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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권이사회 북한 인권상황 보고, 토론


유엔 인권이사회는 어제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으로부터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보고를 들은 뒤 회원국들 간에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이사회에서 대다수 회원국들은 심각한 인권침해를 초래한 북한 정부를 강력히 성토했지만, 북한은 특별보고관의 보고 내용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제 7기 유엔 인권이사회는 13일, 전세계 인권침해국들의 상황을 검토하는 첫번째 순서로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발표를 듣고 이에 대해 각국의 입장을 밝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된 이날 회의에서 2007년에서 2008년 초까지의 북한 인권상황을 발표하면서, “북한 당국은 4대 국제 인권규약 가입국으로서 관련 기구에 현황보고서를 제출하고 검증 절차에 응했으며, 마약과 돈세탁 관련 법을 개정하고 있고, 2007년 8월 큰물 피해 이후 구호기구들의 접근을 확대했다”며 개선상황을 먼저 언급했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그러나 “심각한 사회 계층화, 식량 결핍, 시민적 정치적 자유의 억압, 자유로운 이동의 제한, 여성과 어린이, 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차별, 인권유린에 대한 면책 등 전반적인 인권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특히 “지난 2월, 15명의 북한주민들이 북한 출국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됐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면서 “공개 처형을 금지하고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북한 당국에 단호히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은 최근 “2월 20일 함경북도 온성군 주원구의 한 다리 위에서 도강 혐의로 수감됐던 남자 2명, 여자 13명이 공개 처형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단체의 주장은 어떤 공식적인 기구로부터도 확인된 바 없지만 일부 인권단체들은 관련 보도를 인용해 북한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13일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일부 회원국들은 이같은 집단 처형설을 언급하며, 북한 내 전반적인 인권유린 실태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워렌 티시너(Warren Tichenor) 제네바주재 미국대표부 대사는, “북한 탈출을 시도한 주민들이 공개 처형을 당했다는 최근의 보도는 심각한 우려사안"이라며 “북한의 인권 수준은 세계 최악이며, 오랫동안 조직적으로 자행된 인권유린 실태는 매우 심각하고, 뚜렷하며, 전형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제네바주재 영국대표부의 레베카 사가 (Rebecca Sagar) 인권 담당관도 “북한에서 널리 자행되고 있는 심각한 인권 유린과 관련해 깊은 우려를 자아내는 새로운 소식들이 보고됐다”며 최근의 주민 공개 처형설에 대한 추가 정보를 문타폰 보고관에게 요청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후지사키 이치로 제네바주재 일본대사는 “일본 정부는 ‘평양선언’정신에 입각해,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핵과 미사일 문제 등 현안 해결을 통한 일-북 관계 정상화를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북한도 조속히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기를 바라며, 아직 일본의 요구에 대한 성의있는 행동을 취하지 않아 유감이다 ”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장동희 제네바주재 차석대사는 북한의 인권상황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한편, 북한에 대한 보편적 정례검토가 이뤄질 때 특별보고관이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당사국인 북한은 문타폰 보고관의 보고에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북한 측 대표로 참석한 김영호 외무성 국제기구국 연구관은 “보고서에 진실은 전혀 없다”면서, 보고 내용은 "단지 북한사회 체계를 붕괴하려는 목적을 가진 적대적인 국가들에 의해 조작된 심각한 중상모략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연구관은 또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북한을 겨냥해 국제 인권조직을 정치공세와 선별성, 이중잣대의 장으로 탈바꿈 하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회의에서는 일부 국가들이 북한의 주장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쿠바 대표인 로돌포 레예즈 로드리게즈(Rodolfo Reyes Rodriguez )씨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 인권을 문제삼기 시작한 후에 특별보고관 직이 생겼다며, 이같은 정치공세를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로드리게즈 씨는 또 북한 주민들은 지난 몇 년 간 미 제국주의로 인해 평화를 누리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시리아의 라니아 알 리파 (Rania Al Rifa) 대표도 북한을 포함해 개별국가에 대한 특별보고관 제도는 정치공세라고 주장하고, 일부 개발도상국가들을 지적하고 모독하는 부정적인 방법보다는 대화를 통한 긍정적인 방법으로 인권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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