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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탈북자 조치에 곤혹스러워 하는 UNHCR’


미국의 일부 상.하원 의원들이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 (UNHCR) 베이징 사무소의 보호를 받고 있는 탈북 난민들의 조속한 3국행 지원을 촉구하는 서한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낼 예정이란 소식을 지난 주에 전해드렸는데요, 이 시간엔 김영권 기자와 함께 미 의회 의원들이 보낼 서한의 내용, 그리고 UNHCR의 보호를 받고 있는 탈북자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국 당국과 UNHCR은 그동안 이른바 ‘조용한 외교’를 통해 중국 내 탈북 난민들을 처리해 오지 않았습니까. 이번 서한은 미국 의원들이 UNHCR의 정책이 잘못됐다는 점을 지적하는 건가요?

답: 그렇지 않습니다. 서한 초안을 보면 중국 정부의 국제협약 위반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UNHCR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 탈북자를 보호하려 노력하고 있는데 중국 정부가 이런 저런 구실을 달며 UNHCR의 활동을 억제하고 있다는 것이 서한의 요지입니다.

서한은 중국 정부가 앞으로 탈북자들의 망명을 억제할 의도가 없다면 현재 UNHCR 의 보호를 받고 있는 탈북자 17명에게 출국 비자를 발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국제협약을 무시하고 있다는 얘기죠.

문: UNHCR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답: UNHCR에 여러번 문을 두드려 봤습니다만 보안상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말해 줄 수 없다는 답변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UNHCR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UNHCR내 탈북자들에게 모두 출국 비자를 내주는 대신 앞으로 더 이상 탈북자를 받지 말 것을 요구했었다며, 그러나 UNHCR 은 인도적 차원에서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습니다.

문: UNHCR이 이런 요구에 동의한 겁니까?

답: 아직 확인은 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소식통들은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볼 때 UNHCR이 묵시적으로 이에 동의한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UNHCR은 지난해 7월 탈북자 9명을 마지막으로 수용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명의 탈북자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문: 이런 와중에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탈북자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UNHCR의 보호 시설에17명이 머물고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답: 탈북자들은 UNHCR이 마련한 베이징의 아파트에 분산돼 머물고 있는데요. 이들은 UNHCR이 매우 잘 대해 주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 머물렀던 한 탈북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사는 데는 불편이 없어요. 여기 있는 것이 그저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렀지. 불편은 없어요. 집 안에 있을 때는 일 없어요. 다 보장해 주는데. 밖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아직 모르겠어요.”

또 다른 탈북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가 이런 집에서 언제 이렇게 살아봤겠냐”며 UNHCR의 대우에 고마움을 나타냈습니다. 이들 탈북자들은 가족단위로 나뉘어 생활하고 있는데요. 위성방송을 통해 한국의 여러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매일 시청하는 등 세상 소식에도 매우 밝았습니다. UNHCR은 특히 미국행을 기다리는 탈북자들에게 1주일에 두 차례 영어 문법과 회화를 가르치는 등 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앞서 집 안에서는 안전하다고 탈북자가 말했는데 그럼 외출이 불가능한 겁니까?

답: 아닙니다. 아파트 단지와 주변 시내에도 자유롭게 나갈 수 있다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UNHCR이 이들의 신분을 보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탈북자들이 자칫 문제를 일으켜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UNHCR은 탈북자들에게 가급적 외출을 삼갈 것을 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지난 12월 UNHCR을 통해 3국으로 가는 사례들이 국제 언론에 소개되면서 중국 당국이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UNHCR도 탈북자들에게 규정을 지킬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이들 탈북자들은 짧게는 8개월에서 길게는 2년 가까이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속이 많이 탈 것 같습니다.

답: 그렇습니다. 하루빨리 원하는 곳에 정착해 안정을 찾아야 하는데 기약없이 기다리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말합니다.

1년 반만에 최근 한국으로 간 한 탈북자는 딸 세 명을 데리고 들어왔는데 그 중 한 명이 도저히 못 참겠다며 아파트를 나가 많은 마음 고생을 많이했다고 합니다.

문: 베이징 UNHCR의 보호시설에 탈북자들 외에 다른 난민들도 있습니까?

답: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다양한 국적의 난민들이 UNHCR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UNHCR의 탈북자들도 1주일에 한번씩 방문하는 사무소에서 다른 난민들을 많이 봤다고 말합니다.

“외국 분들도 많아요. 정말 많아요., 우리도 방공실에 갔다가 봤거든요. 대단히 많아요.”

UNHCR이 중국 정부와 얼굴을 붉히며 탈북 난민 문제를 적극 제기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바로 이런 이유들이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다른 난민 문제를 걸고 넘어올 경우 UNHCR의 중국 내 활동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죠. UNHCR 미국 지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 해 말 미 의회에서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이런 배경을 지적하며 탈북자 보호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일부 의원들은 이런 이유 때문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직접 중국 측에 국제협약의 준수를 촉구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 (UNHCR)의 중국 내 탈북 난민 보호를 둘러싼 논란과 탈북자들의 실태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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