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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초점] 2-27-08


한반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국제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뉴스 초점 시간입니다. 오늘도 최원기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엠시)최 기자, 오늘 아침 뉴욕타임스 신문을 봤습니까? 뉴욕 타임스는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함께 미국에서 상당히 권위 있는 신문인데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 소식을 아주 크게 다뤘군요. 뉴욕타임스는 평양발 기사에서 ‘뉴욕 필이 아리랑을 연주하자 북한 관객들 눈에 눈물이 고였다’고 아주 자세히 현지 분위기를 전하고 있군요. 동시에 이 신문은 백악관 대변인이 뉴욕 필의 이번 공연에 대해 ‘공연은 공연일 뿐이다’라고 했다고 전하고 있군요. 전반적으로 미국의 정부와 민간은 이번 뉴욕 필 공연에 대해 다소 온도차를 보이는 것 같지 않습니까? 언론과 민간인들은 이번 공연에 큰 관심과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부시 행정부는 다소 중립적이거나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은 데, 역시 핵 문제가 잘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봐야겠죠?

최)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에 대해 미국 언론과 부시 행정부는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까 말씀하신대로 뉴욕타임스 신문은 뉴욕 필의 평양 방문이 ‘한국전쟁 이후 미국과 북한 간에 최대 규모의 문화 교류’라면서 ‘이번 공연이 미국과 북한 간의 해빙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뉴욕 타임스 신문과 쌍벽을 이루는 워싱턴포스트 신문도 이번 공연에 대해 ‘뉴욕 필이 음악으로 미국과 북한 간에 장벽을 깼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이번 공연에 대해 ‘미국과 북한 간에 싱-송(Sing Song)외교가 시작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싱-송은 ‘노래를 부른다’는 영어 표현인데요. 이는 지난 70년대 초 미국과 중국 간에 ‘핑퐁 외교’를 통해 관계가 개선된 것처럼 미-북 간에도 음악을 통해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다고 재치 있게 표현한 것입니다.

엠시)’미국과 북한 간에 싱-송 외교가 시작됐다’ 재미있는 표현이군요. 그런데 숫자로 표현하자면 미국 언론이 뉴욕 필 공연을 70정도의 큰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면 부시 행정부는 한 30-40 정도로 좀 냉담한 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습니까?

최)미국의 부시 행정부도 이번 뉴욕 필의 평양 공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아까 뉴욕 필이 아리랑을 연주해서 북한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받았다고 전해드렸는데요. 뉴욕 필에 아리랑을 연주하면 좋겠다고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국무부의 관리였다고 합니다. 다만 백악관과 국무부는 이번 공연이 미-북 민간교류 측면에서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이를 통해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된다든지 미-북 정치적 관계가 당장 좋아진다든지 하는 불필요한 기대감을 심어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고 관측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백악관의 대나 페리노 대변인은 26일 “뉴욕 필이 공연을 했다고 해서 북한 정권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구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앞서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을 연주했다고 해서 북한 정권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엠시)그러니까 지금은 미국과 북한 간에는 일종의 ‘정치적 음악’이 연주되고 있는 셈인데요, 남북한 간에도 정치적 음악-애국가-을 놓고 논란을 빚고 있다면서요?

최)그렇습니다. 남북한은 최근 평양에서 한국의 애국가를 연주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당초 남북한은 다음 달 26일 평양에서 월드컵 예선 축구경기를 열기로 했는데요. 월드컵 규정에 따르면 양국은 경기 시작 전 국기를 게양하고 국가를 연주하게 돼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갑자기 ‘태극기와 애국가를 연주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해 한국 측을 난처하게 만들었습니다. 남북한은 26일 개성에서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는데요, 북한이 계속 ‘애국가와 태극기는 안된다’고 고집해 결국 회담이 결렬되고 말았습니다.

엠시)적대국인 미국과 북한도 뉴욕 필 공연에서 서로 국기를 게양하고 국가를 연주했는데, 남북한 간에 국기와 국가가 안된다고 하는 것은 다소 이해하기 힘들군요.

엠시)최 기자, 뉴욕 필 교향악단 평양 공연 소식에 휩싸여서 좀 가려진 느낌도 있지만 역시 미국과 북한 간에 최대 현안은 북한 핵 문제 아닙니까? 미국이 이번 뉴욕 필 공연을 통해 평양에 ‘빨리 해결하자’는 메시지를 보냈다구요?

최)네,이 소식은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의 유미정 기자가 가장 먼저 보도해드린 내용인데요.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뉴욕 필 평양 공연을 계기로 ‘부시 대통령 임기 중에 북한 핵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다’는 메시지를 북측에 전달했습니다. 미국의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이번 평양 공연을 보기 위해 판문점을 통해 북한을 방문했는데요. 두 사람은 이에 앞서 서울 청와대에서 당시 방한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만났다고 합니다. 또 그레그 전 대사는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를 만났구요. 그런데 라이스 장관과 힐 차관보는 모두 ‘북한에 부시 대통령 임기 중에 핵 문제를 빨리 해결하자’는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해서, 페리 전 장관과 그레그 전 대사는 평양에서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나 이같은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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