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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베이징 올림픽 평양 성화봉송 주자 한.미.일 국적자 배제


북한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 평양구간 주자로 한국과 미국, 일본 국적 인사를 배제한다는 방침을 국제올림픽위원회와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올림픽 후원업체 자격으로 평양구간 주자 6명에 대한 선정권을 할당받은 한국의 삼성전자는 이 때문에 6명 모두 중국 국적 인사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 아시아 예선 남북한 경기 개최지 변경 파문에 이어 또 다시 북측이 스포츠무대에 정치논리를 개입시키는 행동을 보여 논란이 예상됩니다.

한국의 삼성전자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 평양구간 주자 선정과 관련해 북한 측이 한국, 미국, 일본 인사를 배제키로 한 방침을 국제올림픽위원회와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니까 한국, 미국, 일본, 이렇게 세 나라 국적으로 얘기를 했습니다. 저희는 국제올림픽위원회와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로부터 들은 내용이죠”

삼성전자는 미국 코카콜라, 중국 레노버 등과 함께 이번 베이징 올림픽 공식 후원사로 선정돼 다음 달 28일 평양에서 열릴 성화봉송 주자 중 6명에 대한 선정권을 할당받았습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북한의 이 같은 입장 통보로 6명의 주자를 모두 중국 국적의 인사로 결정해 통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삼성전자는 단순한 후원사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놓고 협의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최근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남북한 평양경기를 놓고 한국의 태극기와 애국가 사용 불허방침을 끝내 고집해 개최지를 상하이로 변경시켰습니다.

이어 이번 성화 봉송에서도 특정국가 인사를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정해 이를 관철시킴으로써, 월드컵과 올림픽이라는 지구촌 양대 스포츠 무대를 정치 논리로 퇴색시켰다는 국제 사회의 비난이 예상됩니다.

한국내 일각에선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베이징올림픽 남북 공동응원단 파견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여대 체육학과 박주한 교수입니다.

“베이징 응원 관계로 나중에 협의는 될텐데 그것도 그렇게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음 달 28일 평양에서 열리는 성화봉송에는 모두 80명의 주자가 2백50 미터씩 20 킬로미터를 달릴 예정입니다. 이 가운데 공식 후원업체인 삼성과 미국 코카콜라, 중국 레노버가 각각 6명씩 성화봉송 주자를 선택할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한편 일본의 교도통신은 21일 이번 평양 성화봉송 주자로 북한의 1966년 런던 월드컵 8강 진출의 주역인 박두익 씨 등 56명의 봉송주자가 선정됐다고 전했습니다.

박두익 씨는 런던 월드컵 조별 마지막 경기였던 대 이탈리아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8강 진출 신화를 일궈낸 북한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로 올해 나이 72살로 알려졌습니다.

이외에도 1999년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마라톤에서 우승한 육상 영웅 정성옥 씨,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유도 76 킬로그램급 동메달리스트 전철호 씨 등 역대 유명 스포츠 스타들이 다수 포함됐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 성화는 다음달 27일 서울 구간 봉송을 마친 뒤 특별기 편으로 평양에 들어갑니다. 이어 28일 주체사상탑을 출발해 김일성 경기장에 이르는 20킬로미터 구간을 달릴 예정입니다.

성화봉송 행사가 북한에서 열리는 것은 올림픽 사상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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