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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북한, 핵시설 재가동 1년 걸릴 것’


북 핵 합의에 따른 북한의 핵 시설 불능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핵 시설을 다시 가동하려면 1년이 걸릴 것이라고 미국의 한 한반도 전문가가 말했습니다. 최근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조엘 위트 (Joel Wit) 전 미국 국무부 북한 담당관은 불능화 작업이 길어질수록 재가동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워싱턴 소재 존스 홉킨스 대학 국제대학원 (SAIS)의 조엘 위트 객원 연구원은 지난 12일 부터 16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영변 핵 시설을 둘러봤습니다. 이번 방북에는 미국의 핵 전문가와 의회 관계자도 동행했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21일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가진 방북설명회에서, 불능화 작업의 핵심 조치인 핵 연료봉 제거작업을 언급하면서, 연료봉은 폐기되지 않고 현재 수조에 보관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또 영변의 핵 재처리시설을 방문했다며, 실험실이 있는 건물은 국제원자력기구 IAEA에 의해 봉인됐기 때문에 북한은 이 건물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북한이 만일 핵 시설을 다시 가동하려면 1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국 측은 북한 핵 시설의 불능화 작업과 관련, 현재 진행 중인 방식에 따르면 재가동에 1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분석했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핵 시설이 폐쇄된 상태가 길어질수록 “재가동 시간은 더욱 길어지고 어려워 질 것”이라며, 이는 눈덩이가 불어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이어 북한은 자신을 비롯해 이번에 방북했던 미국 측 관계자들에게 6자회담의 현 상황에 대해 안심시키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북한은 핵 시설 불능화 조치면에서 미국 등 다른 6자회담 당사국들과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 했다”며, 특히 "현 교착 상황의 어려움과 심각성을 축소하고, 합의 이행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기술적 문제 때문임을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10.3 합의에 따라 지난 해 말까지 이행하기로 한 핵 신고를 현재 미루고 있는 가운데 6자회담은 교착상태에 빠져있습니다.

앞서, 방북단은 방북 직후 중국 베이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북한은 다른 6자회담 당사국들이 대북 중유지원 등, 의무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어 불능화 작업의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북한이 기술적 문제를 강조했다는 점은 곧 “기술적인 문제만 해결되면 북한의 핵 신고 문제에 진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진전이 있으리란 보장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방북단은 북 핵 문제 외에 미국의 넌-루거 프로그램을 북한에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북한은 과학자들을 포함해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독자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단계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넌-루거 프로그램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의 핵무기 해체를 돕기 위해 자금과 기술, 장비, 인력을 지원하는 미국 정부의 계획입니다.

북한의 경우, 비핵화시 실직하게 될 핵 과학자들의 재취업과 재교육 문제가 큰 관심사입니다. 위트 연구원은 북한의 핵 과학자 수는 3천 명에서 1만 5천 명 사이로 추정되며, 이들의 재교육과 재취업에 소요될 비용의 규모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그러나 엄두도 못낼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북한 핵 과학자들의 재교육과 재취업 문제는 “미국과 북한만의 노력으로 이뤄질 게 아니라 한국 등 다른 나라들이 동참해서 부담을 나눠 가질 것이기 때문에 실행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존스 홉킨스 대학 국제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 (US-Korea Institute)의 돈 오버도퍼 (Don Oberdorfer) 소장도 참석해 최근 북한 개성공단을 방문한 소감을 밝혔습니다. 오버도퍼 소장은 지난 12일 판문점을 거쳐 개성공단을 방문해 입주기업들을 둘러봤습니다.

오버도퍼 소장은 “개성공단의 근로자들이 좋은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을 보았다"며, 근로자들의 머리 속을 들여다 볼 수 없지만 적어도 겉으로 보기엔 개성공단 상황이 긍정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제이 레프코위츠 (Jay Lefkowitz) 대북 인권특사는 그동안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임금과 노동 조건을 비판하면서, 북한 당국의 노동착취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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