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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실용, 북한은 친중-엇갈리는 외교노선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외교통상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과거 정부의 외교정책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국익에 위배되면 동맹은 있을 수 없는 시대”라며, 자신은 “친미도 친중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실용주의 외교 원칙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반면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중국과 보조를 맞추려는 친중국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서울 VOA 김환용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과거 전임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했다고 하던데요,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답: 네, 이 대통령이 외교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강조한 것은 늘 그랬듯 창조적 실용주의에 입각한 국익 외교였습니다. 하지만 이를 표현하는 데는 상당히 직설적인 어법을 구사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국익에 위배되면 오늘 시대에 동맹이라는 것은 없다”며 국익 우선 외교를 강조했습니다.

“철저한 국익을 위주로 해서 실용주의 외교로 가야 한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친미고 친중이고 친일이고 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통령은 “미국도 국익에 위배되면 한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장 슬기로운 외교는 미국과 한국의 국익을 맞추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문: 이 대통령은 또 북한 문제를 둘러싼 4강 외교와 관련해 기존 외교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하는데 어떤 이야기가 있었나요?

답: 네, 이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작심한 듯 외교부에 대한 불만을 솔직한 표현으로 드러냈습니다. 이 대통령은 “저는 외교부가 지난 기간에 한 것을 만족하지 않는다”며 “만족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불만이 좀 있다고 분명히 이야기 한다”고 말해 참석자들을 긴장시켰습니다.

이 대통령은 “북 핵 6자회담과 미국과의 관계에서 외교부가 제 역할을 못했다”고 적시하고 “외교부 자체가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있어 여러 갈래로 의견을 달리했다”고 말해 사실상 외교부 내 일부 반미 분위기를 지적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과거 역사에서 보듯 인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한국의 운명을 좌우했고 21세기는 다자간 협력체계로 나가고 있는데 우리는 21세기 세계 추세와 맞지 않는 외교행태를 했다”면서 “그 중심에 외교부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고 분발을 촉구했습니다.

문: 이 대통령의 거침없는 표현법이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도 이어졌다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이 대통령은 실용의 잣대를 대북정책에도 들이댔습니다. 이 대통령은 “일본과 셔틀외교를 하는데 북한과 못할 것이 뭐가 있느냐”며 “실무자든 누구든 서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임기 중에 한번이든, 언제 어느 때든 자주 만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은 통일해야 할 하나의 조국임에 틀림없다”며 “우리가 인권 문제를 논할 땐 대북 전략적 측면이 아니라 인간의 보편적 행복기준을 갖고 이야기 하는 것이고 그런 관점에서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문: 그런데 북한은 최근 국제사회에서 중국에 보다 밀착하려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북한의 친중 움직임이 갈수록 활발해지는 분위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타이완이 유엔 가입을 위해 오는 22일 국민투표를 실시키로 한 것과 관련해 “타이완이 어떤 형식으로든 유엔에 가입하려는 데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며 중국측 입장을 전폭 지지했습니다.

이어 노동신문은 지난 10일자 기사를 통해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오는 8월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맞춰 중국을 방문해 중국의 인권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말한 데 대해 “미 집권자가 인권 문제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함으로써 중국의 비위를 건드렸다”고 사실상 중국을 두둔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중 간 전통 우호관계의 기초를 다졌던 중국의 저우언라이 전 총리 탄생 1백10주년을 맞아 북중 양국은 기관지 등에 그에 대한 특집기사를 싣는 등 두 나라가 한층 밀착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동국대 북한연구소 이상숙 연구원은 “저우언라이 추모가 두 나라의 외교관계 강화의 매개로 활용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과 중국 관계에 있어서 협력이나 관계증진에 있을 때는 항상 과거의 어떤 사건이나 이런 것들을 끌어내는 관습이 있거든요. 그래서 마침 올해는 저우언라이 라고 하는 사람의 1백10주년이니까 관계강화의 매개로서 많이 활용을 하는거죠”

한국의 외교전문가들은 한층 긴밀해져가는 북-중 관계가 한미동맹 강화 움직임의 대응 차원에서 두 나라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남북한관계 연구실장은 한국 새 정부가 미국과의 동맹강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한 중국측 우려가 당분간 북한과의 밀월관계를 빚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중국과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소원해 지는 것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가 북한이 중국에 접근하면서 북한을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최근 북한의 중국 접근을 속으로 매우 환영하고 있다, 즐기고 있다,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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