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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언론, 유진벨 스테판 린튼 이사장 활동 주목


'스테판 린튼'이라는 이름보다 '인세반'이라는 한국 이름이 더 귀에 익은 사람. 대를 이어 한반도에 사랑을 나눠온 스테판 린튼 유진벨 재단 이사장의 대북 지원 활동에 미국 언론들이 잇따라 주목하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 일요판은 무려 8쪽에 걸쳐 지난 해 11월 린튼 이사장의 방북 여정을 함께 한 기자의 현장취재를 통해 린튼 이사장의 활동상을 소개했습니다. 이어 미국의 공영 라디오 방송인 NPR도 대북 의료 지원과 관련한 린튼 이사장과의 인터뷰를 방송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것을 잊고 있습니다. 사람이 사는 사회라면 다른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그렇다면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어하는 그 사람들을 찾아 함께 일하면 되는 것입니다."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지목한 북한에서, 수백만 명에 달하는 자국민을 굶주리게 하는 지도자가 있는 북한이란 나라에서, 어떻게 10년이 훨씬 넘게 지금까지 지원 활동을 펼쳐왔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유진벨 재단의 스테판 린튼 이사장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자신이 특별한 게 아니라, 사람이 사는 곳이고, 사람이 사는 곳에는 마음이 있고, 마음을 나누려는 사람들이 있고, 자신 또한 그들과 함께 일하고, 나누는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린튼 이사장은 지난 10일 미국의 공영 라디오 방송 NPR에 출연해 그동안의 활동 상황과 대북 지원에 대한 생각 등을 허심탄회하게 밝혔습니다.

린튼 이사장은 처음에 대북 지원 활동을 펼친 미국 민간단체는 36곳이었지만 지금은 6곳 밖에 남지 않은 것 같다며, 유진벨 재단이 특별하기 때문에 북한에서 계속 활동한다기 보다는 스스로 다른 곳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린튼 이사장은 또 한국인들과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등 많은 관대한 기부자들이 유진벨 재단이 대북 지원 활동을 계속 해주길 원했기 때문에 물리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린튼 이사장은 지난 1995년 유진벨 재단을 설립한 이후, 결핵퇴치 사업부터 의약품, 수술도구나 설비 지원 등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북한과 한국, 미국 워싱턴 본부를 오가며 대북 지원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린튼 이사장은 여러 대북 지원 민간단체나 국제기구 관계자들 가운데 가장 한국어가 능숙하고, 북한 당국과 의료진, 일반 주민들에게 깊은 신뢰를 쌓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린튼 이사장은 그러나 접근 문제가 자신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린튼 이사장은 다른 한편으로는 진심이고, 해를 끼칠 의도가 없다는 것을 북한 측이 알면, 또 누군가를 돕고자 하고, 상황을 개선시키려는 그 마음이 진심이면 북한 사람들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다고 강조했습니다. 항상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일이 풀리는 것은 아니지만 대화를 시작함으로써 원하는 것을 얻어나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앞서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지난 9일 일요판 잡지에서 지난 해 11월15일부터 27일까지 북한 평안북도와 신의주, 평양 등의 12개 병원을 린튼 이사장과 함께 방문했던 스티브 글래인 기자의 방북기를 실었습니다.

글래인 기자는 지난 1991년부터 3년 간 미국의 주요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의 한국 특파원을 지낸 이래 한반도와 아시아 관련 뉴스를 주로 다뤄왔으며, 현재는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인터내셔널'의 객원 편집인을 맡고 있습니다.

지난 1993년과 1998년 두 차례 방북 경험이 있는 글래인 기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린튼 이사장과 동행한 이번 방북은 자신의 인생에서 너무나 특별한 경험이었으며, 북한 사람들과 어울려 온 마음을 다해 고군분투하는 린튼 이사장의 활동상은 매우 감동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글래인 기자는 그러면서 북한에 도착하자마자 린튼 이사장이 긴급히 북한 당국과의 회의를 소집해야 했던 일화를 전했습니다. 린튼 이사장이 미리 북한 측에 전달한 방문 목적지의 절반도 채 가지 못한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글래인 기자는 매우 긴장된 분위기 속에 1시간 가까이 열린 회의 끝에 린튼 이사장은 북한 당국이 허락한 지역보다 몇 곳을 더 많이 방문하는 결과를 얻었다며, 린튼 이사장은 보다 더 많은 지역을 방문하기 위해 너무나 애를 썼다고 전했습니다.

글래인 기자는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방북기에서도 북한 당국의 갑작스런 방문 허용 취소에 대해, 린튼 이사장이 직접 가지 못해 의약품을 전달하지 못하면, 그만큼 더 많은 환자들이 죽을 것이고, 또 의약품 등을 지원했던 기부자들은 그들이 지원키로 했던 의료시설을 건너뛴 데 대해 화를 내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글래인 기자는 특히 린튼 이사장은 자신들의 지원품이 전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일이 직접 전달하고 확인하고 있으며, 이는 정말로 특별한 노력을 요구하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린튼 이사장을 맞이하는 의사들이나 환자들, 보건성의 젊은 관리들은 린튼 이사장이 자신들을 위해 얼마나 많이, 힘들게 일하는지 알고 가는 곳마다 무척 환대했다고, 글레인 기자는 전했습니다.

글래인 기자는 이와 함께 북한에서 만난 모든 의료진들은 열악한 시설에서도 너무나 열심히 일하고, 또 새로운 의료지식을 접하는 데 너무 열성적인 것에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글레인 기자는 린튼 이사장이 수년 간 북한 당국과 협상을 벌여온 끝에 북한의 의사들을 위해 한국에서 출판된 한국어 의학서적을 들여왔다며, 북한 의사들이 이 한국어 의학서적을 닳도록 또 읽고 외워 깊이 있는 전문지식을 쌓아나가려는 모습은 매우 감동적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게다가 이번에 방문한 병원들의 대다수 의사와 간호사들은 환자식을 위해 병원 텃밭에서 직접 채소를 재배하거나 농사를 짓고, 또 수술에 필요한 거즈나 솜을 자급하기 위해 직접 면을 재배하는 등 환자를 돌보는 일 외에도 너무나 하는 일이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두 주에 걸쳐 린튼 이사장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본 글래인 기자는 북한 당국은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린튼 이사장의 의도, 그리고 그의 진심에 만족한 것 같다며, '진심'이란 말을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서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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