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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지원 10년 미국 민간단체 GRS ‘지원보다 지속가능한 발전 협력 중요’


지난 1998년 대북 지원 사업을 시작한 미국의 구호단체 '글로벌 리소스 서비스' (Global Resource Services), GRS는 해마다 의료, 농업, 교육 등 다양한 부문에서 대북 지원을 확대해왔습니다. GRS는 올 해 대북 지원 사업 10주년을 맞아 2백만 달러 상당의 의약품을 10개 컨테이너에 실어 북한 내 10개 지역사회에 지원하는 등의 이른바 '10-10-10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연간 수천 명의 평범한 미국인들이 지난 10년 간 GRS를 통해 지원한 기금은 무려3천만 달러 상당에 달합니다. 그간 언론 노출을 피해왔던 로버트 스프링스 GRS 회장은 자신은 그간 북한에 '지원'이 아닌 '협력 사업'을 해온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에 들어가서 어떤 기준을 세우고, 북한 측이 그 기준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개발 구호 민간단체로서 북한 당국, 또 지역사회 일꾼들과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일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니터링'이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우리는 감시인이 아니라 북한의 협력자이니까요."

북한에서 10년이 넘게 지속적으로 지원활동을 펼쳐온 구호활동가의 활동 비결입니다.

미국 조지아 주 아틀란타에 본부를 둔 민간단체 '글로벌 리소스 서비스'(Global Resource Services), GRS의 로버트 스프링스 회장은 지난 1997년 북한의 대기아 사태 때 식량 지원 구호에 참여하면서 북한과 인연을 맺은 뒤 본격적으로 북한을 돕기 위해 1998년 GRS를 공식 출범시켰습니다.

본부 직원 수가 5명 뿐인 GRS는 그 후 농업과 보건, 교육, 산업 등 다양한 부문에서 해마다 대북 지원을 확대하며 지금까지 무려 3천만 달러 규모의 대북 지원을 펼쳐왔습니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의 대규모 기아 사태 이후 대북 지원활동을 시작한 미국의 민간단체 36곳 가운데 현재까지 활동 중인 구호단체는 6곳 뿐입니다.

대부분의 민간단체가 북한 사회의 특수성으로 인한 어려움으로 활동을 접은 반면 GRS가 지금까지 대북 지원을 계속해 올 수 있었던 저력은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자생능력을 길러주는 '개발 지원'을 해온 까닭입니다.

스프링스 GRS 회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일방적인 기부가 아니라 북한 당국과 사업 협력자라는 측면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도와주려고 애썼다고 밝혔습니다.

스프링스 회장은 GRS는 '관계'와 '존중', '화해'라는 세가지 원칙에 기초해 대북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른바 '공동 사업'(joint venture)의 개념으로 북한이 뭔가를 제공하면 그에 상응하는 것을 GRS 측이 지원해주는 방식의 대북 활동을 펼쳐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면 식량을 그냥 주는 게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식량을 생산해낼 수 있는 농장과 목장, 식품 가공 공장을 설립한 것도 그런 취지에서입니다.

스프링스 회장은 GRS는 개발을 담당하는 비정부기구로서, 지역사회와의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해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단순 지원을 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지속가능하고, 북한 주민들 스스로 지역사회를 일궈나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고 설명했습니다.

GRS는 지난 2004년 북한 당국과 함께 황해북도 곡산군 해포리에 콩재배 농장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 2005년에는 두부 제조 공장, 2006년에는 두유 공장, 지난해에는 콩기름 공장을 잇따라 세웠습니다.

콩 재배농장에서 생산된 2백t의 콩으로 연간 30 t의 콩기름과 식사용 가공콩 1백40t을 만들어내며, 이밖에 1백t의 콩 생산분으로 4백 t의 두유를 생산해 학생 급식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GRS는 또 2002년부터는 젖소와 염소 사육을 지원해 이듬해인 2003년부터 우유 생산 공장을 세웠으며, 이후 지속적으로 기술을 지원해 현재는 치즈와 요구르트, 버터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스프링스 회장은 지난 4년간 염소 목장과 우유 생산 공장에 50만 달러를 들였는데, 지난해 가을 방문했을 때는 자신들의 도움이 전혀 필요없을 정도로 자생력이 길러져 있었다며 이 목장과 우유 가공공장에서 생산되는 연간 6백 t가량의 우유는 해당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지원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GRS는 이밖에 올 해 대북 사업 10년째를 맞아 이른바 '10-10-10 사업'도 시작했습니다.

전체 2백만 달러 상당의 의료품이 든 컨테이너 10개를 10개 지역에 전달하는 것이 핵심인 이 사업은 이미 절반 가량 진행됐습니다.

또 북한 어린이들을 위해 외투 1만벌을 지원하고, 향후 10년 간 식량, 건강, 교육 등의 분야에서 10개 지역사회를 돕는 것도 '10-10-10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GRS는 이밖에 지난 2001년 평양외국어대 대표단의 미국 방문 연수를 주선한 데 이어 북한 주민들의 영어 교육을 돕기 위해 교과서를 지원하고, 지속적인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의료 부문에서는 지난 2004년부터 북한 의료진들이 미국에서 복강경 시술법을 배우게 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평양의대에 복강경 시술 교육 센터를 세웠습니다. 올 해에는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의료시설 발전기 지원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 미국의 그래미 상을 받은 음악 그룹 '캐스팅 크라운스'의 북한 공연을 성사시켰던 GRS는 내년에도 미국 공연 단체들의 북한 공연을 추진하는 등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대북 지원 사업을 펼쳐오면서도 그간 언론 노출을 피해 온 스프링스 회장은 대신 후원자나 지지자들과 접촉을 많이 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스프링스 회장은 미국인들은 보통 정치 사안과 관련된 언론 보도만 보고 북한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들에게 북한 사람들과 일한 자신의 경험을 얘기해주면 어떻게 지금까지 이렇게 좋은 면들은 보도되지 않고 나쁜 것들만 보도되고 있느냐고 되묻는다고 전했습니다.

이같은 마음의 장벽을 털어버리고 미국과 북한의 아이들, 자신들의 자녀 세대가 향후 자유롭게 왕래하고 교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지난 10년간 음지에서 묵묵히 북한에 사랑을 나눠온 스프링스 회장의 바람입니다.

미국의 소리, 서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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