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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명박 17대 대통령 취임


한국의 제17대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오전 공식 취임했습니다. 이명박 신임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선 북 핵 폐기, 후 남북 협력'을 핵심내용으로 하는 자신의 실용주의 대북정책인 ‘비핵 개방 3천 구상’을 거듭 강조하고, 필요하다면 남북정상이 언제든지 만나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열린 자세를 보였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 VOA 김환용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정식으로 취임했는데요, 이 대통령은 오늘 취임사에서 ‘비핵 개방 3천 구상’으로 일컬어지는 자신의 대북정책 밑그림을 거듭 천명했다구요.

답: 네,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국내외 귀빈과 일반 국민 등 5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의 17대 대통령으로 취임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오늘 취임사에서 향후 남북 문제를 풀어가는 핵심단어로 ‘실용’을 강조했습니다.

“남북통일은 7천만 국민의 염원입니다, 남북관계는 이제까지보다 더 생산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의 잣대로 풀어가겠습니다, 남북한 주민이 행복하게 살고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실용주의 대북정책의 실천구상인 ‘비핵 개방 3천’이 궁극적으로 동족을 위하는 길이고 통일을 앞당기는 방안임을 역설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의 길을 택하면 남북협력에 새 지평이 열릴 것”이라며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10년 안에 북한 주민소득이 3천 달러에 이르도록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남북정상간 격의 없는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남북의 정치 지도자는 어떻게 해야 7천만 국민을 잘 살게 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해야 서로 존중하면서 통일의 문을 열 수 있는가 하는 생각들을 함께 나눠야 합니다, 이런 일을 위해서라면 남북정상이 언제든지 만나서 가슴을 열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기회는 열려 있습니다”

문: 이 대통령은 외교정책과 관련해선 글로벌 외교와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했다고 하던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이 대통령은 새로운 외교지표로 ‘글로벌 외교’를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역설했습니다.

“대한민국은 더 넓은 시야, 더 능동적 자세로 국제사회와 더불어 함께 교류하는 글로벌 외교를 펼치겠습니다, 미국과는 전통적 우호관계를 미래 지향적 동맹 관계로 발전시키겠습니다, 두 나라에 형성된 역사적 신뢰를 바탕으로 전략적 동맹관계를 굳건히 하겠습니다”

글로벌 외교를 위해선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의 공제체제 강화가 토대가 돼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와 함께 미국을 포함한 한반도 주변 4강과의 외교 강화도 역설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아시아 국가들과의 연대 또한 중요하다”며 “ 특히 일본 중국 러시아와 고루 협력관계를 강화해 동아시아 평화와 공동번영을 모색하겠다”고 피력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국력에 걸맞는 ‘기여외교’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이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이 대통령은 “우리의 경제규모와 외교역량에 걸맞게 인류보편 가치를 구현하는 기여외교를 펴겠다”며 “유엔 평화유지군(PKO)에 적극 참여하고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또 “시장개방은 피할 수 없는 큰 흐름”이라고 전제하고, “수출산업이 경제의 큰 몫을 차지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국부를 늘려가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문: 대통령 취임식에 앞서 이 대통령의 오늘 일정이 국군 통수권자로서 군 방위태세를 점검하는 것으로 시작했다고 하던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오늘 이 대통령의 일정은 새벽 0시 당선인 집무실로 사용했던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대통령의 법적 권한과 역할을 인수받는 것과 동시에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로 직접 전화를 걸어 군 근무상황을 보고받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근무책임자인 이형국 대령과의 통화에서 “이명박 대통령입니다”라는 말로 취임식에 11시간 앞서 임기 개시를 공식화했습니다.

합참본부에 이어 남극 세종기지와의 통화를 마친 이 대통령은 삼청동 당선인 관저에서 새벽잠을 청했습니다. 이어 오전 9시 30분쯤 자택이 있는 가회동을 들러 마을주민들에게 “5년 후 성공해서 나오겠다”고 약속한 뒤 국립현충원으로 이동해 호국선열들을 참배했습니다.

문: 오늘 공식 취임으로 이 대통령의 법적 임기가 시작된셈인데요, 하지만 각료 내정자들과 관련한 여러 불미스런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새 내각 구성이 마무리되지 못한 채 국정에 들어간다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이 대통령이 인선한 각료 내정자 중 몇몇이 이런 저런의혹을 사고 있는 가운데 어제 이춘호 여성부 장관 내정자가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휘말려 자진 사퇴했습니다.

한국의 헌법에 따르면 국무회의 개최 요건을 최소 15명의 국무위원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새 정부는 정부 규모를 종전 18부 4처에서 15부 2처로 줄임에 따라 국무위원 수도 15명으로 줄었기 때문에 여성부 장관의 공백이 길어질 경우 국무회의 개최가 어렵게 됩니다.

이밖에 한국의 대북 정책을 총괄할 통일부의 남주홍 장관 내정자와 박은경 환경부 장관 내정자,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 수석 내정자 등도 부동산 투기, 자녀 이중국적 문제, 논문표절 의혹 등으로 야당으부터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때문에 27일부터 이틀 간 열리는 국회 인사청문회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퇴임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오늘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직후 서울역에서 고속열차 KTX를 타고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갔습니다. 유난히 굴곡이 많았던 5년 임기를 마치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갔습니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퇴임 후 고향으로 가 정착한 예는 노 전 대통령이 처음입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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