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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초점] 3-10-2008


한반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국제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뉴스 초점 시간입니다. 오늘도 최원기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엠시) 최 기자, ‘인생은 연극이다’라는 말을 누가 했는지 압니까? 이 말은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한 말인데 원래는 “온 세상은 무대이고 남자와 여자는 배우다. 어떤 이는 평생 7번 역할을 바꿔 연기한다”고 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북한 당국이 지난번 뉴욕 필 교향악단의 평양 공연을 전후로 잘 짜여진 선전극을 연출했다는 얘기가 있던데, 그 얘기부터 소개해주시죠?

최)네, 북한 당국이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평양에 머무는 동안 잘 짜여진 한 편의 선전극을 연출했었다고 미국의 로스엔젤레스타임스 신문이 10일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달 26일 뉴욕 필 교향악단이 평양에 머무르는 동안 극진한 대접을 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평양 시내가 훤하게 밝았을 뿐만 아니라, 온갖 산해 진미가 나왔고 호텔도 난방이 잘 돼 훈훈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뉴욕 필을 태운 비행기가 평양 순안공항을 이륙하자 평양은 깜깜한 암흑천지가 됐다고 합니다.

엠시)북한은 당시 공연 중에 외국 기자들에게 휴대전화-손전화-와 컴퓨터 인터넷 사용도 허용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것은 어떻게 됐습니까?

최)이 신문은 뉴욕 필이 평양을 떠나자 인터넷도 중단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이 신문은 사망한 북한의 김일성 주석은 평양을 모범적인 도시로 꾸미고 싶어했지만 경제난으로 인해 80년대 이후에는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 것이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평양은 당 간부와 성분이 좋은 주민들만 사는 곳으로 지체부자유자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자신들이 가난하다는 현실을 감추는데 급급해서 외부로부터 제대로 원조를 받지 못하는 등 손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엠시)북한 당국이 자신들의 좋은 면을 외국에게 보여주려는 것 자체를 탓할 수는 없겠지만 그 것이 지나쳐서 상대방이 이상하게 느끼거나 손해를 본다면 그 것 역시 좀 문제가 되겠군요. 이번에는 서울로 눈을 돌려볼까요? 서울에서는 김하중 통일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는데요. 그런데 이게 좀 기초적인 질문입니다만, 대통령이 장관을 그냥 임명하면 되지, 왜 국회에서 청문회를 여는 것인지 좀 설명해주시죠?

최)기초적인 질문이 원래 더 어려운 법입니다. 간단히 설명 드리면 민주주의는 독재를 막기 위해 견제와 균형을 통해 권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이를 위해 권력을 입법, 사법, 행정 3개로 쪼개 놨구요. 인사청문회도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임명하는 장관들의 자질을 심사해서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이 그 목적입니다. 또 이런 검증 절차를 거쳐 능력 있고 깨끗한 장관을 임명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요.

엠시)그렇군요. 그런데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김하중 씨에 대한 인사청문회에는 개인적 차원의 청렴 같은 문제보다는 ‘햇볕정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쏟아졌다구요?

최)네, 김하중 씨는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 등을 역임했습니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들은 햇볕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집중적으로 물었는데요. 김하중 내정자는 “햇볕정책은 남북교류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의 공감대를 얻는 법 등에서 일부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한 마디로 정책 자체는 좋았는데 그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에 일부 문제가 있었다고 대답한 것입니다.

엠시) 북한에 대한 대북 쌀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밝혔습니까?

최)네, 그동안 노무현 정부는 북한에 매년 쌀 40만톤과 비료 30만톤 정도를 지원해 왔는데요. 김하중 장관 내정자는 이날 답변에서 “인도적 지원이라도 규모가 크면 북한 핵 문제 상황, 남북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북 쌀 지원과 관련 아직 한국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 방침이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만, 이 말은 대북 쌀과 비료 지원을 북한 핵 문제와 연계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엠시) 주한 미국대사죠?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가 10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했다는데,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내용이 있습니까?

최) 앞서 김은지 기가자 서울에서 전해드렸습니다만,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가 10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버시바우 대사는 북한의 핵 신고와 관련 “정해진 시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인내심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버시바우 대사는 북한이 한국의 이명박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미 관계가 한층 더 공고화 됐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북한이 비핵화만 준비돼 있다면 북한은 고립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엠시)워싱턴에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밝힌 것과 똑같은 말을 했군요? 그런데 북한은 핵 신고 문제에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는데 전망은 어떻습니까?

최) 네, 미국의 소리 방송 이연철 기자가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선임 연구원에게 그 질문을 던졌는데요.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은 핵을 포기하면 과연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지 우려하는 것 같다며, 시간이 흘러가면 미국이 북한에 줄 수 있는 선물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스 초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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