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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문가 ‘북한의 한-미 군사훈련 비난은 협상전술 가능성’


북한이 지난 2일부터 시작된 한-미 두 나라의 합동 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훈련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인민군 판문점대표부는 “우리가 비싸게 마련해 놓은 모든 수단을 총동원한 주동적 대응 타격으로 맞받아 나갈 것”이라고 경고까지 했습니다. 한-미 합동 군사훈련과 북한 핵 신고 문제와의 함수관계를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의 핵 신고를 둘러싼 교착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당국이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일 미국과 한국의 이번 합동 군사훈련을 ‘북침 핵전쟁 연습’으로 규정하고, "모든 억제력을 더욱 강화하는 등 필요한 대응 조치들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의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도 2일 담화를 내고, "조선인민군은 수동적 방어가 아니라 우리가 오랫동안 비싸게 마련해 놓은 모든 수단을 총동원한 주동적 대응 타격으로 맞받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도 같은 날 비슷한 내용의 담화를 냈습니다.

한국과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이번 합동 군사훈련이 ‘북침 연습’이라는 북측 주장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 같은 주장은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 때마다 늘 해오던 수사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군 대변인인 김상도 대령은 이번 훈련은 한-미 국방 당국 간에 원활한 물자보급과 합동작전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일 뿐 북침 연습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서부 스탠포드대학의 한국 전문가인 데이비드 스트로브 연구원도 한-미 군사훈련이 북침 준비라는 북한 측 주장은 온당치 않다고 말합니다. 지난 2000년대 초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스트로브 연구원은 한국군과 미군이 지난 수십년 간 합동 군사훈련을 해왔지만 북한을 공격하거나 위협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트로브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은 지난 수십년 간 합동 군사훈련을 해왔다며, 기본적으로 한-미 군사훈련은 방어용 훈련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트로브 연구원은 설사 한-미가 북한을 공격할 의도가 없더라도 군사훈련을 할 경우 북한 당국이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주장 역시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과거 남북한이 군사훈련을 할 경우 사전에 이를 통보하고 훈련 참관을 허용하는 방안을 제의 했었는데 북한이 이를 무시했다는 것입니다.

한편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선임 연구원은 북한이 최근 군사훈련을 강하게 비난하는 것은 북한 당국이 내부적으로 핵 신고에 대한 결정을 못 내렸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 핵 신고 문제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북한에 새로운 방안을 제시해 놓은 상태입니다.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 달 19일 중국 베이징의 북한대사관에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났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 자리에서 북한 핵 신고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어 힐 차관보는 지난 달 28 베이징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핵 문제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중국 측과 모종의 새로운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이 방안은 외교채널을 통해 북한에 전달된 것으로 관측됩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이 제시한 핵 신고 방안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이 최근 한-미 군사훈련을 비난하는 것은 북한이 아직 핵 신고를 할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거나, 또는 북한 특유의 협상전술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북한의 비난은 핵 신고를 앞두고 더 많은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기 위한 특유의 협상전술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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