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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핵합의 1주년 특별좌담] 뉴욕 타임스 데이비드 생어 기자 ; 워싱턴 포스트 글렌 케슬러 기자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의 한반도 관련뉴스를 배경설명과 함께 다시 살펴보는 주간 ‘뉴스와 화제’시간입니다. 이번 시간은 미국과 북한이 핵 합의를 한 이른바 2.13 핵합의 1주년을 맞아 특별좌담을 마련했습니다. 2.13 합의는 합의당시에는 핵 문제 해결전망의 전기를 마침내 마련했다는 평가와 함께 부시 행정부의 외교적 성과라는 말까지 나왔는데요.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은 합의사항의 이행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합의의 장이었던 6자회담 마저 교착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 좌담회에는 오랫동안 부시 행정부를 상대로 북한 핵 문제를 취재해온 미국 기자 두 분을 모시고 부시 행정부의 핵문제 접근방식, 그리고 대북정책 전반은 무엇인지에 관해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뉴욕 타임스 신문의 데이비드 생어 (David Sanger) 기자 나와 있습니다. 생어 기자는 20년 넘게 미국의 유력 신문인 뉴욕 타임스 기자로 활동하면서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해 미국의 안보문제 전반을 취재해왔습니다. 다음은 워싱턴 포스트 신문의 글렌 케슬러 (Glenn Kessler) 기자입니다. 케슬러 기자는 현재 워싱턴 포스트 신문의 외교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활발한 취재를 벌이고 있습니다. 저는 이동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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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먼저 생어 기자께 묻겠습니다. 2.13 핵합의 당시 상황으로 돌아가 보지요. 북한이 첫 핵실험을 한지 불과 수개월만에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핵합의를 했는데요.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생어: 부시 행정부는 북한이 핵 실험을 실시한 순간 곤경에 처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부시 행정부의 업적이 바뀐거죠. 부시 행정부는 처음 취임하면서 북한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새롭고 강경한 접근법을 취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이라크에 정신이 팔린 점을 훌륭하게 이용했습니다. 북한은 핵 연료봉 8천개를 재처리 시설로 옮겼고 미국은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또 핵무기 6~8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의 플루토늄을 생산했습니다. 따라서 당시 북한의 상황이 그대로 유지됐다면 북한은 작지만 강력한 병기고를 갖추게 되고 대체로 실패로 끝났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폭발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단 한번의 핵 실험이 부시 행정부의 불명예스러운 업적으로 남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다 북한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취임 때 보다 퇴임 때 더 많은 핵연료와 무기를 갖춘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MC: 생어 기자의 말대로라면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핵 실험 이후에, 상황을 그대로 둬서는 안된다는 강한 경각심을 가졌고 그래서 핵합의를 하게 됐다는 것 같은데요. 케슬러 기자, 어떻게 생각합니까?

케슬러: 당시 상황에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요소들이 더 있습니다. 첫 번째는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이 됐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민주당이 정책결정에 중요한 무대의 주인공이 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민주당은 이미 여러 해 동안 미국 정부가 6자회담과 함께 북한과의 양자회담을 추진할 것을 요구해왔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앞서 이런 요구를 거부했지만, 민주당은 이제 의회를 장악함에 따라 그들이 원하는 의제를 설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다른 요소는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사임입니다. 부시 행정부의 정책 변화는 부시 대통령과 라이스 국무장관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 회의 참석차 베트남에 있을 때 시작됐습니다. 이런 변화가 그동안 북한과의 직접대화에 강하게 반대해온 럼스펠드 장관의 사임 이후에 일어났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고 봅니다. 곧이어 부시 행정부는 북한이 미국과 협상할 의지가 있는지를 시험했습니다. 지난해 1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독일 베를린에서 양자회동을 가졌는데, 이후에는 지금까지의 과정이 급속도로 진행됐습니다.

MC: 그렇다면, 부시 대통령의 개인적인 생각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2.13 합의 전만해도 2002년 악의 축 발언에다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이나 생각을 강하게 표시했었는데요. 생어 기자께서는 오랫동안 부시 대통령을 취재해 오셨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생어: 부시 대통령의 개인적인 견해는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자신이 정책을 구상했거나 행정부내 강경파 보좌관들이 자신을 궁지로 몰고 간 정책을 구상하도록 했다는 점을 깨달은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부시 행정부 2기의 한반도 정책 뿐아니라 다른 정책들은 1기 때와 분명 완전히 반대됩니다.

