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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필하모닉 평양 도착, 26일 사상 첫 공연


사상 최초의 북한 공연을 앞둔 미국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일행이 25일 오후 특별항공 편으로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26일 평양의 동평양 대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 미국과 북한의 국가 등을 연주하며, 이번 공연은 전 세계 16개국과 한국은 물론 북한 전역에도 생중계될 예정입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세계 3대 교향악단 중 하나인 미국의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역사상 첫 북한 공연을 위해 25일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뉴욕 필하모닉 일행은 이 날 중국 베이징을 출발해 오후 3시55분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번 미국 측 방북단은 뉴욕 필하모닉 단원들과 공연 관계자, 취재진 등 모두 2백80여 명으로, 미국 방북단으로서는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로린 마젤 뉴욕 필하모닉 상임 지휘자는 평양 순안공항 도착 직전 한국의 '문화 방송'과 기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공연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뉴욕 필하모닉은 26일 평양 동평양 대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 북한과 미국의 국가를 비롯해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3막 서곡과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 거슈윈의 '파리의 미국인' 등 세 곡을 연주할 예정입니다.

뉴욕 필하모닉은 본 공연 이후 관객들의 재청이 있을 경우 한국의 민요인 '아리랑'도 연주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날 공연은 한국과 전 세계 16개국에서 생중계됩니다. 특히 북한에서도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통해 실시간으로 방송됩니다.

미국의 언론들은 25일 뉴욕 필하모닉의 이번 평양 공연과 북한 생중계 소식 등을 비중있게 다루며, 다양한 분석기사를 실었습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친근감을 주는 미국인들이 사랑스런 음악을 훌륭하게 연주하는 것이 북한 전역에 방송되는 것은 북한 김정일 정권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공연 생중계는 오히려 북한 당국의 지금까지의 반미 선전선동 기조를 해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문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한국 국민대학교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이 이번 공연을 왜 생중계하기로 했는지 모르겠다며, 자신이 김 위원장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하워드 폴락 미국 휴스턴대학 음악학과 교수는 미국 측 입장에 대해 이번 공연을 통해 음악 자체가 미국 측 대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런 가운데 뉴욕 필하모닉 측은 이번 평양 공연에 대한 정치적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미국의 'AP 통신'에 따르면, 자린 메타 뉴욕 필하모닉 사장은 방북에 앞서 기자들에게 자신들은 북한에서 수준 높은 실내악을 연주하기 위해 북한에 가는 것이며, 정치가 목적이 아니라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공연을 하루 앞둔 뉴욕 필하모닉 연주단원들 사이에도 이번 평양 공연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욕 필하모닉의 수석연주자인 글랜 딕테로우 씨는 베이징 공항에서 'AP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열린 마음이 가장 중요하고 개방은 모든 것의 획기적인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 사람들을 위해 함께 음악을 연주함으로써 매우 큰 기여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1990년대 기아사태로 2백만 명 이상이 사망한 북한에 이번 공연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뉴욕 필하모닉의 바이올린니스트인 이렌느 브레슬로 씨는 북한 고위층을 위한 이번 음악회가 길거리에서 굶주리는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면서 도덕적인 판단을 유보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뉴욕 필하모닉 일행은 공연 당일인 26일 오후 2시30분부터는 북한 평양음악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연주법을 전수하며, 공연 다음 날인 27일 오전에는 평양 모란봉극장에서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과 실내악 협연도 가질 계획입니다.

뉴욕 필하모닉 단원들은 이날 오후 아시아나 항공 특별기로 평양 순안공항에서 서울로 출발, 다음 날인 28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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