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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시 상원의원 ‘북한의 모호한 핵 신고는 받아들일 수 없어’


북한이 제출해야 할 핵 신고서는 시리아와의 핵 협력설 등 모든 의혹에 대한 해명을 담아야 하며, 미국은 모호한 신고서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의 민주당 소속 로버트 케이시 의원이 말했습니다. 케이시 의원은 어제 워싱턴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북한의 정확하고 완전한 핵 신고를 촉구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의 민주당 로버트 케이시 의원은 13일,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은 부시 행정부가 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합의를 위한 합의’를 도출하는 함정에 빠지지 말 것을 경고했습니다.

케이시 의원은 이날 민간단체인 한미연구소 ICAS 주최로 의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연설하면서, 북한의 핵 신고는 “과거의 모든 핵 확산 활동, 즉 제 3국과 공유한 모든 핵물질과 부품, 전문기술이 예외없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케이시 의원은 “모든 핵 확산 활동은 끝났으며, 이제는 현재에 초점을 맞추자는 식의 모호한 신고서 (Blanket statement)를 북한이 제출하는 상황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케이시 의원은 “특히 시리아와의 핵 협력설은 반드시 규명돼야 하는데도 지난해 말 북한이 통보했다는 핵 신고서에는 이 부분이 누락돼 있다”고 지적하고, “이같은 침묵이 계속되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핵 신고의 중요성에 대해 케이시 의원은, “알카에다와 같은 지하드 테러단체들은 파키스탄이나 옛 소련방 국가들로부터 핵무기를 입수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하지만 현금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북한이 이들과 손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케이시 의원은 핵 신고도 중요하지만, 핵 불능화와 폐기도 철저한 검증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국제사회는 북한이 모든 핵 활동을 포기하기 전에는 북한과 국교를 정상화할 수 없으며, 경제에도 편입시켜 줄 수 없을 것”이라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스티븐 보스워스 전 한국주재 미국대사는 북한과 핵 협상을 진행하면서 미국도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보스워스 전 대사는 “북한 핵 시설에 대한 가장 치밀한 방식의 사찰이 시행되지 않는 이상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확신을 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따라서 미국은 핵 협상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서면, 북한의 핵 보유에 관한 최소한의 모호성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쉬 박사도 , “북 핵 폐기단계에 들어서면, 미국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주둔해 있는 미군 문제를 협상 대상으로 삼을 것인지 여부에 대해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보스워스 전 대사와 닉쉬 박사는 부시 대통령 임기 내에 북한의 비핵화가 더이상 진전을 이룰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보스워스 전 대사는 “부시 행정부는 국내외적으로 신경 쓸 일이 많고 임기도 11개월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북한을 몰아부쳐 위기를 고조시키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닉쉬 박사도 “부시 행정부는 임기가 끝날 때까지 북한의 플루토늄 추가 생산을 중단시키는 것 외에 다른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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