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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민 하루만의 비공개 송환은 국가기관 직무유기’탈북자 단체들


지난 8일 북한주민 22명이 서해상에서 한국 측에 의해 구조됐다 북송된 사건과 관련, 한국 내 탈북자들과 북한인권 단체들은 ‘하루만의 비공개 송환은 국가기관의 직무유기’라면서, 명확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등 사건의 파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 내 탈북자와 북한 인권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서울의 VOA 박세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이번 북송 사건에 대한 남한 당국의 대응에 석연치 않는 대목이 있다는 지적이 한국 언론으로부터 꼬리를 물고 있는 가운데 남한 내 탈북인권 단체들 역시 관계 당국의 이번 조사 내용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탈북자 연합단체인 북한민주화위원회 강철환 운영위원장은 불법입국자를 최소한 며칠은 조사하고 돌려보내는 것이 관행이었다면서 22명이나 되는 북한 주민을 하루만에 북송시킨 것은 국가기관의 ‘직무유기’라고 주장합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 우리 국가기관 특히 국정원에서는 그들이 북한으로 가기를 원했다고 이제 했기 때문에 송환시켰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어요 뭐 그렇다고 치더라도 22명이나 되는 많은 그런 사람들을 가지고 아주 기본적인 조사도 하지 않고 북한으로 보냈다는 것은 이건 국가기관으로서 어떤 책무를 포기했고 기본적인 수사라는 개념도 없는 그런 겁니다”

강철환 운영위원장은 표류했던 북한 주민들이 남한으로 귀순할 의사가 있었는지를 파악하려면 충분한 조사가 필요함에도 남한 당국은 처음부터 북송할 의사를 가지고 성급히 조사를 마친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건 분명히 한국 정부와 국정원이 지금까지 한국으로 오는 북한동포에 대해서 웬만하면 북한에 송환시키겠다는 기본적인 방침을 세우고 거기에 맞게 관행적으로 보내왔기 때문에 이번 사건도 진행되고 있는 사건상의 연장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북한민주화위원회 강철환 운영위원장은 이같은 북송 사례로 인해 그동안 북한 주민들이 남한으로 망명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면서 앞으로 남한에 온 북한 주민들에게는 최소한 한달 이상의 체류기한을 둬 그들이 자신의 신변에 대해 신중한 선택을 할 수 있게끔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계속 이렇게 해왔는데요 이런 것 때문에 지금 황해도 지방에서는 남한에 가면 쫓겨온다는 식으로 소문이 나 있구요 그래서 탈출하고 싶어도 한국 정부가 송환 할 것 때문에 두려워서 못오고 있거든요, 이제부터는 그런 관행이 없어져야 되겠고 모든 북한주민에 대해서 이제는 한달 이상의 남한 체류기한을 두어서 그들이 어떤 선택을 신중하게 할 수 있도록 그렇게 기회를 주어야 될 것 같습니다”

탈북여성인권연대 강수진 대표 역시 이번 북한주민 22명에 대한 조사가 성급히 이루진 것 같다면서 밝혀진 정황으로 볼 때 이들 북한주민들은 표류가 아닌 남한으로의 귀순이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일단 모든 상황으로 볼 때는 그들이 표류해 밀려온 것이 아닌 것 같고 분명히 귀순하려고 했던 것은 분명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보니까 북한에서 먼저 눈치채고 한국 정부에 요청을 하니까 한국 정부에서는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 비위맞추기를 하느라고 공개도 하지 않고 자꾸 진실을 감추면서 그렇게 막 보내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드네요”

강 대표는 이번 사건이 의혹 없이 철저하게 진상규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도적 차원에서 볼 때도 그렇고 분명히 이것은 잘못된 일이기 때문에 진상규명을 무조건 해야 하는 것도 분명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되잖아요 그래서 이걸 무조건 진실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탈북인권여성연대 강수진 대표는 또 남한 당국이 구조한 22명의 북한 주민을 조사과정에서 각각 분리해 심문하지 않고 집단 조사했을 경우 귀순의사가 있음에도 자신의 망명의사를 제대로 밝힐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 부분에 대한 의혹도 남한 당국이 밝혀야 한다고 말합니다.

“지금 보니까 22명을 한 명 한 명 조사한 것 같지 않고 분명히 한 명씩 조사했다면 귀순 의사가 있는 거죠 분명히 물어 봤다면 각자가 틀렸을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같이 놓고 귀순 의사를 물어보면 서로 눈치 보는 것도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어떻게 한 명이 돌아가겠다고 했을 수도 있는데 일단은 그것을 분명히 밝혔으면 합니다”

강 대표는 또 일각에서 들리고 있는 이들 북송 북한 주민들에 대한 집단 처형설에 대해서는 송환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북한이 처형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북한 당국은 이들의 신변을 공개해야 하며 북한인권 단체들 또한 이들을 구명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여론을 환기시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북한은) 살아 있는지를 분명히 공개를 해야 되는데 저희 생각은 아직은 며칠 밖에 되지 않았는데 공개처형은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지금 현재는, 그러니까 빨리 공개처형 하지 않게끔 밝혀내고 국제적으로 떠들어가지고 그 사람들을 죽이지는 말아야 겠죠 ”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박상학 전 대표도 이들 북한 주민들이 설명절에 여섯 가족이나 동반해 조개잡이를 나왔다는 말은 전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합니다.

“북한에서 바다나 DMZ(군사분계선)에 가까운 이런 곳에 고기잡이 나갈 때는 철저한 검사를 받고 나가는데 그 많은 사람들이 어린아이까지 태워가지고 나왔다는 것이 특별한 거죠 월남하거나 이런 의도가 아니면 그렇게 나올 수 없는데 우리 남한의 해군에 의해서 인도됐을 때 그때 당시가 우리 생각에는 분명히 북한에서 포착하고 엄중히 항의하고 요구했을 거예요 보내라고 이런 식으로”

박 전 대표는 이 같은 의혹 해소를 위해서 남한 당국은 북한 주민들의 조사과정을 담은 비디오 자료나 조사 내용을 국민 앞에 명확히 공개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합니다.

“정말 이 사람들이 남한에 월남할 그런 의사가 있었는지 북한에 가겠다고 했는지 그 사람들을 조사한 자료라든가 그런 영상 자료라든가 이런 것을 국민 앞에 공개하면 되겠는데 그런 건 안하고 엉뚱하게 북한 그 사람들이 뭐 월북했다든지 아니 그게 내려오자마자 14시간 만에 속전속결해가지고 보내는데 이걸 누가 의심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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