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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북한, 아프리카와 경협 확대 모색’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아프리카를 순방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한반도 전문가는 북한은 아프리카에 소형무기와 건설 인력을 제공하는 대신 원자재를 받는 형식의 경제협력 확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모두24명으로 구성된 북한 정부 사절단이 아프리카의 나미비아와 앙골라에 이어 26일부터 우간다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사절단은 당초 3개국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콩고민주공화국이 뒤늦게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영남 상임위원장 일행의 이번 순방을 친선방문으로 소개했으나 외무상과 무역상, 보건상 등 다양한 분야의 각료들이 사절단에 포함돼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소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마커스 놀랜드 (Marcus Noland) 선임 연구원은 25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역사적으로 북한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여러 아프리카 국가 정부와 해방전선과 오랜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특히 나미비아와 앙골라는 원자재를 많이 생산하는 나라들이기 때문에 북한이 이번 순방을 통해 경제협력을 확대해 나가려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북한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기본적으로 소형무기와 군사훈련, 건설 서비스를 이들 국가들에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광물과 다이아몬드, 석유 등의 상품을 제공받아 국제시장에 판매하거나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우간다의 헨리 오켈로 오리엠 (Henry Okello Oryem) 외무장관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이번 방문 중 여러 무역협정을 맺고 군사 분야에서의 협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최근 영국 `로이터 통신'에 밝혔습니다. 오리엠 장관은 북한은 우간다의 주요 군수품 공급처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한은 우간다 경찰과 대통령 경호단의 훈련을 지원하기 위해 관리들을 파견한 바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북한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건설 인력도 제공해왔습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첫 방문국인 나미비아의 수도 빈트후크에서 주로 북한 건설자들이 지은 새 대통령 관저 (state house)의 개관식에 참석했습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북한은 현재 열악한 경제상황으로 인해 북한 건설업체들이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한 노력으로 건설 인력을 해외로 보내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북한은 미국이나 일본처럼 수익률 높은 대규모 시장에 진출할 사정이 되지 않기 때문에 세계경제의 비주류 지역들 (marginal parts)과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과 나미비아는 이번에 보건과 전통의학 분야 협력에 관한 협정과, 양국 외무성 사이의 외교협상에 관한 양해각서 (MOU)를 체결했다고 공동성명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나미비아 외무부의 베이코 니웨테 (Veiccoh Nghiwete) 사무차관 (permanent secretary)은 양국은 무역관계가 현재 원하는 수준에 못미치고 있어 앞으로 더 개선해 나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니웨테 사무차관은 “양국은 다양한 분야를 검토하고 있다”며 북한은 건설과 농업, 교육을 비롯한 여러 관심 분야에서 나미비아와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사절단은 또 두번째 방문국인 앙골라에서 양국 간 협력 분야를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앙골라 외무부의 아고스틴요 타바레스 (Agostinho Tavares)씨가 말했습니다.

타바레스 씨는 양국은 “현재 보건에만 집중돼 있는 협력 관계를 상업과 농업, 과학기술 분야로까지 확대해 나가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손지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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