해선 어떤 입장을 보였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네 이 대통령은 “금강산 사업과 개성공단 사업은 개선의 여지가 많기는 하지만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통일부도 이런 기조 위에서 개성공단 3통 즉, 통신 통행 통관 문제 등 남북 경협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한편 농수산, 자원개발 분야에 남북 협력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해 1차 총리회담에서 합의한 개성공단 협력분과위와 남북 농수산분과위, 남북자원협력 분과위 등을 개최할 방침입니다.

또 ‘비핵.개방.3000 구상’을 이행하기 위해 추진기획단을 구성하되 가동시기는 북 핵 상황을 감안해 조정키로 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나들섬 구상’과 관련해선 ‘개성공단-나들섬-인천-서울을 잇는 서해 남북협력벨트를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남북경협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 내용이 그동안 산발적으로 제시된 새 정부의 대북경협 정책과 별반 다를 바 없지만 일부 유연해진 부분이 눈에 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의 말입니다.

“남북경협도 비핵 개방하고 연계하겠다 이런 쪽만 강조가 돼 왔지 남북경협, 예를 들어 산림복구 협력사업이라든지 그리고 다른 어떤 개성공단 3통 문제 해결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은 이전 정부 합의들 또는 발전들을 좀 더 계승하겠다 이런 의지를 보여준 것이어서 이전에 나왔던 기조에 비해선 유연해진 게 아닌가”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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