미국은 부시 행정부 1기때는 북한의 정권교체에 치중하고 이라크내 상황을 통해 다른 불량국가들에게 핵무기를 포기하고 미국의 방식대로 따라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부시 행정부 2기, 아니 1기 말 쯤에는 이란과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졌습니다. 또 무기를 반납한 리비아는 실제로 아주 다른 이유에서 무기반납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따라서 부시 대통령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미국측 협상대표로 기용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미국은 북한과 북 핵 6자회담의 틀안에서만 협상한다는 부시 대통령의 공식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북한과의 일대일 협상을 기꺼이 할 의지가 있었습니다.

MC: 케슬러 기자, 동의하십니까?

케슬러: 저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나 북한 정부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태도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이후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에는 큰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연설에서는 북한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MC: 2.13 핵합의 이후 지난 1년 동안 성과가 있었다면 어떤 것을 들 수 있겠습니까? 또 문제점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죠. 케슬러 기자 말씀해 주시죠.

케슬러: 북 핵 문제와 관련해서 지난 해 몇 가지 의미있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우선 영변 핵 시설이 폐쇄되고 불능화 작업 중에 있습니다. 제가 현지 사진을 봤는데, 굉장히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시설 일부가 파괴돼 있었는데, 대화가 중단되더라도 북한이 핵 시설을 재가동하는 것은 어려워 보였습니다. 이것은 클린턴 정부에서 이뤄낸 협의 이상의 진전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부시 행정부 하에서 북한은 상당한 양의 플루토늄을 재처리할 수 있었고, 많게는 8~10 개의 핵 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어떤 긍정적인 성과가 있었다고 해도, 북한은 여전히 플루토늄을 보유했고 미국과 다른 6자회담 당사국들은 여전히 이 플루토늄에 근접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이 플루토늄이 북한에 존재하고 외부에서 그 행방을 알 수 없는 한, 북한은 여전히 주변지역에 매우 위험한 존재입니다.

MC: 생어 기자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생어: 두가지 점이 있습니다. 저도 케슬러 기자가 한 말에 모두 동의합니다. 부시 대통령에게는 핵심 결정 시점이 있었습니다. 왜냐면 케슬러 기자가 지적했듯이 핵 연료봉을 다른데로 옮기면 어디에 있는지 추적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핵 연료봉을 돌려받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따라서 핵심 결정 시점은 2003년 1월이었습니다. 당시 북한은 핵 연료봉을 옮길거라고 공개적으로 발표했고 북한이 트럭들을 핵 시설로 옮기기 시작한 움직임이 미국의 첩보 위성에 포착됐습니다.

그 순간 부시 대통령은 결정을 내려야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1994년 핵 위기때 클린턴 행정부의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이 할뻔 했듯이 핵 연료봉을 옮기면 핵 연료봉을 잃게될 것이라며 금지선 (red line)을 긋던지 아니면 아무말도 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사실상 아무말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금지선을 정하지 않았고 북한은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부시 행정부가 그같이 행동했던 이유는 미국이 당시 이라크를 침공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당시 북한에 대해 여러 기사를 작성했었는데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저한테 엉뚱한 위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한 말이 기억납니다.

현 시점에서 북한은 이론적으로는 주변국들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북한이 일본이나 한국, 또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미군 병력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만큼 북한의 위협이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반격받을 공격을 하지 않을 만큼의 충분한 생존의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의 유일한 위협은 핵 확산 위협입니다. 북한은 무엇이든 판매합니다. 파산났기 때문입니다. 핵 확산 위협은 여러면에서 막기 더 어렵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위협입니다.

MC: 현재 진행상황을 살펴보죠. 6자회담이 또다시 교착상태에 빠진 것 같은데요. 케슬러 기자,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케슬러: 두 가지 중요한 교착점이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 말까지 모든 핵 물질과 프로그램, 또 핵 확산 여부에 대한 신고서를 제출했어야 합니다. 북한은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을 이미 제출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다른 6자회담 당사국들은 북한이 모든 대답을 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우선 북한이 제시한 플루토늄의 양은 기존에 미국이 예상했던 것보다 적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추후에 협상을 하고 또 증명할 수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농축 우라늄 문제입니다. 미국은 과거 북한이 대규모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파키스탄에서 들여온 관련 장비의 용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북한은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내놔야 합니다.

