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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국 전문가들 ‘체제보장과 경협으로 북한 현대화 유도’


미국과 한국 등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5개 당사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현대화를 위해서는 체제보장과 함께 경제자립의 토대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최근 2년 반에 걸친 공동연구를 통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정치와 경제, 안보, 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북한의 현대화를 고무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2년 여에 걸친 공동연구 끝에 최근 북한의 현대화를 위한 방안으로 체제보장과 경제협력을 제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의 연구결과는 미국의 랜드연구소가 발표한 ‘북한체제 현대화 (Modernizing the North Korean System)’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이 보고서는 랜드연구소 외에 한국의 포스코경영연구소 (POSRI)와 국방대학교 안보문제연구소 (RINSA), 러시아의 세계경제 국제관계연구소 (IMEMO), 중국의 개혁개방논단 (CRF), 일본의 국제정책연구원(IIPS) 소속 전문가들이 지난 2005년 6월부터 다섯 차례의 세미나를 통해 논의한 내용을 종합한 것입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랜드연구소의 찰스 울프 선임 연구원은 17일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 핵 6자회담이 일보 진전, 일보 후퇴의 상황을 몇 년 간 반복하고 있는 것을 보며, 6자회담과는 별개로 북한이 정상국가가 되도록 돕기 위한 장기적인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보고서에서 북한의 현대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체제의 ‘폐쇄성’을 꼽았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고립되고 자급자족적인 무역과 투자 행태, 1인 독재체제의 제도화, 국제사회로부터의 분리, 타국 군대와의 교류 부재 등 정치와 경제, 안보 분야 전반에 걸친 전근대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 진단에 이어, 각국 정부가 모두 지지할 만하면서도 북한에 실질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했습니다.

랜드연구소의 울프 연구원은 “연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정권교체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정권이 교체돼도 전근대적인 관행은 답습될 수 있기 때문에 관건은 체제 자체를 현대화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우선 북한의 정치와 안보 상의 현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북한과 국제사회 간에 상호 위협을 줄이고 신뢰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이나 ‘북 핵 6자회담 참가국 간 불가침 또는 평화공존 원칙 선언’ 과 같은 방안은 “북한 정권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나 외세의 영향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북한사회에서 군대의 발언권과 역할을 축소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체제보장이 되면 군대에 대한 과도한 강조를 완화하는 한편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북한이 보다 현대적인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경제의 심각성에도 주목하고, 과도한 원조나 대규모 경제협력보다는 북한경제가 자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자유경제구역이나 탄광, 농업 분야에서의 합작 등 기존에 북한에서 이뤄지고 있는 시장경제 실험과 각종 시범사업들을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외국인 투자와 소유권 보호에 관련된 법을 정비하고 현대식 회계, 예산 체제를 도입해 외국자본을 끌어들이는 방안, 반국영회사들을 육성해 한국의 재벌과 같이 산업발전을 주도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합법적인 수입원을 창출하고 경제발전과 개방의 토대를 마련하면, 북한 지도자들과 엘리트층 사이에서 변화에 대한 열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의 현대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정치적, 경제적 혜택에 선행될 것은 ‘검증가능한 비핵화’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유엔의 제재를 강화하고 경제원조 중단과 수출 제재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랜드연구소의 울프 연구원은 “이번 정책 제언이 북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면서 “조만간 나올 한국어 번역본을 북한 지도층에 전달하기 위해 북한에서 활동하는 몇몇 비정부기구, 그리고 외교관계가 있는 정부와 협의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울프 연구원은 북한 정부 관계자들도 이번 세미나에 초청했지만 참가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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