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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기념 표지석 논란 확산


한국 정부가 지난해 10월 평양에서 열렸던 제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설치하려다 무산된 기념식수 표지석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표지석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는 청와대의 당초 해명과는 달리 김정일 위원장 이름 없이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으로만 표기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남북정상회담 기념식수 표지석을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고 하는데,어떤 내용인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답: 네,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평양 정상회담 당시 한국측이 갖고 간 표지석이 북한측으로부터 ‘퇴짜’를 맞았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남북 정상의 기념식수에 대비해 두 정상의 이름이 새겨진 표지석을 준비해갔으나,김정일 국방위원장 대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하는 바람에 설치하지 않았다가 재협의를 거쳐 설치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확인 결과 나중에 설치된 표지석은 물론 처음 제작된 표지석에도 김정일 위원장의 이름은 없고 노무현 대통령 혼자의 이름만 새겨져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문: 그렇다면 남북정상회담 기념식수 표지석 문제가 불거진 사건 전말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답: 네,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지난해 10월4일 노무현 대통령은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기념하는 소나무,반송 한그루를 심었습니다.당초 김정일 위원장과 공동 식수를 할 계획이었지만 끝내 김정일 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이후 한국 대선 전날인 지난해 12월18일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은 이 소나무 식수를 기념하기 위해 표지석을 설치하러 비밀리에 방북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당초 250kg짜리 대형 표지석을 갖고 갔는데 북한측이 너무 크다고 문제삼아 ‘퇴짜’를 맞아 나중에 다시 70kg짜리 작은 것으로 새로 만들어 설치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표지석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문: 결과적으로 일부 언론이 14일 기념식수 표지석을 ‘퇴짜’맞았다고 보도하자 청와대 측은 발끈하면서 해명에 나선 게 오히려 화를 불러들이게 된 셈이죠?

답: 네,그렇습니다.청와대는 이런 지적에 대해 “노무현·김정일 공동 식수에 대비해 두 정상 이름이 함께 새겨진 표지석을 갖고 갔다가 결과적으로 공동식수가 이뤄지지 않아 그냥 갖고 돌아온 것 뿐”이라며 어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 "김정일 위원장이 나올 경우를 대비해서 만들어간 것입니다.아시다시피 김정일 위원장의 모든 일정이 행사직전까지 불확실합니다.이 부분은 뭐 국민의 상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해명은 사실과 달랐습니다.확인 결과 나중에 설치하려던 표지석은 물론 처음 제작된 표지석에도 김정일 위원장의 이름은 없고 노무현 대통령의 이름만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천호선 대변인은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며 자신이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한마디로 착각이고 실수였다.”고 다시 해명했지만 논란과 의혹은 더 커져버렸습니다.

청와대는 그러면서 표지석이 크다고 북한이 ‘퇴짜’를 놓은 것은 결코 아니며 김정일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았고,또 크기 등이 주변경관과 맞지 않아 남북 양측이 협의해서 나중에 다시 작게 제작해 설치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청와대 설명에도 불구하고, 당초 만들어간 표지석이 추후 설치된 표지석과 마찬가지로 노무현 대통령 이름만 새겨진 것이었다면 왜 표지석을 다시 서울로 갖고 내려왔다가, 재협의를 거쳐 다시 표지석을 설치하는 과정을 밟았는지 석연치 않은 점이 많은데요?

답: 네,그렇습니다. 표지석 설치는 물론 문구까지도 남북합의사항이었다면 설사 김정일 위원장이 식수에 참석하지 않았더라도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10월4일 당일에 설치 못할 이유가 있었는지,문구상 큰 차이가 없는 표지석을 왜 다시 설치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는지,또 당초 250㎏짜리 표지석이 있는데 굳이 70㎏짜리로 줄인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등은 해명돼야 할 대목입니다.

문: 이에 앞서 남북정상회담 기념식수 표지석 설치와 관련해 남북간 협의 진행은 어떻게 이뤄졌는지,설명해주시죠?

답: 네,남북 양측은 지난해 9월초 양 정상의 기념식수에 대비해 ‘표지석은 남측에서 만들어온다.’는 합의했습니다.하지만 이때만 해도 표지석 설치에 대한 원칙적 합의가 있었지,표지석 문구에 대해서는 구체적 논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중 북한측에서 9월말쯤 표지석 문구에 대한 입장을 전해왔는데,북한측은 그런 표지석에 우리 정상 이름을 넣지 않는 것이 관행이기 때문에 만약 양 정상이 기념식수를 하더라도 표지석 명의는 노 대통령만 넣어서 만드는 것으로 하자는 연락을 해왔다고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따라 ‘하나된 민족의 염원을 담아,2007년 10월 평양,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250㎏짜리 표지석을 만들어 평양에 가져갔다고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가 털어놨습니다.하지만 기념 식수에 김 위원장이 결국 식수에 참석않는 바람에 설치하지 않고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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