두번째는 이스라엘이 폭격한 시리아의 시설에 북한이 어떤 지원을 했느냐는 것입니다. 북한은 국가적인 신뢰에 손상을 입거나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지 않으면서도,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을 수 있는 방법에 아직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MC: 케슬러 기자께서 언급하셨지만 최근 북한과 시리아 핵협력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됐는데요. 생어 기자, 부시 행정부는 현재까지는 이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생어: 부시 행정부와 이스라엘, 그리고 시리아는 이 사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케슬러 기자와 저는 이 사건이 무엇인지 좋은 평가를 내놓기 위해서 몇주간 노력했습니다. 우리 둘다 이스라엘 측이 주장했듯이 공습된 건물은 건설중인 핵 원자로였을 가능성이 커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이유는 건물 외관이 북한의 원자로와 일치하고 이스라엘 측이 건물 안으로 잠입해 이를 뒷받혀주는 사진들을 찍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점에 대해서 아직도 논란이 있습니다.

최근 ‘뉴요커’ 잡지의 시모어 허쉬 기자가 장문의 기사를 통해 다른 여러 가능성들을 나열했습니다. 하지만 그중 이스라엘이 왜 인접국에 대해 전쟁행위에 해당하는 행동을 했는지 그 이유를 설득력있게 설명해준 내용은 없었습니다.

북한은 수년간 시리아에 개입해 온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북한으로서 다루기 힘든 문제입니다. 북한으로서는 이 문제를 해명하는 일은 매우 창피한 일입니다. 미국 정부가 수년간 북한의 개입사실을 몰랐던 이유를 설명하는 것 만큼 창피한 일입니다.

MC: 케슬러 기자, 그렇다면 미국은 북한과 시리아간 핵협력 의혹문제를 북한의 핵신고시 해명을 요구할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케슬러: 북한과 시리아의 핵 연계 의혹은 미국이 북한에 해명을 요구하는 주요 현안 중 하나입니다. 북한은 현재 핵 확산을 하지 않고 있고, 또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북한은 미국에도 과거사를 논하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것은 현 시점에서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답변입니다.

MC: 생어 기자께 묻겠습니다. 북한의 핵신고 시한이 이미 지난 만큼 미국이 시한을 다시 설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새로운 시한이 정해진다면 언제가 될 것으로 보십니까?

생어: 라이스 국무장관은 지난 해 말 북한에게 두달의 시간을 더 주겠다고 말했던 것 같습니다. 여하튼 부시 행정부가 중요시 여기는 마감시한이 하나 있습니다. 2009년 1월 20일 정오입니다. 그 순간 부시 대통령의 임기는 끝이납니다. 부시 행정부의 업적에는 이라크 외에 또 뭐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부시 행정부 임기의 마지막 해에 남은 업적으로는 북한과 중동지역이 있습니다. 클린턴 행정부의 마지막 해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MC: 마지막으로 케슬러 기자께 묻겠습니다. 북한이 마지막까지 핵신고를 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어떤 선택방안을 쓸 수 있습니까?

케슬러: 부시 행정부는 외교적 성과물을 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북한이 이 점을 인식할만큼 현명하다면, 당분간 미국에서는 부시 행정부 만큼 최상의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부는 없을 것이라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부시 행정부는 대북 협상에 대한 의지가 있고, 또 외교적 성과물로 치부할만한 해법을 찾기 위해서 과거의 입장을 이미 바꿨습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외교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이고, 북한과의 외교적 협상을 당장 추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북한이 부시 행정부와 협상할 수 있는 시간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부시 행정부가 남은 임기동안 다시 북한을 고립시키고, 정권이 붕괴되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말하지도 않겠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어쨌든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MC: 지금까지 데이비드 생어 기자, 글렌 케슬러 기자 두 분 모시고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등에 관해 들어봤습니다. 두 분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주에 찾아뵙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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