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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차관보 ‘북한, 핵 협상 타개 노력 의사 보여’


한국을 방문한 북 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오늘 (20일) 서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교착상태에 빠진 핵 협상을 타개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어제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의 베이징 회동에 이어 한국을 방문한 힐 차관보는 그러나, 북한 측으로부터 현재의 교착상태를 타개할 별다른 입장변화가 드러난 것은 없음을 내비쳤습니다. 서울의 VOA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에 이어 어제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오늘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6자회담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답보상태에 빠진 북 핵 문제 타개에 적극적인 의사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김 부상은 지금의 상황을 난관으로 표현하지 않으면서, 김 부상 자신과 북한 정부가 상황타개를 위해 노력할 준비가 됐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정확하고 완전한 핵 신고를 하면 미국도 해야 할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힐 차관보 자신도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난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김 부상과의 회동에서 북측의 새로운 입장변화로 드러난 것은 없음을 시사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UEP를 추진한 적이 없으며 현재 어떤 나라와도 핵 협력을 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북한의 원칙적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6자회담 10.3 합의에 따라 지난 해 12월 말까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개발 의혹과 플루토늄 추출량, 시리아와의 핵 개발 협력 의혹 등에 대해 신고해야 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아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북한 측은 이에 대해 2.13 합의에 명시된 이른바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근거로 6자회담 교착의 원인이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관련국들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13 합의에선 북한의 영변 핵 시설 불능화와 신고에 맞춰 6자회담의 나머지 5개국이 중유 95만t에 상당하는 경제.에너지 지원을 약속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북한에 제공된 에너지는 약속한 양의 4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북한은 자체 중유 저장시설 미비로 관련국들의 중유 지원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애초엔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으나 핵 신고 시한을 넘기면서 태도를 바꿨습니다. 또 미국이 대북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대적성국 교역법 해제 등의 조치를 우선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UEP 의혹과 관련해 “우리가 존재하는 것을 아는데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넘어갈 수는 없다”며 북측의 구체적 해명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측이 알루미늄 관과 원심분리기 등 장비가 UEP에 쓰이지 않았음을 증명한다면 이는 긍정적인 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측 입장에서 보면 뭔가를 고백하면 추가적인 의문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걱정하는 데 그렇기는 하지만 무한대의 질문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북한의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오늘 오후 이번 순방의 세번째 방문국인 일본으로 향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내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과 북한, 그리고 중국 3자 간 대북 경제. 에너지 지원 협의가 열립니다. 북 핵 협상 타개를 위해 관련국 간 고위급 채널이 가동되기 시작한 시점에 때맞춰 열리게 돼 6자회담 돌파구를 찾는 계기가 마련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오늘 외교부 청사에서 이임 기자회견을 갖고 “북 핵 문제는 한반도 문제와 분리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한 핵 문제 해결은 한반도 문제 해결의 과정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새 정부도 이와 유사한 시각에서 북 핵 문제에 접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송 장관은 이 같은 관점에서 관련국과의 협력체제를 잘 활용해 북 핵 문제에 슬기롭게 대처해 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즉 운전대를 잡고 전체상황을 조망하면 한국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영역과 6자회담에서 다른 나라들과 조화를 이루면서 해야 될 영역이 있는데 후자의 부분이 더 많기 때문에 지금 한미 간에 쭉 해 온 구도 또는 중국이나 관련국들과 해 온 협력체제를 잘 활용하면서 문제를 차분히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송 장관은 기자회견에 앞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에게 한국 정부가 수여하는 수교훈장 광화장을 전달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훈장을 받은 뒤 주한 미 대사와 6자 회담 수석대표로 활동하며 한국과 호흡을 맞춘 추억을 회고하면서, “영광이며 외교관으로서 자부심을 갖는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습니다.

송 장관도 “한.미 우호관계 증진과 북 핵 문제 진전에 기여한 힐 차관보의 활동에 감사한다”고 답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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